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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의 새로운 원인 유전자 발견, 소뇌 기능 저하 시켜 조현병 일으킨다
조현병의 새로운 원인 유전자 발견, 소뇌 기능 저하 시켜 조현병 일으킨다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2.02.15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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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환자에서 소뇌의 크기가 감소하는 현상의 새로운 원인 유전자로 Ebp1 발견
기존 대뇌 중심의 연구에서 탈피하여 소뇌라는 새로운 부분에서 규명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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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조현병(Schizophrenia; SZ)은 망상, 환청, 와해된 언어나 행동, 정서적 둔마 등의 증상이 주로 나타나고,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는 질환이다.

조현병은 전체 인구의 1%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한 질환이며, 조현병의 발병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18년에만 121,439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발병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뇌에 이상이 생겨서 발생하는 생물학적 질환으로 보고 있다. 또한,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 스트레스 등 심리학적 원인 또한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조현병은 대뇌에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으나, 조현병 환자 MRI 분석 결과, 소뇌의 부피가 유독 많이 감소했다는 보고가 지속했다. 이후 소뇌 기능 이상과 발달성 정신질환과의 연관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지만, 그 병인과 치료법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미미한 상황이다.

소뇌는 알려진 것보다 많은 기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뇌에 이상이 생기면 자폐증, 조현병, 물질 사용 장애(substance use disorders)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반대로 소뇌의 활성화는 동기부여, 사회적·정서적 행동, 보상 학습 등과 연관될 수 있다. 모두 정신질환이 생겼을 때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런데, 조현병의 발병 원인을 기존 대뇌 중심의 연구에서 탈피하여 소뇌라는 새로운 부분에서 규명한 국내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주목을 끈다.
 

EBP1 결핍 마우스를 이용한 조현병 연구의 개념도(사진=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안지인 교수)
EBP1 결핍 마우스를 이용한 조현병 연구의 개념도(사진=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안지인 교수)

◇조현병 환자에서 소뇌의 크기가 감소하는 현상의 새로운 원인 유전자로 Ebp1 규명

한국연구재단은 안지인 교수(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제1저자 황인우 박사) 연구팀이 조현병 환자에서 소뇌의 크기가 감소하는 현상의 새로운 원인 유전자로 Ebp1과 그 기작을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선도연구센터(MRC) 및 중견연구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분자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에 2월 15일 온라인 게재 및 표지에 선정됐다.

Ebp1(ErbB3 binding protein-1)은 2019년에 추가된 조현병 환자의 엑손 시퀀싱으로 발견됐으며, 조현병의 새로운 분자 기전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음이 제시된 바 있다. Ebp1은 세포의 죽음을 방어하고 증식을 촉진하는 유전자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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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조현병은 대뇌를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어 왔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소뇌의 기능 저하가 조현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게티이미지뱅크

◇기존 대뇌 중심의 연구에서 탈피하여 소뇌라는 새로운 부분에서 규명

연구팀은 조현병 환자에게서 Ebp1 돌연변이(8번 아미노산과 183번 아미노산에서 단백질 전사가 종결됨)가 발견됨에 기인하고, Ebp1 뇌 특이적 결핍 마우스를 제작한 후 태어난 지 21일(소뇌 발달이 끝나는 시점)과 6개월 된 마우스의 뇌를 MRI를 이용하여 뇌 부위별 부피를 측정했다.

그 결과, 소뇌의 크기가 약 20% 감소했음을 확인했으며, 면역조직염색법 (Immunohistochemistry, IHC)을 이용하여 퍼킨지 세포의 수가 야생형 마우스 대비 50% 감소했음을 확인했다.

또한 조현병 증상을 확인할 수 있는 동물행동 실험인 선행자극 억제실험(Prepulse inhibition, PPI)에서 Ebp1 결핍 마우스는 야생형에 비해 그 수치가 약 87% 감소(낮을수록 조현병 증상 악화) 되어 있으며, 소뇌 기능인 운동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수행한 로타로드(Rotarod)에서는 결핍 마우스에서 약 70%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이에 연구팀은 소뇌 발달의 복구 및 조현병 증상의 완화를 확인하기 위해 임신한 Ebp1 결핍 마우스의 배아(E11.5) 소뇌에 자궁 내 전기천공법(In utero electrophoration)을 이용하여 Ebp1 야생형(WT)과 돌연변이형을 각각 다시 발현시킨 후 태어나게 했다.

생후 한 달 뒤 소뇌 발달과 조현병 증상을 확인했는데, Ebp1 야생형이 주입된 마우스는 정상적인 소뇌 발달과 조현병 증상이 완화했지만, 돌연변이는 주입한 마우스는 여전히 발달 이상 및 조현병 증상을 보였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Ebp1의 결손/기능이상이 조현병 발병의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성균관대 의과대학 안지인 교수는 “이번 연구의 성과는 크게 두 가지로, 첫째는 유전적 소인이 주된 발병 원인인 조현병에서 Ebp1이라는 새로운 유전적 요인을 발견한 것이며, 둘째는 소뇌와 조현병의 연관성을 연구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소뇌는 운동성을 조절하는 부위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 인지기능 및 신경계 질환과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조현병은 대뇌를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어 왔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소뇌의 기능 저하가 조현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안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가 조현병의 새로운 치료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또한 정신성 질병들도 환자 맞춤형 관점에서 접근하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다만 향후 실용화 및 치료제에 적용은 실제 임상적 치료 전략을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한 후속 연구의 추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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