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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성 간질환, 간 이식 말고 새로운 치료법 가능성 열었다
알코올성 간질환, 간 이식 말고 새로운 치료법 가능성 열었다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3.05.03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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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학교 이인규 교수 연구팀, 알코올성 간질환 발병 PDK4 억제하는 치료 전략 제안
PDK4와 미토콘드리아-내막체 결합의 역할을 밝혀 새로운 치료 표적 규명
PDK4의 상승이 MCC 복합체 형성 증가와 관련,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 발생
PDK4 억제제 개발을 통한 효과적이고 안전한 알코올성 간질환 치료제 개발할 것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알코올성 간질환(Alcohol-associated Liver Disease, ALD)은 과다한 음주로 인해 발생하며, 무증상 지방간부터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 말기 간부전에 이르는 다양한 질환을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이 질환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아직 완전한 기저 메커니즘 이해가 부족해 치료가 성공적이지 않다. 이에 사망률이 높고, 초기에 알코올 섭취를 줄이고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이며, 최종적인 치료에 간 이식을 필요로 하는 등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지금까지의 연구에서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저하(Mitochondria Dysfunction)가 ALD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미토콘드리아 칼슘 축적과 관련이 있음이 밝혀졌다. 하지만 그 구체적인 분자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아 근본적인 치료법 개발이 어려운 실정이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국내 연구진이 알코올성 간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표적 인자와 발병 메커니즘을 찾아냈다.

◇경북대학교 이인규 교수 연구팀, 알코올성 간질환 발병 PDK4 억제하는 치료 전략 제안

한국연구재단은 경북대학교 이인규 교수 연구팀이 알코올성 간질환의 발병과 관련된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의 원인을 규명해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지원사업(중견연구, 신진연구, 기본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3월 27일 게재됐다.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간세포 내의 미토콘드리아의 칼슘 농도를 급격하게 상승시켜 간세포의 심각한 손상을 유발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내의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 내 소기관이다. 최근 현대인의 대사질환 등의 병인으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이상이 꼽히면서 이와 관련된 치료 메커니즘 규명이 지속해서 연구되고 있다.

알코올은 간세포에서 대사되며, 이때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는 ROS(활성산소종) 생성을 촉진해 스트레스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시켜 ALD가 발병하게 한다.

연구팀은 알코올성 간질환에서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분자 메커니즘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투과 전자 현미경을 통해 간세포 내 ER(내막체)과 미토콘드리아의 초미세 구조 분석 결과, ALD의 in vivo 및 in vitro 모델에서 MAM(미토콘드리아-결합 ER막)의 비정상적인 증가가 나타났다. ALD 마우스에서 유전체 분석 결과, PDK4의 발현이 현저히 증가했다.

이번 연구에서 PDK4의 상승이 MCC 복합체 형성 증가와 관련 있음을 발견했으며, ALD 환자의 간 조직에서도 이를 확인했다.

즉, 미토콘드리아의 효소인 PDK4(피루브산 탈수소효소 키나아제4)의 발현 증가가 MAM에서의 Ca2+-채널링(MCC) 복합체 형성을 촉진하고, 이로 인해 미토콘드리아 Ca2+ 축적 및 기능 장애가 발생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MAM Ca2+-channeling(MCC) 복합체는 미토콘드리아와 내막체(Endoplasmic Reticulum) 사이에서 칼슘 이동을 도와주는 복합구조물로, 이 복합체는 두 세포소기관 사이에서 칼슘 신호를 전달하며, 세포의 정상적인 기능 유지에 도움을 준다.

연구팀은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의 간 조직 분석에서도 이러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마우스 모델에서도 PDK4가 증가하면 간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관련 내막체 칼슘 채널링 복합체 형성이 증가하고,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를 촉진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반대로 PDK4를 억제했을 때 알코올 유발 미토콘드리아 칼슘 축적 및 기능 저하를 예방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
 

알코올성 간질환에서 PDK4가 증가하는데, PDK4 발현 증가는 GRP75의 인산화를 통해 내막체-미토콘드리아 칼슘 채널링 복합체 형성 증가를 통해 미토콘드리아 칼슘 축적 및 기능 저하를 일으켜 활성 산소종 증가, 산소소모율 감소,  미토콘드리아 막 전위 감소를 일으킨다(그림 및 설명=경북대학교 이인규 교수)
알코올성 간질환에서 PDK4가 증가하는데, PDK4 발현 증가는 GRP75의 인산화를 통해 내막체-미토콘드리아 칼슘 채널링 복합체 형성 증가를 통해 미토콘드리아 칼슘 축적 및 기능 저하를 일으켜 활성 산소종 증가, 산소소모율 감소, 미토콘드리아 막 전위 감소를 일으킨다(그림 및 설명=경북대학교 이인규 교수)

◇PDK4 억제제 개발을 통한 효과적이고 안전한 알코올성 간질환 치료제 개발할 것

이번 연구의 차별점은 알코올성 간질환의 발병 메커니즘에서 미토콘드리아-결합 ER막(MAM)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다. 기존 연구에서는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와 ALD의 관련성이 강조됐으나, 구체적인 원인과 메커니즘이 명확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는 PDK4의 발현 증가가 MAM에서의 Ca2+-채널링(MCC) 복합체 형성을 촉진하고, 이로 인해 미토콘드리아 Ca2+ 축적 및 기능 장애가 발생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연구는 PDK4의 복잡한 작용 메커니즘을 규명해 이를 통한 알코올성 간질환의 치료 전략을 모색할 수 있게 하며, MAM의 역할과 중요성이 새롭게 밝혀 이를 통해 새로운 치료 타깃을 발견할 수 있다. PDK4를 대상으로 한 치료 전략이 ALD 예방 및 치료에 유망하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더 나아가 PDK4 활동을 조절하는 약물 개발 등의 연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효과적이고 안전한 알코올성 간질환의 치료 전략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며, 알코올성 간질환 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인규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알코올성 간질환의 메커니즘을 연구해 PDK4와 미토콘드리아-내막체 결합의 역할을 밝혀 새로운 치료 표적을 규명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PDK4 억제제 개발을 통한 효과적이고 안전한 알코올성 간질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PDK4 활성을 조절하는 신약 개발, 임상시험 및 안전성 평가, 최적의 치료 프로토콜 개발, 장기적 효과 및 부작용 연구 등 실용화된 치료법의 장기적 효과 및 부작용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하고 안전하며 효과적인 약물 개발을 통해, ALD의 예방 및 치료에 이 연구 결과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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