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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바이오, 먹는 코로나 치료제 임상2상 성공...긴급 사용 승인 신청 박차
현대바이오, 먹는 코로나 치료제 임상2상 성공...긴급 사용 승인 신청 박차
  • 정민구 기자
  • 승인 2023.03.10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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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기준에 따른 1차 유효성 평가 지표를 세계 최초로 충족한 코로나 치료제
임상2상 결과 1차 유효성 세계 첫 입증... 99% 이상 신뢰도
코로나 치료제를 신호탄으로 범용(Broad-spectrum) 항바이러스제로 탄생할 가능성 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현대바이오사이언스(대표 오상기)가 개발 중인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CP-COV03가 임상2상에 성공하면서 긴급 사용 승인 신청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현대바이오는 CP-COV03의 임상2상 1차 유효성 평가 결과, 증상 개선에 소요되는 기간을 대조군 대비 4일 단축했다고 10일 밝혔다. 코로나19 12개 증상을 대상으로 한 CP-COV03의 1차 유효성 평가 결과는 특히 신뢰도 99% 이상에서 나온 것으로, 통계적 유의성을 인정받았다.

이로써 CP-COV03은 임상2상에서 FDA 기준에 따른 1차 유효성 평가 지표를 세계 최초로 충족한 치료제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FDA 기준에 따른 1차 유효성 평가 지표를 세계 최초로 충족한 코로나 치료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코로나19 임상에서 1차 유효성 평가 시 발열, 기침, 인후통, 두통 등 총 14가지 증상을 평가하도록 가이드라인으로 제시, 세계 각국이 이를 신축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1차 유효성 평가 지표는 임상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통계적 유의치를 충족해야 과학적 객관성을 인정받는다.

일본 시오노기제약의 조코바는 임상2상에서 12가지 증상을 대상으로 한 1차 유효성 평가 지표 충족에 실패, 임상3상에서 평가 증상을 5개로 줄여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11개 증상을 대상으로 한 임상3상 (EPIC-SR)에서 1차 유효성 평가 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현대바이오는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19세 이상 성인 중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19 감염환자 300명을 100명씩 3개 군으로 나눠 CP-COV03의 임상을 진행했다.

회사는 당초 모집인원을 통상적인 임상2상 인원보다 많은 180명으로 계획했다가 긴급 사용 승인 신청을 고려, 관계기관들과 협의를 거쳐 모집인원을 3상 규모에 준하는 300명으로 확대했다. 긴급 사용 승인 신청에 필요한 통계적 유의성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임상 모집인원은 2상의 경우 50~200명, 3상은 300~1,000명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 임상에서 CP-COV03은 혈액 중 주약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의 농도가 높아질 때 바이럴로드(Viral Load, 바이러스 수치)가 줄어드는 경향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유의확률은 300mg군 0.0035, 450mg군이 0.0009로 모두 통계적 유의성을 인정받았다.

이는 인체에서 니클로사마이드의 항바이러스 유효농도가 관찰되고, 이에 따른 바이럴로드 감소가 관찰된 첫 사례이다. 이로써 CP-COV03은 주성분 니클로사마이드의 약물 재창출 최초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CP-COV03은 안전성 평가에서도 중대한 이상 반응이 관찰되지 않았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서울사무소 전경(사진=현대바이오)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서울사무소 전경(사진=현대바이오)

◇코로나 치료제를 신호탄으로 범용(Broad-spectrum) 항바이러스제로 탄생할 가능성 커

1950년대 바이엘이 출시한 니클로사마이드는 세계 유수 연구기관들이 수행한 세포 효능시험에서 코로나19, 사스, 메르스, 천연두, 에이즈 등 31종의 바이러스 질환에 항바이러스 효능을 발휘한다는 사실이 이미 밝혀져 있다.

그러나 구충제로 개발된 니클로사마이드는 지나치게 낮은 생체이용률이 결정적 난제로 작용해 지난 수십 년 동안 항바이러스제로의 약물 재창출은 전혀 진전이 없었다. 현대바이오는 2020년 자사의 첨단 약물 전달체 기술을 이용해 니클로사마이드의 생체이용률 개선이란 최대 난제를 세계 최초로 해결하고 CP-COV03 개발에 성공했다.

현대바이오는 이번 톱라인 결과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관리청 등 관계 당국에 제출하고 임상2상을 통해 발견한 최적 투여량(300mg)으로 긴급 사용 승인 신청을 위한 준비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회사는 아울러 임상 결과를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국립보건원(NIH) 등 국제기구 및 기관에 전달하고, 넥스트 팬데믹 대비 차원에서 현재 치료제가 없는 바이러스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대와 협력을 모색할 예정이다.

CP-COV03의 주성분 니클로사마이드는 코로나19를 포함해 31종의 바이러스질환에 대한 효능이 글로벌 연구기관들의 연구 결과로 이미 밝혀져 있어, CP-COV03이 코로나 치료제를 신호탄으로 범용(Broad-spectrum) 항바이러스제로 탄생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

현존 항바이러스제는 대부분 세포에 침입하는 특정 바이러스의 복제를 일정 기간 억제함으로써 인체 내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는 ‘바이러스 표적’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반면에 CP-COV03은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입하면, 세포의 오토파지 촉진으로 바이러스의 종류와 변이를 가리지 않고 모두 제거하는 ‘숙주세포 표적(Host-directed)’ 메커니즘을 지녀 범용 항바이러스제 유력 후보란 평가를 받아왔다.

현대바이오는 CP-COV03의 적응증 확대 우선 대상으로 ‘롱코비드(Long Covid)’,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원숭이두창(monkeypox)’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중장기적 타깃에는 뎅기열, 진드기 바이러스, 에이즈 등도 포함돼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체내 잔존 바이러스가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롱코비드는 현재까지 치료제가 전무한 실정이다.

회사는 CP-COV03이 순수 국산 항바이러스제 제1호로 사용 승인을 받으면 우리나라도 항바이러스제 보유국 대열에 합류하게 돼 이른바 ‘제약 주권 확립’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타임즈=정민구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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