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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드링크 전성시대를 타고 나타난 ADHD-마약음료수 주의
에너지 드링크 전성시대를 타고 나타난 ADHD-마약음료수 주의
  • 정민아 기자
  • 승인 2023.04.11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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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수인재두뇌과학 분당센터 이슬기 소장​
​도움말=수인재두뇌과학 분당센터 이슬기 소장​

[바이오타임즈] 교육 중심가인 대치동 학원가에서 마약 성분이 포함된 음료수를 중·고등학생들에게 시음시킨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들은 “기억력과 집중력 강화에 좋음 음료수가 개발됐다”며 무료 시음 행사를 진행하고 마약 성분이 든 음료를 배포한 것이다. 심지어 ‘메가 ADHD’라는 라벨로 포장된 음료가 배포됐는데, 이는 수험 준비를 위해 에너지 음료를 마시는 것에 익숙해진 고등학생들의 문화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은 평소에도 학원 근처에서 ‘머리 맑아지는 약’과 같은 건강기능식품 행사가 잦았다고 입을 모았다. 고등학교 3학년 임 아무개(18) 군은 “학원가는 길목에 정장 입은 아저씨들이 에너지드링크라고 하면서 음료를 나눠준 적이 있다”며 “한 달 전쯤에 받아서 먹은 기억이 있는데, 음료에 마약을 넣을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이면에는 무분별한 에너지 음료 음용 문화뿐만 아니라 ADHD에 대한 오해가 숨어 있다.

수험생들 사이에서 ADH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그에 대한 진단과 처방도 무수히 쏟아지고 있다. ADHD는 현재 국·내외적으로 학령기 아동에게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주의력 문제로, 미국의 경우 학령기 아동의 8~9%, 한국의 경우 5.9~7.6%로 보고됐다.

ADHD와 관련해서는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인 DSM(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에서 이미 충분한 임상 연구를 통해 진단기준이 발표된 바 있고, 점차 그에 대한 적절한 치료와 인지훈련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면서 최근 한국에서도 원인 및 치료에 대한 연구들이 다양하게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이는 진단과 치료라는 임상적 접근에 한정되어 있는 관점이며, 아이의 삶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기나긴 삶에서 겪게 되는 성장통을 현명하게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아이는 물론이고 부모 역시 지적이나 꾸지람이 아니라, 아이의 행동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아이에게 맞는 학습 스타일을 찾는 과정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이자 정신의학 박사인 에드워드 할로웰과 존 레이티 박사는 문자 그대로 ‘주의력 결핍 장애’(ADD: attention deficit disorder)를 최초로 규정한 책 『주의 산만 Driven to Distraction』을 집필했다. ADD를 소개한 이후 생긴 변화가 있다. 하나는 ADD에 ‘과잉행동(Hyperactivity)’이란 증상이 추가되며 이제는 ADD가 아니라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를 공식적인 용어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ADHD 증상이 얼마나 광범위하고 복잡한지 이해하지 못한다. 또 하나의 변화는 임기응변적 주의력 특성(Variable attention stimulus trait, VAST)이라고 불리는 증상의 출현이다.

이는 ADHD의 사촌격으로 환경적으로 유발된 증상이며, 유비쿼터스 세상에서 우리 뇌가 시시각각 가해지는 데이터에 적응하기 위해 반사회적인 습관을 기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점점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와 넘쳐나는 데이터 환경에서 집중하지 못하며 자신이 ADHD인지 혹은 임기응변적 주의력 특성(VAST)인지 의심하는 사람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어떻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그 치료법은 무엇인지는 잘 알지 못한다. 오히려 ADHD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로 인해 오해와 편견만 늘어나고, 실제 ADHD로 진단받은 사람들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

최근 활발한 검증과 연구로 주목을 받는 분야가 뉴로피드백을 이용한 ADHD 개선 프로그램이다. ADHD의 치료에는 크게 약물치료와 비약물 치료가 있으며, 대체로 약물치료가 우선되지만 심리사회적 개입을 포함한 비약물 치료 역시 동반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정밀하게 조직된 신경학적 두뇌 훈련 시스템을 통해 시행된 뉴로피드백 훈련은 다양한 인지능력의 개선에 활용되고 있다. 뉴로피드백에서 두뇌를 통제하는 방향은 정상에서 이탈된 뇌의 활동을 평균적인 활동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뉴로피드백을 ‘학습된 뇌파 정상화 과정’이라고도 부른다. 뉴로피드백 훈련을 통해서 자기조절능력을 갖고, 가족과 친구들과 적절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신경학적인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이 ADHD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이라고 볼 수 있다.

[바이오타임즈=정민아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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