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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바이오,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에 “진심”인 이유는?
브릿지바이오,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에 “진심”인 이유는?
  • 정민아 기자
  • 승인 2022.04.19 1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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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어 특발성 폐섬유증 후보물질을 도입하여 파이프라인 강화
후보물질을 외부에서 도입해 빠르게 임상 단계에 진입, 개발에 집중하는 NRDO 전략 추구
샤페론으로부터 계열 내 최초의 GPCR19 활성화 물질 도입, 특발성 폐섬유증 개발 가속화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개발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최근 연이어 특발성 폐섬유증 후보물질을 도입하여 파이프라인 강화에 나섰다.

브릿지바이오는 신약 개발 바이오 기업 샤페론과 경구용 특발성 폐섬유증(IPF) 신약 개발을 위한 후보물질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후보물질을 외부에서 도입해 빠르게 임상 단계에 진입, 개발에 집중하는 NRDO 전략 추구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전 세계적으로 미충족 수요가 높은 질환 분야인 암 질환과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영역에 전략적으로 집중해왔으며, 최근 비소세포폐암으로도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신약후보물질을 직접 발굴하지 않고 외부에서 도입해 빠르게 임상 단계에 진입, 개발에 집중하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사업모델을 통해 신규 치료제의 개발을 빠르고 공격적으로 진행하는 방법을 취한다.

회사는 이 방법을 통해 보통 독성시험을 거쳐 IND 최종 승인을 받기까지 18개월 정도 걸리는 시간을 평균 9개월로 단축했다.

현재 브릿지바이오가 보유한 특발성 폐섬유증 분야의 파이프라인으로는 레고켐바이오로부터 도입한 오토택신 저해제 ‘BBT-877’와 최근 셀라이온바이오메드로부터 도입한 이온채널 조절제 ‘BBT-301’, 그리고 샤페론과의 이번 계약을 통해 기술 도입한 GPCR19 작용제 ‘BBT-209’가 있다.

또한, 차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로는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치료 후 내성으로 나타나는 C797S 특이 EGFR 삼중 돌연변이 타깃의 계열 내 최초 표적항암제 ‘BBT-176’와 자체 개발한 C797S 특이 EGFR 이중 돌연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자체 발굴 신약 후보물질 ‘BBT-207’을 보유 중이다.
 

◇전세계적 미충족 의료 수요와 신약 개발 관심도가 동반 상승하는 분야

브릿지바이오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에 전략적으로 집중하는 이유는 관련 시장이 해마다 높은 성장을 보이는 반면, 전 세계적으로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특발성 폐섬유증(IPF)은 폐 기능이 감소하는 원인 미상의 진행성 질환으로, 불가역적인 폐 기능 악화에 따른 호흡 곤란을 초래한다. 전 세계적으로 인구 10만 명당 13명에서 20명이 이 질환을 가지고 있다.

한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시장은 2018년 기준 22억 달러 규모로, 해마다 13.1%의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어 2025년 5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치료제는 베링거인겔하임의 ‘오페브’와 로슈의 ‘에스브리엣’이 유일한데, 이들 약물은 폐 기능 저하를 지연시키기는 해도 질병 진행 자체를 멈추게 하지는 못한다. 또 부작용이 심해 환자의 중도 복용 포기율이 높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후보 중 개발 단계가 가장 앞선 후보물질은 ‘BBT-877’로, 현재 임상 2상을 준비 중이다. ‘BBT-877’은 레고켐바이오가 2017년 브릿지바이오에 기술이전(전세계 전용실시권)시킨 오토택신 효소(단백질) 저해 신약 물질이다. 당시 계약에 따라 레고켐바이오는 브릿지바이오가 기술수출에 성공할 경우 발생하는 모든 수익의 45%를 배분 수익으로 받기로 했다. 브릿지바이오는 2019년 7월 베링거인겔하임에 ‘BBT-877’을 약 1조 5,00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바 있다.

