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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라레연구소, “최고의 감마선 영상화 기술로 암 정복을 꿈꾼다”
[인터뷰] 아라레연구소, “최고의 감마선 영상화 기술로 암 정복을 꿈꾼다”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1.11.15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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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에서 스핀오프한 딥테크 스타트업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가진 초소형 감마카메라 개발
글로벌 최소 절제 수술용 영상 장비 시장 도전
암 정복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꿈
이학재 아라레연구소 대표(사진=아라레연구소)
이학재 아라레연구소 대표(사진=아라레연구소)

[바이오타임즈] 최근 ‘최소 암 절제술’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환자별 맞춤형 절제술을 제공해 정상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목적이다.

과거, 암의 전이 여부를 명확히 몰랐을 때는 과다 절제로 정상조직까지 잘려져 부작용이 크고 삶의 질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고, 과소 절제하게 되면 암의 재발 우려가 높아 생명을 위협하는 문제를 초래했다.

최소 암 절제술을 위해서는 암이나 전이의 가능성이 높은 관심 조직들을 수술실에서 실시간으로 정확히 영상화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이미 다국적 의료기기 회사들은 최소 절제술용 영상화 장비의 개발에 매진하고 있으나, 이들이 개발하고 있는 근적외선 형광 영상 장비들은 인체 내부 깊숙한 곳의 암이나 관심 조직들은 놓칠 수밖에 없는 투과력의 한계를 갖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최소 절제 수술용 영상화 장비로 감마카메라가 주목받고 있다. 인체 장기에 방사성 의약품을 투여하면 감마선이 나오는데, 이후 감마카메라로 인체의 장기들을 회전하면서 연속 촬영해 단층 영상들을 얻으면, 이를 3차원 영상화함으로써 병변을 진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병원에서 사용하는 감마카메라는 GE, 필립스, 지멘스와 같은 글로벌 영상기기 회사들이 독과점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 진입장벽이 높은 데다가, 기존 감마카메라는 수술실에서 사용하기에 불가능할 정도로 크기가 크고 감마선 검출기의 해상도가 약 3mm 수준으로 매우 낮아 최소 절제 수술 전용 감마카메라 개발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국내 딥테크 스타트업이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가진 초소형 감마카메라를 개발해 글로벌 최소 절제 수술용 영상 장비 시장에 도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바로 감마선 카메라와 방사선 모니터링 시스템을 만드는 아라레연구소(대표 이학재)다.

2016년 1월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에서 스핀오프한 아라레연구소는 막강한 맨 파워를 기반으로 한 기술력으로, 일반 감마카메라 해상도의 약 5배에 달하는 0.6mm 수준의 초고해상도 감마카메라를 1kg 이내의 초소형 크기와 무게 안에 구현해냈다.

또한 수년간 대학 연구팀 및 병원 임상팀과 함께 감마선 렌즈(콜리메이터) 및 센서 설계부터 신호처리 회로까지 수술용 장비에 필요한 모든 감마선 영상화 핵심기술들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개발했으며, 이를 탑재한 세계 최초의 가시광/형광/감마선 3중 모달리티의 영상화가 가능한 복합 이미징 시스템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로봇수술용 감마카메라를 출시를 목표로 연구와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아라레연구소 이학재 대표로부터 최소 절제 수술용 감마카메라의 경쟁력과 아라레연구소의 기술력, 그리고 향후 회사가 꿈꾸는 미래의 모습에 관해 들어보았다.
 

아라레연구소에서 개발한 최소절제 수술용 감마카메라 프로토타입(사진=아라레연구소)
아라레연구소에서 개발한 최소절제 수술용 감마카메라 프로토타입(사진=아라레연구소)

◇아라레연구소라는 이름이 지니고 있는 뜻이 궁금하다

아라레연구소는 Advanced Radiological Sciences Laboratory의 약자로, 이름대로 방사선 과학 분야의 연구 개발을 통해 개발된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사실, ‘아라레’라는 동명의 애니메이션 캐릭터도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연구 개발은 재미있지만, 그 과정 자체는 상당히 고통스러운 일이 많다. 현실은 조금 힘들더라도 만화에 그려진 마을 사람들처럼 항상 즐겁게 연구하자는 마음으로 아라레연구소라고 이름 지었다.

