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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한 방울로 알츠하이머병 조기진단 가능, 원리는?
혈액 한 방울로 알츠하이머병 조기진단 가능, 원리는?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1.12.20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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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바이오, 세계 최초로 혈액 이용해 알츠하이머병의 진단 돕는 키트 상용화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아
기존 PET 검사보다 10분의 1 가격 수준, 혈액 진단으로 환자에게 편의성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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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세계보건기구(WHO)의 자료에 따르면 치매 인구는 지난해 5,500만 명에서 2030년 7,800만 명으로 42%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 치매 환자 증가율도 연평균 16%에 달할 정도로 가파르며, 치매 유병률 역시 높아 65세 이상 노인의 10명 중 1명이 앓고 있다.

치매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그 원인에 따라 구분하는데, 약 62% 이상이 알츠하이머성 치매다.

알츠하이머병은 발병 원인이 불명확하고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어 완벽한 예방 및 치료를 할 수 없다. 이에 지금까지는 조기진단을 통해 관리 및 진행을 늦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치매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알츠하이머는 베타-아밀로이드(Aβ) 반점(plaque)과 타우(Tau) 신경 섬유 엉킴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발병 원인은 뇌 속 아밀로이드, 콜린성 뉴런, 수상돌기 뉴런, 미토콘드리아, 대사 이상, 그 외에 산화 스트레스와 신경염증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연결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다양한 장애 요인으로 인하여 근본적인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실정이다.

치매는 조기에 발견하면 증상 완화 및 경과 둔화가 가능해 진단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알츠하이머 진단 시장은 연평균 8.1% 성장해 오는 2022년 약 4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에서는 지난해 10월 알츠하이머 조기 혈액 진단 시장이 열리며, 알츠하이머 진단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피플바이오)
(사진=피플바이오)

◇피플바이오, 세계 최초로 혈액 이용해 알츠하이머병의 진단 돕는 키트 상용화

우리나라 기업인 피플바이오는 세계 최초로 혈액을 이용해 알츠하이머병의 진단을 돕는 키트를 상용화됐다. 이 기술은 지난 12월 15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았다.

피플바이오는 퇴행성 뇌 질환 혈액 기반 조기진단 전문기업이다. 피플바이오의 혈액 기반 알츠하이머병 조기진단 키트 ‘MDS-OaβTest’는 알츠하이머병 의심 환자의 혈장에 존재하는 혈액 내 베타-아밀로이드의 올리고머화 정도를 측정해 발병 위험도를 측정하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바이오마커인 아밀로이드 베타의 올리고머화 정도를 혈액검사를 통해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기 약 15~20년 전 알아내, 알츠하이머병의 조기진단을 돕는다.

이 알츠하이머병 조기진단 키트에는 MDS 기술이 적용됐다. MDS(Multimer Detection System, 멀티머 검출시스템) 기술은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변형 단백질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차세대 분석기술로, 기본적인 항원-항체 반응의 샌드위치 ELISA 검사법을 응용했다.

기존 ELISA는 포획 항체와 검출 항체가 인식하는 항원 결정 부위가 떨어져 있어 항원의 형태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고, 다양한 크기와 형태로 존재하는 단백질을 측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피플바이오의 원천기술인 MDS는 포획 항체와 검출 항체의 항원 인식 부위를 겹치도록 구성해 멀티머 형태의 단백질만 선별하여 검출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 혈액진단키트(사진=피플바이오)
알츠하이머병 혈액진단키트(사진=피플바이오)

◇기존 PET 검사보다 10분의 1 가격 수준, 혈액 진단으로 환자에게 편의성 제공

기존 알츠하이머 진단에는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가 사용되는데, 국내에서의 비용은 120만~180만 원이고 해외는 4,000~5,000달러로 가격이 비싸고 방사선 노출 위험도 존재한다.

피플바이오 제품은 10분의 1 가격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과 혈액 진단으로 환자의 편의성도 보유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지난 10월 C2N이 뇌의 아밀로이드 플라그 침착을 예측하는 혈액 진단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60세 이상의 686명 환자 검사 결과 민감도(양성 판별률) 92%, 특이도(음성 판별률) 76%였다. 검사 비용은 1,250달러다.

이와 비교해 피플바이오의 혈액 기반 진단 플랫폼은 국내 52명 환자 대상 검사 결과 민감도 100%, 특이도 92.3%였다. C2N 대비 환자 수는 적었지만, 예측 결과는 우수했다.

피플바이오는 SCI급 국제학술지인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과 전문 학술지인 알츠하이머병 연구 및 치료(Alzheimer’s Research & Therapy) 등에 논문을 발표해 혈액 기반 진단 플랫폼인 MDS의 효과와 유용성을 입증했다.

피플바이오는 논문을 통해 회사의 MDS 플랫폼으로 측정한 혈중 올리고머화 아밀로이드 베타 정도가 뇌 아밀로이드 상태를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유용한 혈액검사임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해당 플랫폼은 지난 2018년 식약처로부터 최초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현재 국내 주요 검진센터들과 손잡고 조기 검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피플바이오는 이번 보건복지부의 신의료기술평가 과정에서 아밀로이드 PET 영상 검사와 뇌척수액 검사 등 기존 정밀 검사법들과 비교해 상관성이 있음을 평가받았고, 진단 정확성을 갖춘 간편한 혈액검사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이번 신의료기술 인정을 통해서 검진 센터뿐만 아니라 병·의원에서도 사용이 가능해졌다.

피플바이오의 혈액 기반 알츠하이머병 조기진단 키트는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해외 시장 진출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 11월 싱가포르 올에이츠社와 공급계약을 맺었으며, 유럽 진출을 위해 CE 인증도 받았다. 현재 프랑스 클리니사이언시스社와 계약을 맺어 유럽 시장에서도 곧 시범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또한, 피플바이오 알츠하이머 제품의 검사 횟수는 누적 약 2만 건으로 2022~2023년경 충분한 데이터가 확보되면 보험 급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손익분기점 도달, 2022년 국내 120만~150만 건 테스트를 목표하고 있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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