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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세계 최초 파킨슨병 일으키는 656개의 신규 유전자 규명
국내 연구진, 세계 최초 파킨슨병 일으키는 656개의 신규 유전자 규명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3.05.08 17: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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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미국 국립보건원 공동연구팀, 파킨슨병 환자 뇌 조직 유래 위험 인자 연구
단일세포 3차원 후성유전체 지도 기반 656개의 파킨슨병 신규 연관 유전자 제시
희소돌기아교세포와 미세아교세에서 주요 유전자들의 비정상적인 조절 발생 확인
파킨슨병을 유전자 조절 단계에서 재해석, 향후 맞춤 의료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 제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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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전 세계 약 1,000만 명이 앓고 있으나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도 모르고, 근본적 치료제도 없는 병이 바로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 PD)이다.

알츠하이머병과 함께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으로 알려진 파킨슨병은 정확한 원인이 알려지지 않아 근본적 치료제가 없고, 기존 약물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게 현실이다.

파킨슨병은 뇌의 흑질 부위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서서히 소실되어 도파민 부족으로 인해 느린 동작, 떨림, 강직 및 보행 장애 등의 운동 증상과 인지기능 저하, 정신과적 증상 등의 비운동 증상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신경 퇴행성 질환이다.

많은 환자에게 독성이 있는 알파시누클레인(α-syn) 단백질이 축적되어 발견되어 발병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기존의 파킨슨병 치료제들은 도파민(Dopamine) 보충제 혹은 증상완화제로서, 파킨슨병의 근본적 원인이 되는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의 죽음을 억제하는 치료제는 없다.

국내 인구 10만 명당 파킨슨병 유병률은 27.8명이다(질병관리청 자료). 1만 명 가운데 2~3명꼴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60세 이후 발병률은 10만 명당 166명으로 6배 가까이 치솟는다. 급격한 인구 고령화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도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어, 2040년 약 1,420만 명의 환자가 발병할 것으로 예측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MARC에 따르면 전 세계 파킨슨병 시장은 2020년 약 8조 원에서 2026년에는 1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파킨슨병의 다양한 발병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아 새로운 작용기전을 가진 신약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비정상적으로 발생하는 후성 유전학적 특징들이 파킨슨병 발병에 관여하는 것을 최초로 확인했다.

 

단일 세포 후성유전체 지도 분석을 통한 파킨슨병 연관 분자 기전 규명. 세포 타입 별 후성유전체 지도 구축은 질환 특이적 유전자 조절 기전을 규명하는 데 매우 중요하며, 전장 유전체 분석에서 밝혀진 유전 변이의 기능을 해석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또한 염색질 3차 구조 정보를 통해 효과적으로 후보 유전자들을 세포군 특이적으로 규명하고, 질병 특이적인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 기반 신규 병리 기전 연관 타깃 도출이 가능하다(그림 및 설명=KAIST 생명과학과 정인경 교수)
단일 세포 후성유전체 지도 분석을 통한 파킨슨병 연관 분자 기전 규명. 세포 타입 별 후성유전체 지도 구축은 질환 특이적 유전자 조절 기전을 규명하는 데 매우 중요하며, 전장 유전체 분석에서 밝혀진 유전 변이의 기능을 해석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또한 염색질 3차 구조 정보를 통해 효과적으로 후보 유전자들을 세포군 특이적으로 규명하고, 질병 특이적인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 기반 신규 병리 기전 연관 타깃 도출이 가능하다(그림 및 설명=KAIST 생명과학과 정인경 교수)

◇단일세포 3차원 후성유전체 지도 기반 656개의 파킨슨병 신규 연관 유전자 제시

KAIST 생명과학과 정인경 교수 연구팀은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 of Health, NIH) 산하 국립노화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Aging, NIA) 엘리에자 매슬리아(Eliezer Masliah)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전 세계 최초로 파킨슨병 발병 뇌 조직의 단일세포 3차원 후성 유전체 지도를 작성하고, 이를 토대로 656개의 파킨슨병 연관 신규 유전자들을 제시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벤시스(Science Advances, IF=14.14)'에 4월 14일 게재됐다.(논문명: Characterization of altered molecular mechanisms in Parkinson’s disease through cell type-resolved multi-omics analyses)

대규모 전장 유전체 연관성 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 GWAS) 연구가 진행되면서 파킨슨병 연관 유전변이들이 밝혀졌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유전변이들은 전체 파킨슨병 환자의 22% 정도만 설명할 수 있으며, 대부분 게놈의 비전사(non-coding) 지역에 존재해 기능 해석에 어려움이 있었다.

게놈은 유전자를 발현하는 전사 지역과 이를 제외한 나머지 영역인 비전사 지역으로 이루어지는데, 인간 게놈의 대부분(~98%)은 비전사 지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구팀은 단일세포 유전체 기술을 접목해 정상인 13명과 파킨슨병 환자 9명의 사후 중뇌 흑색질(Substantia Nigra)에서 11만여 개의 세포를 추출해 전사체 및 후성유전체를 개별 세포 수준에서 프로파일링했다.

그 결과, 대표적으로 알려진 20여 개의 파킨슨병 연관 유전자들이 인간 흑색질의 8가지 세포군에서 보이는 질환 특이적인 발현 패턴을 분석했고, 뇌 환경 유지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희소돌기아교세포(Oligodendrocyte)와 미세아교세포(Microglia)에서 주요 유전자들(SNCA, MAPT, LRRK2)의 비정상적인 조절이 발생하는 것을 밝혀냈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고화질 염색질 3차 구조 지도를 정상인과 파킨슨병 환자 흑색질 시료에서 최초로 구축했다. 유전자와 시스-조절인자의 게놈 위치가 거리상 멀리 떨어져 있어도 3차원 공간상에서 인접해 상호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염색질 3차 구조 지도는 질환 연관 유전변이 및 시스-조절인자의 타깃 유전자를 규명하고 질병 특이적인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를 정립하는 데 핵심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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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을 유전자 조절 단계에서 재해석, 향후 맞춤 의료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 제시

연구진은 해당 데이터를 분석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유전자와 시스-조절인자 사이의 원거리 상호작용을 규명하고, 기존에 정립된 유전자 발현 조절 모델에 적용해 개별 시스-조절인자가 유전자 발현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했으며, 파킨슨병 관련 유전변이 및 시스-조절인자의 타깃 유전자 656개를 규명했다.

연구팀은 모듈 분석을 통해 656개의 타깃 유전자들이 어떤 세포군에서, 어떤 생물학전 기전을 통해 파킨슨병에 기여하는 지 규명했다. 파킨슨병 환자의 유전체, 후성유전체, 및 전사체를 아우르는 참조 지도를 구축한 이번 연구를 통해 앞으로 파킨슨병을 유전자 조절 단계에서 재해석하고, 환자를 분자 기전 기반으로 재분류하여 맞춤 의료에 적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KAIST 이정운 박사는 “단일세포 수준에서 환자 뇌 조직을 분석한 결과 기존의 신경세포에 국한된 연구에서 한발 나아가, 신경교세포 또한 파킨슨병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단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발견”이라고 밝혔다.

교신 저자인 정인경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퇴행성 뇌 질환의 표적 발굴에 있어 3차원 후성유전체 지도 작성의 중요성을 보였기에 차후 다양한 복합유전질환 규명에도 중요하게 활용될 것이다ˮ라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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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tamin 2023-05-08 18: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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