◇고려대 바이오의공학부에서 스핀오프한 기업으로, 맨파워가 상당하다고 들었는데...

고려대에서 방사선 영상학을 전공한 공학박사이고, 졸업 후 연구교수로 재직하면서 감마선 영상화 기술을 고도화하여 아라레연구소를 창업하다 보니 고려대 출신 교수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우선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 교수님이자 의료영상 소프트웨어 분야의 권위자인 이기성 이사님과 방사선 검출기 분야 전문가인 염정열 이사님이 아낌없이 기술지원을 해주시고 있다. 또한 최소 절제암 수술 중에서도 폐암 수술 분야 권위자인 김현구 고려대 구로병원 흉부외과장님과 그 연구팀에서 아이디어 도출 및 임상/전임상 실험까지 너무나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의료기기사에 20년간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자체 제작한 모듈을 납품한 경력을 가진 문종국 대표님이 최근 우리 회사에 이사진으로 참여하시면서 제품 품질 및 글로벌 네트워크 부분을 보완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국내 방사선 과학 분야의 수많은 교수님들과 연구자분들께서 “아라레연구소시 있다.

◇최소 절제 암 수술용 감마카메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감마카메라는 뇌질환, 심장질환 진단에 주로 사용되는 대형 의료영상기기로 일반적으로 대형병원의 핵의학과에서 사용하는 장비다. 대학원 연구실에서 감마카메라의 영상 품질을 개선하면서도 다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작은 모듈형 장비를 개발하던 중, 최소 절제 암 수술을 위한 광학 영상 기기를 개발하고 있던 고대 구로병원 김현구 교수님과 지금은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사업단 단장을 맡고 있는 고려대 김법민 교수님을 뵙게 되었다. 당시 두 교수님께서 가시광/근적외선 형광 기반 최소 절제 암 수술용 영상기기를 개발했는데, 광학 기술만으로는 5mm 이상의 깊이에 있는 관심 조직을 탐지하지 못하는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때 두 분은 깊이 있는 조직을 검출해 내기 위해 감마선을 영상화할 수 있는 모듈을 추가하고자 국내외 제품이나 연구팀을 수소문해봤지만, 워낙 감마카메라의 기술 난이도가 높은 편이라 파트너를 구하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바로 옆방에서 상용화 수준의 기술을 축적해두었던 우리를 나중에야 찾게 되면서, 최소 절제암 수술용 영상기기 연구팀에 맨 마지막으로 합류하게 되었다. 그동안 두 교수님이 연구 개발한 수많은 자료를 공부하면서 우리의 기술이 수많은 암 환자들의 고통을 크게 줄여줄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그 후 본격적인 관심을 갖고 비즈니스에 뛰어들게 됐다.
 

2020 부산원자력산업전에 참가한 아라레연구소(사진=아라레연구소)
2020 부산국제원자력산업전에 참가한 아라레연구소(사진=아라레연구소)

◇최소 절제 암 수술용 감마카메라의 개발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개발 과정은 언제나 어렵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어려웠던 순간을 하나 꼽으라면 우리가 가진 모든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기술들을 구겨 넣은 감마카메라에서 엄청난 해상도를 가진 영상을 얻었을 때였다. 실제 GE, 필립스, 지멘스에서 만든 감마카메라는 3~4mm 정도의 해상도가 나오고, 상용화 장비 중 제일 높은 해상도의 장비가 1.8mm 수준인데, 우리가 개발한 모델에서 0.6mm 수준의 고해상도 영상이 나왔다. 이 해상도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영상이라 제대로 구현한 것이 맞는지 외부 전문가들로부터 검증이 필요했다. 그런데, 확실한 답변을 줄 만한 주변의 연구자가 없어 고민하던 찰나, 다행히 올해 초 지도교수님의 지도교수님이 계신 워싱턴대학교 연구팀에서 결과를 확인해줘 그다음 상용화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

