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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혹한기에도 ‘디지털치료제’ 스타트업 관심 고조…주목받는 기업은?
투자 혹한기에도 ‘디지털치료제’ 스타트업 관심 고조…주목받는 기업은?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2.11.30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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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디지털치료제 스타트업 기술력 ‘눈독’
한파 불구 투자유치 성공한 이모코그, 하이, 웰트
국내 1호 디지털치료제 가시화
인허가 절차, 건강보험 급여 적용 등 법 제도적인 문제는 걸림돌

[바이오타임즈]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디지털헬스케어를 활용한 신사업 진출에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높은 성장성을 갖춘 디지털치료제 스타트업에 투자를 늘리는 모습이다. 높은 성장성으로 투자 유치를 완료한 디지털치료제 스타트업 현황 및 해결 과제를 점검해봤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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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오션 된 디지털치료제…2025년 11조 8,776억 원 전망

최근 투자 혹한기를 맞아 바이오 제약 분야의 투자가 크게 위축됐다. 하지만 '디지털 치료제' 분야 투자 열기는 여전하다.

디지털 치료제는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 기반(임상을 통해 질병 치료 안전성 및 효능 입증)의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업계에선 기존 의약품을 대신해 새로운 치료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기존 의약품보다 부작용이 적고, 개발비용도 저렴해 블루오션이 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기술과 헬스케어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치료제 시장의 점진적 확대가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는 전세계 디지털치료제 시장 규모가 2016년 16억 7,000만 달러(약 2조 2,187억 원)에서 2025년 89억 4,000만 달러(11조 8,776억 원)로 연평균 약 20% 성장을 전망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지난 8월 발간한 ‘디지털 치료제 산업 동향 및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이 41.5%로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였지만 성장률이 가장 빠른 지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한국 디지털치료제 시장 규모가 올해 2,566억 원에서 내년에는 3,263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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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제약사, 디지털치료제 전략적 투자 확대

고성장 분야인 만큼 벤처캐피털과 제약사 등은 디지털치료제 개발 스타트업에 주목해 이들에 대한 투자를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올해 투자를 유치한 주요 디지털치료제 스타트업은 이모코그, 하이, 웰트 등이다.

‘이모코그’는 녹십자홀딩스, 스톤브릿지벤처스, 카카오벤처스, SV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50억 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가장 많은 자금을 확보했다. 설립 1년 만이다.

인지 장애 치료제를 만들고 있는 이모코그는 경도 인지 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인지 기능을 모니터링하고 맞춤형 인지 훈련을 제공하는 앱 '코그테라'를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 추진 중에 있다.

동화약품은 이달 디지털치료제 개발 기업 ‘하이’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이로써 하이는 75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2020년 10월 시리즈A 투자 유치 이후 2년만에 시리즈B 투자를 유치, 설립 후 현재까지 하이의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115억 원이다.

하이는 디지털치료제 전문기업으로 진단과 치료를 결합한 디지털표적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하이의 주력 제품 중 하나인 범불안장애 디지털치료제 엥자이렉스(Anzeilax)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확증적 임상실험 허가를 받아 진행 중이다.

엥자이렉스 진단용 앱인 ‘마음검진’은 KMI건강검진센터에 공급해 사용 중이다. 이 밖에도 치매 진단과 치료를 위한 '알츠가드', ADHD 아동들을 위한 '뽀미' 등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3월 한독은 디지털치료제 개발을 위해 ‘웰트’에 30억 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진행했다. 양사는 알코올 중독과 불면증 디지털치료제 공동개발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60억 원에 이어 올해 초 50억 원 투자를 유치, 110억 원 시리즈B 투자를 완료한 웰트는 불면증 치료제 확증 임상을 마치고 허가 절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이모코그, 하이, 웰트는 모두 허가 직전 단계인 디지털치료기기 확증 임상 승인을 받았다. 웰트는 최근 필로우Rx 확증임상을 종료한 뒤 품목허가 승인 신청을 위한 준비 중이다.

아직 국내에서 정식 허가를 받은 디지털치료제는 없었다. 하지만 이르면 연말 식약처 승인을 받은 첫 디지털 치료제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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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치료제 시장 이제 막 열려…법 제도적 문제는 성장 걸림돌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치료제 시장은 이제 막 열리는 단계다. 제약사들은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치료제 기업에 전략적 투자를 통해 신사업 진출에 나서고 있다.

정부도 전 세계적 성장세에 발맞춰 디지털치료제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0년 ‘디지털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발간했으며, 올해 연말에는 보험 급여 지침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여전히 디지털치료제 활성화를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하다. 개발과 허가에 있어 데이터 보안 등 디지털 관련 규제를 고려해야 하고, 인허가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위해서도 기존 의료기기나 의약품과는 다른 평가체계가 요구된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치료제 발달 속도에 반해 제도 개선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하며, 이어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의 범주가 불확실하므로 우선 범위 정립이 필요하고, 건강보험 수가 적용, 의료기기 인허가 등 법 제도 개선과 의료데이터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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