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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샷 유전자 치료제, 획기적인 치료 옵션으로 혈우병 시장도 ‘재패’
원샷 유전자 치료제, 획기적인 치료 옵션으로 혈우병 시장도 ‘재패’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3.03.1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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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지속적인 약제 주입에 대한 부담 높아
EU 이어 미 허가 결론 기다리는 '록타비안', 주요국 모두 허가 획득한 ‘헴제닉스’ 주목
로슈, 화이자 등 빅파마도 합류

[바이오타임즈] A형 및 B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가 미국과 유럽 연합(EU) 등 주요국에서 거듭 승인됐다. 단 한 번의 치료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이른바 '원샷 치료제'의 등장으로 혈우병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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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의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이끈 바이오마린과 유니큐어

혈우병은 지속적인 약제 주입에 대한 부담이 높은 질환 중 하나다. 최근 이러한 부담을 해소할 ‘원샷’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가 미국과 유럽 연합(EU) 등 주요국에서 거듭 승인돼 주목 받고 있다.

미국 바이오마린이 개발한 최초의 A형 혈우병 치료제 ‘록타비안’, 네덜란드 유니큐어와 호주 CLS베링이 공동 개발한 B형 혈우병 치료제 ‘헴제닉스’가 그 주인공이다.

‘록타비안’은 유럽에서 지난해 6월 유럽의약품청(EMA)로부터 조건부 승인받았다. 이달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도 기대됐으나 최근 승인요청에 대한 심사기한이 연장됐다고 알려졌다. FDA는 바이오마린이 제출한 새로운 임상시험 데이터를 검토할 시간을 더 갖기 위해 심사 기한을 6월 30일로 연장했다고 밝혔다.

‘헴제닉스’는 지난해 11월 미국에 이어 최근 EU에서도 품목 허가됐다. 헴제닉스는 미국에서 1회 투여당 350만 달러(한화 약 47억 원) 약가를 책정받아 현재까지 최고가의 의약품으로 기록된 상태다.

록타비안은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5’에 8번 응고인자의 유전자 등을 넣은 정맥주사형 약물이다. 1회 투여하면 부족했던 8번 응고인자가 계속 생성된다.

헴제닉스 역시 같은 방식으로 9번 응고인자의 유전자를 전달하도록 설계됐다. 록타비안과 헴제닉스는 임상 3상 등 연구에서 연간 혈장 수혈 횟수를 각각 99%, 64%씩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수년간 혈우병 치료제에 대한 연구는 지속해서 이뤄졌다. 현재 A형 혈우병 환자 대상 로슈의 항응고제 ‘헴리브라’나 B형 혈우병 환자 대상 미국 화이자 ‘베니픽스’ 등 유전자 재조합 기반 약물들이 널리 쓰인다.

다만, 이들 치료제는 1주~1달마다 1회씩 평생 투여 받아야 해 환자들은 평생 주입 일정을 엄격하게 준수해야 하는 부담감이 크다.

이와 달리 록타비안과 헴제닉스는 원샷 투여로 정기적, 지속적인 약제 주입 부담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으며, 혈우병 완치까지도 기대해볼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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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우병 시장 연평균 성장률 7.5%...2031년 35조 원 규모

혈우병(Hemophilia)은 X 염색체에 있는 유전자의 선천성, 유전성 돌연변이로 인해 혈액 내의 응고인자(피를 굳게 하는 물질)가 부족하게 되어 발생하는 출혈성 질환을 말한다.

약 1만 명 중 한 명 꼴로 발생하는데, 부족한 응고인자의 종류에 따라 혈우병 A와 혈우병 B 두 종류로 나뉘며, 혈우병 A가 전체의 80%를, 혈우병 B가 나머지 20%를 차지한다.

혈우병 A는 혈장 내 제 8 응고인자가 부족한 병으로, X 염색체에 위치한 F8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제8 응고인자(Factor VIII) 생산에 장애가 발생돼 나타난다. 이와 유사하게, 혈우병 B는 F8 유전자 부근에 위치한 F9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한 제 9 응고인자 부족으로 발생한다.

원인이 되는 유전자 돌연변이의 종류는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 500개 이상으로 매우 다양하다. 혈우병은 대표적인 유전성 질환이다. 하지만, 약 30%의 경우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돌연변이에 의해 가족력 없이 생긴다고 알려졌다.

세계 혈우병 시장은 약 17조 원, 이중 국내 시장은 약 2,30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혈우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1년 128억 달러(당시 한화 약 14조 6,432억 원)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7.5%로 2031년 269억 달러(한화 약 35조 4,86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 빅파마도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임상 박차

유전자 치료제 시장 확대와 더불어 바이오벤처들의 활약은 환자들의 장기적인 약 복용과 약제 비용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줄 수 있는 원샷 치료제 시장을 열었다.

한 번만 맞아도 질환을 대폭 완화하고 완치 가능성까지 높인 원샷 치료제 등장에 스위스 로슈, 미국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도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로슈는 스파크 테라퓨틱스를 인수하며 확보한 ‘RG6357’의 A형 혈우병 대상 임상 1/2상을, 화이자도 상가모 테라퓨티스로부터 기술도입한 ‘PF-07055480’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양사는 공동으로 B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후보 ‘PF-06838435’의 임상 3상도 수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혈우병 분야는 다양한 치료 옵션이 생기는 등 치료적 발전이 있었지만 미충족 수요는 여전했다"며 “높은 약가로 인해 확장성이 비교적 더딜 수 있지만, 원샷 투여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제가 결국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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