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타임즈] 임신을 피하는 방법을 피임이라고 한다. 약물, 수술, 기구 등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며 원하지 않는 임신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한다. 임신은 한 생명을 탄생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중대한 행위로 여겨지고 있기에 남녀 둘 중 한 명이라도 임신을 원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피임해야 한다.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것은 콘돔이지만, 일반적인 피임률은 82% 정도로 높지 않기 때문에 경구피임약, 자궁 내 장치 등 다른 방법을 병행해야 한다.
더 확실한 피임을 원하는 경우에는 불임수술을 진행하기도 한다. 남성은 정관, 여성은 난관을 틀어막는 수술을 하는 것이다. 임신은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란을 형성하고, 이것이 자궁 내에 착상되면서 시작된다. 정관, 난관 수술은 정자나 난자가 배출되지 않도록 해 수정란이 형성되는 것을 막는 기능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2세 계획이 아예 없는 경우 또는 이미 자식을 본 후 더 이상의 자녀 계획이 없을 때 진행하게 된다.
통계에 따르면 의료적 수술이나 시술에 의한 피임은 정관수술 14.7%, 난관수술이나 자궁 내 장치가 11.7%로 나타난다. 수술의 난이도 등을 고려하여 대부분 정관수술을 하는 것이 권고된다. 난관 수술은 전신마취 등 위험 부담이 높은 편이며, 자궁 내 장치는 정관수술보다 간편한 대신 3~5년 정도로 기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간편하면서도 반영구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정관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리더스비뇨의학과 정재현 원장은 “정관수술은 정자가 이동하는 통로인 정관을 막아서 정액 내부에 정자가 들어가는 것을 방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성행위나 기능에서 영향을 받지 않는다. 즉 발기나 사정 등은 그대로 이루어지게 되며, 정액 역시 양이나 형태 등이 달라지지 않는다. 남성 호르몬은 고환에서 만들어지지만 혈관으로 흡수되기 때문에 정관과 관련이 없으며, 정자도 정액에 섞이지 않을 뿐이지 계속 생산되기 때문에 복원술 시행 시 가임 능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정관을 찾아낸 후 묶어서 마무리했지만 시간이 지나 유착이 되면서 자연적으로 복원되는 일이 많았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정관을 자르고 양쪽 끝을 각각 묶어서 마무리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또한 절개 면적이 크다는 문제가 있었기에 최근에는 음낭 주변에서 정관을 찾아낸 후 최소침습으로 간단하게 정관을 절개하는 무도정관수술 방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수술 후 바로 피임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액검사를 하여 정자가 관찰되지 않을 때까지는 콘돔, 경구피임약과 같이 기존의 피임법을 병행해야 한다. 정액검사는 대부분 수술 2달 후 진행하는데, 그 전에 15~20회 정도 사정해 기존의 정낭 내에 보관된 정자들을 배출하도록 해야 한다.
정재현 원장은 “원하는 경우에는 복원 역시 해볼 수 있다. 하지만 정관수술로부터 경과한 기간 등 여러 상황에 따라 성공률 및 가임 능력 회복이 달라지기에 가급적 아이를 먼저 낳고 난 후 복원술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될 때 수술하도록 해야 한다. 보통 5년 이내에 복원술을 시행하는 경우 실패 가능성이 작다고 여겨진다. 그 후에는 상대적으로 실패할 가능성 혹은 수술적 개통은 성공하더라도 임신에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고 전했다.
[바이오타임즈=정민아 기자] news@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