브릿지바이오는 현재 ‘BBT-877’의 임상 2상 개시를 위해 FDA에서 제안받은 비임상 동물 실험을 완료했으며, 해당 결과를 상반기 내 FDA에 제출한 후 약 8개 국가에서 글로벌 임상 2상 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이 후보물질은 원래 계열 내 두 번째 개발 후보물질이었으나, 선두 후보물질이었던 길리어드사이언스와 갈라파고스가 개발하던 ‘GLPG1690’의 임상 3상이 중단되면서 오토택신 저해제 계열 내 최초 의약품(First-in-Class)이 될 가능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토택신은 약 900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단백질로, 염증 및 섬유화 질환의 병리 요인이다. 오토택신 저해제는 다양한 섬유증 질환에 관여하는 신규 표적 단백질인 오토택신의 활성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브릿지바이오가 지난 3월 셀라이온바이오메드부터 특발성 폐섬유증 포함 섬유화 질환 및 기타 다양한 적응증 타깃의 치료제 개발을 위해 도입한 ‘BBT-301’은 이온채널 조절제다. 세포막에 존재하는 특정 이온 채널의 활성을 선택적으로 조절해 세포와 조직의 섬유화를 저해하는 효과를 보이는 물질이다.

브릿지바이오는 우선권(옵션) 확보 기간 동안 BBT-301에 대한 추가적인 기전·효력 연구를 거쳐 연내 전임상 개발 완료 및 미국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목표로 한다. 또 양사 간 공조를 토대로 BBT-301의 추가 적응증 발굴에도 나선다.

계약에 따라 브릿지바이오는 옵션 확보를 위한 비용 5억원을 비롯해 향후 임상 및 허가 단계별 중도 기술료(마일스톤)를 셀라이온바이오메드에 지급하게 된다. 총 계약 규모는 최대 약 290억원에 이르며, 상용화 단계에 이를 경우 순매출에 따른 경상 기술료(로열티)를 지급하게 된다.

브릿지바이오는 옵션 보유 기간 동안 수행한 선행 연구 결과에 따라 최종적으로 옵션 행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옵션 행사 시 BBT-301에 대한 전세계 전용 실시권을 취득하게 된다.
 

2022 미국 암연구학회 연례학술회의(AACR Annual Meeting) 포스터 발표세션 현장에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관계자가 BBT-207 전임상 데이터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2022 미국 암연구학회 연례학술회의(AACR Annual Meeting) 포스터 발표세션 현장에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관계자가 BBT-207 전임상 데이터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샤페론으로부터 계열 내 최초의 GPCR19 활성화 물질 도입, 특발성 폐섬유증 개발 가속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샤페론으로부터 신규 도입한 과제 'BBT-209'는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의 GPCR19(G 단백질 결합 수용체 19) 활성화 물질로 알려졌다. GPCR19는 염증을 유발하는 단백질을 상위에서 조절하는 수용체다. 수용체 기능의 활성화를 돕는 약물이 결합하면 염증복합체(Inflammasome)를 억제하게 돼 염증에 따른 신체 면역 반응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샤페론은 다양한 선행 연구를 통해 'GPCR19-P2X7-NLRP3'이라는 특정 경로를 통한 염증복합체 생성 억제에 대한 BBT-209의 약물 작용 경로를 확인했다.

브릿지바이오는 물질 이전 계약 체결 후 진행된 자체 실험을 통해 특발성 폐섬유증 동물 모델에서의 항염 작용을 바탕으로 한 약물 치료 작용을 확인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BBT-209의 단독요법을 비롯한 기타 특발성 폐섬유증 파이프라인과의 병용 개발 전략도 고려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특발성 폐섬유증 경구용 치료제 후보물질 BBT-209의 전세계 독점실시권을 확보했으며, 선급금 20억원을 비롯해 향후 임상 및 허가 단계별 중도기술료(마일스톤)를 샤페론에 지급하게 된다. 총 계약 규모는 최대 300억원 수준이며, 향후 상용화 단계 진입 시 순매출에 따른 경상 기술료(로열티)를 원개발사인 샤페론에 지급하게 된다.

한편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18일 기업설명회를 개최하여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BBT-176 임상 1상 피험자 2명에서 종양의 크기가 각각 51%와 30% 감소하는 부분관해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BBT-176은 현재 용량상승시험 진행 중으로, 임상 1상이 마무리 된 이후, 미국 FDA와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 가능성을 협의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C797S 특이 EGFR 이중 돌연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자체 발굴 신약 후보물질 ‘BBT-207’은 전임상 독성시험을 거쳐 연내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시험계획(IND)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는 "폐섬유화 질환은 최근 심화되고 있는 노령화와 더불어 코로나19 감염 이후 동반하는 후유증 사례 증가 등 전세계적 미충족 의료 수요와 신약 개발 관심도가 동반 상승하고 있는 분야"라며 "섬유화 질환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전략적으로 강화해 나가며 고도화 된 치료 옵션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정민아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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