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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의약품 ③] 360조 시장 희귀의약품 공략 나섰지만…"아직 개발·지원 빈약해"
[희귀의약품 ③] 360조 시장 희귀의약품 공략 나섰지만…"아직 개발·지원 빈약해"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2.08.05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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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희귀의약품 시장 규모 2026년 367조 전망
국내 경쟁력 강화 지원책 절실

시대적 변화에 따라 의약품 패러다임이 새롭게 바뀌고 있다. 현 시대 주목할 트렌드 중 하나는 희귀의약품, 이른바 ‘니치버스터(Nichebuster)’다. 현재 글로벌 제약업계는 미충족 의료수요 대응을 위해 신약 개발 움직임이 활발하다. 국내 제약사들 역시 틈새시장을 겨냥한 니치버스터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및 국내 현황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전망과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을 위해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편집자 주)

[바이오타임즈] 희귀의약품 개발이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대세로 각광받고 있다. 각국 정부는 독점기간 확보를 비롯, 각종 세제혜택 등 지원을 집중하며 희귀의약품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빅파마들의 공격적인 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에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12%의 고속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국내제약·바이오 기업들 역시 희귀의약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아직 미국, 유럽 등에 비해 파이프라인도 적고 정부지원도 약해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현장 목소리가 제기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 2026년 360조 확대 전망

세계제약협회연맹(IFPMA)은 전 세계 약 4억 명의 환자들이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글로벌 시장 진출의 관문인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은 희귀의약품 지정 제도를 운영, 희귀·난치성 질병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 치료제 개발·허가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희귀의약품 개발을 장려 및 지원하기 위한 제도로 세금 감면, 허가 신청 비용 면제 등의 혜택과 함께 시판 후 독점발매기간 보장권이 부여된다. 독점권은 미국에서는 7년이며 한국을 비롯한 유럽·일본·중국에서는 최소 10년을 부여받을 수 있다. 희귀의약품을 위한 우선심사제도도 도입됐다. 

한국은 비교적 늦은 2017년부터 희귀질환관리법을 시행, 인센티브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 법에 따라 희귀의약품에는 품목허가 유효기간이 10년 부여된다. 우선심사제도와 수수료 감면 혜택이 있으며 독점권은 시판허가일로부터 4년 인정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Evaluate Pharma의 '2022 희귀의약품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희귀의약품 시장은 2021년 약 1,600억 달러(약 209조 원)에서 2026년 약 2,800억 달러(약 367조 원)으로 연 평균 12%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비희귀의약품 시장에 비해 약 두 배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2026년에는 희귀의약품 매출이 전체 처방의약품 시장의 20%를 차지할 전망이다.
 

(사진=KIMCo '희귀의약품 시장 현황 및 전망' 발췌)
(사진=KIMCo '희귀의약품 시장 현황 및 전망' 보고서 갈무리)

Evaluate Pharma 컨설팅 및 분석 부사장인 Paul Verdin은 "2021년 FDA 승인을 받은 신약 절반 이상이 희귀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희귀의약품이었다"며 "더 이상 틈새 제품으로 간주돼서는 안 된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어 "희귀질병 중 여전히 많은 부분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연구개발 기회가 많다"며 "희귀의약품 개발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라고 말했다.

◇ 국내는 아직 개발·지원 빈약해...업계 ”희귀의약품 분야 전략 짜야" 

국내 제약사들의 도전도 이어지면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한 한국이 시대적 패러다임에 부합되도록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글로벌사들이 선점하고 있는 희귀질환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려면 제도적 지원과 개발 역량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로 글로벌 빅파마 기업당 신약개발 파이프라인 수와 연매출 규모는 국내 최대 제약·바이오 기업의 수 십 배에 이른다.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제품 수 역시 미국, 유럽, 일본 등에 비해서 적은 편이다.

재단법인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은 "국내 희귀질환자 수는 매년 증가하는 반면 FDA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의약품은 10년간 63개 정도로, 파이프라인도 적고 제도적 지원도 빈약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희귀의약품에 집중하는 다국적 제약사들처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희귀의약품 시장 트렌드를 이해하고,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전략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국내 신약 개발은 대부분 기술이전이나 인수합병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 개발 초기부터 FDA 심사 완주까지 단일 기업 진행이 어려운 실정이다. 

미국 허가 당국의 문턱을 넘은 K-신약 중 FDA 심사를 완주한 사례는 SK바이오팜의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가 유일하다.
 

SK바이오팜의 (사진=SK바이오팜)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 (사진=SK바이오팜)

SK바이오팜에 따르면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는 올 1분기 미국에서 31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매출(782억 원)의 40% 가량이다. 올해 매출 목표액은 1,600억 원이다.

제약·바이오업계는 SK바이오팜이 연구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완주한 비결로 신약에 대한 시장 성장성과 연구 인력의 전문성을 믿고 그룹차원에서 전폭적인 투자를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효성 있는 범부처 차원의 통합적 산업 육성정책 마련이 제약·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적인 과제라는 제언도 이어진다. 

국내 신약개발은 기초연구 지원사업 중 후속연구에 진입하는 비율이 10% 수준에 머물러 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강국 목표 실현을 위해 선진국형 시스템 전환을 위한 특단의 노력이 필요할 때다.

업계는 단순히 예산증가에 의한 투자일변도의 육성책이 아닌, 근본적인 인프라와 소프트웨어를 정비할 수 있는 새로운 육성책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에 필요한 투입 비용과 시간이 점점 늘면서 글로벌 빅파마는 물론 국내 업계도 수년 전부터 특이질환용 치료제를 먼저 개발해 점차 적응증을 넓혀가는 전략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세계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갖는 신약 확보를 위해 단기적 차원의 판단이 아닌, 미래산업에 대한 창의적인 정책 수행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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