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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항체’ 신약 개발 ‘잰걸음’…각광 이유는?
‘이중항체’ 신약 개발 ‘잰걸음’…각광 이유는?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2.11.16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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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 항원에 동시 결합해 치료 효과 극대화
현재 승인된 이중항체 6개…미충족 수요 커
이중항체 시장, 2027년 약 24조원 전망
에이비엘바이오, 종근당,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이중항체 개발 박차

[바이오타임즈] 제약·바이오 업계가 하나의 항체로 두 개 항체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이중항체’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이중항체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예고되면서 이를 통한 글로벌 신약 개발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이중항체’ 시장 가파른 성장세...2027년 약 24조 원 전망돼

일반적인 항체는 하나의 타깃 항원에만 작용한다. 반면, 이중항체란 두 개의 항원을 인식해 이들에 동시 작용하는 항체다.

이중항체의 가장 큰 특징은 치료 효능이다. 질병을 유발하는 하나의 원인에만 작용하지 않고, 두 개의 인자에 작용하기 때문에 단일항체보다 효과가 더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암세포 자체와 면역세포에 동시작용을 할 수 있어 병용투여 치료 효율성 증감을 기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작용 기전 구현이 가능해 암 외에도 다른 질병에 적용할 수 있으므로 확장성도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개발 중인 이중항체 후보물질은 600여 개에 달하지만,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승인을 받은 이중항체 의약품은 6개에 불과하다.

미충족 수요가 많고 승인된 제품이 많지 않아 시장 진입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글로벌 빅파마 및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중항체는 기존 단일항체 기반 치료제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어 향후 고성장할 블루오션 시장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넘어야 할 기술 장벽이 높지만 제약바이오 업계의 도전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중항체 시장 전망은 밝다. 2015년 이중특이항체 치료제가 최초로 승인·출시된 이후 이중항체 기술 시장은 2020년까지 121%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이중항체 시장은 2021년 약 5조 원(40억 달러)에서 연평균 32%씩 성장해 2027년 약 24조 원(190억 달러)에 달한다.

◇ 제약업계, 차세대 먹거리로 ‘이중항체’ 눈독…신약 개발 가속화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의 이중항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개발 경쟁도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해외 기업의 경우 로슈, 애브비, 화이자 등이 이중항체 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 역시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 이중항체 신약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 들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에이비엘바이오, 종근당,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두각을 보이고 있다.
 

(사진=에이비엘바이오)
(사진=에이비엘바이오)

국내 이중항체 선두주자는 에이비엘바이오다. 세계 6위 제약사 프랑스 사노피에 이중항체 후보물질 ‘ABL301’을 조(兆) 단위에 기술수출하면서 세계적 관심을 받았다.

ABL301은 파킨슨병 원인 단백질을 차단함과 동시에 약물의 뇌혈관장벽(BBB) 침투를 높여주는 파킨슨병 치료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랩바디-B, 그랩바디-T, 그랩바디-I 등의 이중항체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항암제와 난치성 뇌 질환 치료제 등을 개발 중이다. 그랩바디-B는 뇌혈관 장벽을 투과하는 이중항체이며, 그랩바디-T는 종양에 대한 면역세포 활성 유발 이중항체, 그랩바디-I는 두 가지의 면역 스위치를 조절하는 이중항체다.

종근당은 폐암 표적항암제 부작용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중항체 ‘CKD-702’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최근 CKD-702의 안전성 및 약동학적 특성을 확인한 임상 1상 결과를 유럽종양학회에서 발표하며 치료제의 성공 가능성을 재확인케 했다. 

CKD-702는 고형암 성장에 필수적인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와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를 동시에 저해하는 항암 이중항체다. 각 수용체에 결합해 암세포 증식 신호를 차단하고 수용체 수를 감소시켜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기전의 바이오 신약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9월 20일 미국 바이오테크 ‘에이비프로(Abpro)’사와 HER2 양성 유방암 타깃의 이중항체 치료제 ‘ABP102’에 대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ABP102는 T세포 연결 HER2xCD3 이중항체로, HER2 양성 암세포와 T세포를 연결시켜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기전을 가진 약물이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세계적으로 기업들의 이중항체 파이프라인 확대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이중항체 개발을 돕는 플랫폼 ‘S-DUAL(에스듀얼)’을 출시했다.

에스듀얼은 사람 몸속의 항체(IgG)와 유사한 형태로 체내 투여 시 면역 반응을 일으킬 위험이 낮으며 항체와 같은 구조적 안정성을 갖는다.

비대칭 구조에 따라 이중항체 단백질과 결합 오류로 인한 불순물 단백질 간 분자량 차이를 쉽게 구분할 수 있어 목적한 이중항체를 더욱 효과적으로 분리하고 분석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에스듀얼과 관련한 특허도 지난해 12월 출원한 상태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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