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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유전학으로 인슐린 분비 조절, 맞춤형 당뇨병 치료제 개발 가능해지나
광유전학으로 인슐린 분비 조절, 맞춤형 당뇨병 치료제 개발 가능해지나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3.03.21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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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한용만 교수와 허원도 교수 연구팀, 빛 자극 방식을 통한 혈당 조절 기술 개발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 유래 췌도 오가노이드 활용, 광 유도 인슐린 분비 시스템 구축 성공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 유래 췌장 β-세포의 혈당 조절 기능을 더 빠르고 세밀히 조정 기대
유도 만능 줄기세포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유전 당뇨 질환 치료의 길도 열릴 것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국내 연구진이 빛 자극 방식을 통한 혈당 조절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기술은 앞으로 당뇨병 환자 맞춤형 개인 치료제 개발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단장 조인호)은 KAIST 한용만 교수와 허원도 교수 연구팀이 ‘광유전학적으로 인슐린 분비 조절이 가능한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 유래 췌도 오가노이드’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연구성과는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이 추진하는 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을 수행한 결과이며, 국제학술지인 ‘Molecular Therapy (IF=12.920)’ 온라인에 게재됐다.

당뇨병은 췌장 β-세포의 기능적 결함 또는 손실로 인한 인슐린 결핍 및 인슐린 저항성으로 발생하는 대사질환의 일종이다. 약물 투여, 생활 습관 교정 및 인슐린 주사를 통한 치료 요법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지속적인 주사는 환자의 심리적인 부담감을 유발하고 저혈당 및 간·신장 기능 이상 등의 여러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있어 새로운 당뇨병 치료 방법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 유래 췌장 β-세포 재생 치료는 당뇨병의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제작된 β-세포의 기능적 성숙이 완전하지 않고 현존하는 분화 프로토콜의 분화 효율이 낮은 등 몇몇 한계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에 연구팀은 광 조사에 의해 인슐린 분비가 조절되는 monSTIM1 발현 인간 췌도 오가노이드(pancreatic islet-like organoid, PIO) 개발을 목표로 했다.

광유전학(Optogenetics)은 빛과 유전학을 접목해 빛으로 단백질 기능을 제어하는 학문 분야다. 빛을 통해 세포 내 신호 전달계를 조절한다. 광유전학이 나오기 전까지는 신경세포를 촉진·억제하기 위해서는 전기나 약물을 사용했지만, 주변의 다른 세포까지 영향을 줘 정교하게 신호를 조절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현재까지 다양한 광센서 단백질을 활용한 광유전학적 조절 전략이 개발됐다. 이 중 빛을 이용해 세포 내 칼슘 농도를 조절하는 옵토스팀원(OptoSTIM1)과 옵토스팀원 기술을 발전시켜 빛에 대한 민감도를 55배 증가시킨 몬스팀원(monSTIM1)은 인간 배아 줄기세포(Human Embryonic Stem Cells, hESCs), 제브라피쉬, 그리고 쥐와 같은 다양한 생물학적 모델 시스템에서 세포 내 칼슘 이온 농도를 시공간적으로 변조하기 위해 설계됐다.
 

광 유도 인슐린 분비 세포치료제 모델 확립의 과정. 연구팀은 monSTIM1 및 CRISPR-Cas9 유전자 가위를 활용해 광유전학적으로 칼슘 이온을 유입시킬 수 있는 전분화능 줄기세포주를 구축, 이를 췌도 오가노이드로 분화 유도해 광유전학적 인슐린 분비 세포 모델을 새롭게 구축했다. 해당 모델은 신생아 당뇨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및 당뇨 마우스에서 각각 효능을 나타내었으며, 이는 당뇨 세포치료제로써의 적용 가능성이 전임상 단계의 수준에서 검증 완료됐음을 보여준다(사진=KAIST)
광 유도 인슐린 분비 세포치료제 모델 확립의 과정. 연구팀은 monSTIM1 및 CRISPR-Cas9 유전자 가위를 활용해 광유전학적으로 칼슘 이온을 유입시킬 수 있는 전분화능 줄기세포주를 구축, 이를 췌도 오가노이드로 분화 유도해 광유전학적 인슐린 분비 세포 모델을 새롭게 구축했다. 해당 모델은 신생아 당뇨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및 당뇨 마우스에서 각각 효능을 나타냈으며, 이는 당뇨 세포치료제로써의 적용 가능성이 전임상 단계의 수준에서 검증 완료됐음을 보여준다(사진=KAIST)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 유래 췌장 β-세포의 혈당 조절 기능을 더 빠르고 세밀히 조정 기대

한용만 교수와 허원도 교수 연구팀은 선행 연구를 통해 개발된 hPSC 유래 췌도 오가노이드를 monSTIM1 광유전학 시스템과 결합해, 광유전학적 조작에 따른 인슐린 분비 및 그에 따른 혈당 조절이 가능한 당뇨 세포치료제 모델을 수립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광유전학적 칼슘 이온 조절 인자인 monSTIM1을 안정적으로 도입시킨 유전자 변형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 라인을 구축, 이로부터 유도된 monSTIM1 도입 췌도 오가노이드 (monSTIM1-PIO) 내 내분비 베타 세포에서 인슐린 분비를 역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그 이후 신생아 당뇨 환자 유래 iPSC 모델 및 전임상 당뇨 동물 모델에 monSTIM1-PIO를 도입해 해당 기술의 재생 치료 효능을 검증했다. 전임상 동물 모델인 당뇨 마우스를 활용한 실험에서의 결과와 같이, 생체 내에서도 monSTIM1-PIO로부터 광 자극을 통해 분비된 인슐린이 그 효능을 발휘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신생아 당뇨 환자 유래 iPSC 모델로의 적용 연구 결과로부터 확인했듯이 광유전학적 인슐린 분비 세포 모델은 추후 역분화 줄기세포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환자 맞춤형 개인 치료제 개발에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용만 교수는 “현재까지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 유래 췌장 내분비 세포에서 인슐린 분비를 광유전학적 조절로 성공한 사례는 없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기술을 활용하면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 유래 췌장 β-세포의 혈당 조절 기능을 더욱 빠르고 세밀히 조정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유도 만능 줄기세포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유전 당뇨 질환 치료의 길도 함께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서 한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광유전학적 인슐린 분비 세포의 기능을 당뇨 모델 동물에서 전임상 단계 검증은 마쳤으나, 본격적인 임상 단계에 이르기까지에는 아직 넘어야 할 고비가 많은 실정이다. 더욱 효율적인 오가노이드 분화 방법을 개선하고 오가노이드 이식을 위한 복합체를 개발하는 등 본 연구의 결과를 보조할 수 있는 여러 후속 연구를 추가로 진행해 환자 맞춤형 차세대 당뇨병 세포치료제 기술 확립에 한 발짝 더 다가가고자 한다”라며 후속 연구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연구진은 해당 기술이 짧은 시간의 광 자극을 통해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할 수 있으므로 광 조사 조건 변경을 통해 췌장 β-세포의 인슐린 분비 역동성을 보다 용이하게 조절 가능하며, 비침습적인 광 자극을 주로 활용하므로 환자 편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당뇨 질환 세포치료제로서의 활용 능력 외에도 광유전학적으로 칼슘 신호 전달계를 역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자체적인 하나의 세포 모델로써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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