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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美바이오젠 인수설 부인∙∙∙제약∙바이오업계의 구체적인 밑그림 나올까?
삼성, 美바이오젠 인수설 부인∙∙∙제약∙바이오업계의 구체적인 밑그림 나올까?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12.30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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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젠 인수 관련 내용은 사실 아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바이오젠, 합작법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삼성, 제2의 반도체로 바이오산업 선택∙∙∙바이오 기업과 M&A 가능성↑
사진=바이오젠
(사진=바이오젠)

[바이오타임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바이오기업 바이오젠(Biogen) 인수설을 부인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0일 “(언론에 보도된 바이오젠 인수와 관련된) 해명 공시”라며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님을 알린다”고 공시했다. 

앞서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바이오젠 지분 인수를 위한 사전 검토를 마치고 협상에 들어갔다. 거래 대상은 바이오젠의 시가총액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해 최대 50조 원이다. 바이오젠 주요 주주는 미국 투자사 프라임캡 매니지먼트와 블랙록, 맹가드, 스테이트스트리트, 웰링턴 등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이 부회장이 북미 출장길에 오르며 모더나(Moderna)를 방문했던 만큼, 이번 인수설은 제약∙바이오업계에 대한 구체적인 밑그림을 예고하는 셈”이라며 “삼성이 바이오젠과의 탄탄한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제약∙바이오업계에서의 지위를 견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바이오젠 인수를 고려할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했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젠’은 어떤 기업?

바이오젠은 1978년 노벨 화학상과 생리의학상을 각각 받은 월터 길버트(Walter Gilbert)와 필립 샤프(Phillip Sharp)가 설립한 바이오테크 기업이다. 다발성 경화증 , 척수성 근위축증 등 신경질환 바이오 신약을 개발하고 있으며 확보 중인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만 33개로 알려졌다. 

특히 바이오젠이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Aduhelm, 성분명 아두카누맙)이 지난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판매승인을 받았다. 아두헬름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을 뇌에서 제거하는 단일클론항체 약물이다. 

하지만 지난달 아두헬름이 중증 부작용 이슈로 논란에 휩싸였다. 75세 알츠하이머 환자가 아두헬름 복용 후 부작용으로 입원했지만, 출혈 및 뇌부종 진단을 받고 사망했다. 

당시 바이오젠 측은 “사망 사례를 보고한 의료진 및 글로벌 허가당국과 긴밀한 논의를 통해 이번 증례를 자세히 분석 중에 있다”며 입장문을 내고 조사에 착수했다. 

최근에는 바이오젠이 아두헬름 ‘시판 후 임상시험’ 임상 4상을 내년에 시작한다고 밝혔지만, 부작용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는 모양새다. 결국 바이오젠의 매출 부진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젠으로부터 임상 데이터를 받기까지 약 4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두헬름의 저조한 실적에 바이오젠 내부에서도 인력 축소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부작용 논란은 장기화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삼성-바이오젠, 삼성바이오에피스 공동 설립∙∙∙성장동력 확보 전략?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설이 나온 이유로 삼성과 바이오젠이 그동안 파트너십을 견고하게 쌓아온 점, 삼성이 ‘제2의 반도체’로 바이오산업을 선택한 점 등으로 꼽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은 지난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동으로 설립하며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이 각각 50%+1주, 50%-1주씩 보유하고 있다. 

다만,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두고 양측은 지난해 12월부터 국제 중재 분쟁을 벌이고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출범한지 10년이 채 되지 않은데도 전 세계적으로 판매 허가를 받은 바이오시밀러가 6개, 파이프라인이 10개에 달한다”면서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잠재적 경쟁자로 본 바이오젠은 신약 개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최근 삼성이 ‘제2의 반도체’로 바이오산업을 언급해 온 만큼, 제약∙바이오업계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바이오젠 인수를 추진한다는 게 바이오업계의 시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0월 고(故) 이건희 회장 1주기를 맞아 ‘뉴 삼성’으로의 도약을 강조했고 올해 대대적인 인사제도 개편을 예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오산업을 중심으로 그룹 내에 새로운 판이 짜여질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관측이다. 

한편 제약∙바이오업계는 바이오젠이 아니더라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해외 바이오 기업과의 M&A를 조만간 추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앞서 미국 제약∙바이오 전문 매체 <피어스파마>는 지난달 해외 기업과의 M&A를 통해 해외 사업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미국과 유럽에 그린필드(현지 생산시설 설립) 투자와 M&A를 고려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존림 대표는 “앞으로 10년은 더욱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통해 고품질 바이오의약품을 더 많은 환자에게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며 “CMO 능력과 CDO, 생물학적 안정성 시험 역량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려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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