◇아라레연구소의 기술력은 글로벌 수준과 비교해 어느 정도인가

감마선 이미징 기술은 광자계수형(Photon Counting) 검출 기술을 이용한다. 디지털카메라와 비슷하게 동작하는 X-선 영상기기와는 달리, 입사된 감마선 광자 하나하나를 잡아내서 감마선 광자의 에너지, 시간 및 위치정보를 분석해 내는 매우 높은 수준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이 사용된다. 특히, 감마카메라가 촬영하는 감마선원은 주로 원자력발전의 부산물로 만들어지는데, 원자력 발전소 및 고도의 방사선 기술을 확보한 일부 국가에서만 연구 및 개발이 가능하기에 기술적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포함하더라도 경쟁자가 많지 않은 블루오션 시장이다. 더욱이 이 분야에서 우리는 소형화 고해상도 영상화 분야에 특화되어 있으며, 앞서 설명한 것처럼 상용화된 제품 중에서는 최고의 성능을 보이는 높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경쟁 업체 대비 아라레연구소 만의 경쟁력과 장점은?

아라레연구소가 현재 준비하고 있는 가시광/근적외선형광/감마선 영상 모두를 제공할 수 있는 3중 영상기기가 시장에 출시되면 세계 최초의 장비가 될 예정이다. 현재 Stryker, Olympus, Medtronic, Karl Stoltz 등 글로벌 의료기기업체에서 내놓고 있는 최신 수술용 영상기기들은 모두 2중 영상기기로, 감마선 영상까지 제공하는 제품은 없다. 더욱이 우리가 개발한 감마카메라는 소형화, 모듈화 되어 개발되었기 때문에 기존 2중 영상기기에 쉽게 탑재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기존 광학 기술만 갖추고 있는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에 B2B 형태로도 비즈니스가 가능하다.

◇제품 상용화까지 연구, 개발 비용은 어떻게 충당하고 있나

창업 초기, 특허에 대한 기술성을 인정받아 2018년 4월 기술보증기금의 유-테크 밸리(U-Tech Valley) 사업을 통해 초기 연구 개발 자금을 융통할 수 있었고, 지난해 2월에는 DS&Partners로부터 씨드 투자를 유치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상용화 작업에 돌입하기 위해 생산공정 및 인력확보가 필요해 현재 시리즈A급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드론 기반 방사능 모니터링이 가능한 울트라 컴팩트 감마카메라(사진=아라레연구소)
드론 기반 방사능 모니터링이 가능한 울트라 컴팩트 감마카메라(사진=아라레연구소)

◇최소 절제 수술용 영상기기 시장 규모와 성장 가능성은?

시장조사 자료에 따르면, 최소 절제 수술용 글로벌 영상기기 시장은 현재 약 3조 원 수준이며, 연평균 약 7.1%씩 고속 성장 중이다. 실제 현장에 계신 외과 교수님들 말씀으로는 최근 다양한 수술에 근적외선 영상기술이 도입되면서 2중 모달리티 영상기기로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부분은 시장조사 자료에는 아직 반영되지 못했다. 더욱이 근적외선 형광 영상이 가지는 깊이의 한계에 관한 다양한 연구 논문이 계속 보고되고 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3중 영상기기의 성장 가능성은 더욱 크다고 판단된다.

◇아라레연구소가 현재 준비 중이거나 개발 중인 프로젝트도 알려달라

핵 안전 및 국가 안보 분야에 활용이 가능한 방사선 영상화 시스템을 출연연들과 함께 개발하고 있다. 사실 이 분야의 시장성은 의료기기 시장의 약 10배 정도에 달할 정도로 크다. 다만, 안보와 관련된 기술들이라 프로젝트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

의료용 분야에서는 로봇수술용 감마카메라를 후속모델로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감마카메라를 직경 12mm, 길이 30mm 실린더 안에 집어넣어야 하는데, 이 안에 감마선 영상화를 위한 초고해상도 검출기를 넣을 수 있는 핵심기술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2024년 세계 최초의 로봇수술용 감마카메라를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에 매진 중이다.

◇아라레연구소가 이루고 싶은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아라레연구소는 궁극적으로 암 정복을 위한 기술개발을 목표로 하고 한다. 지금까지 외과적 수술용 영상기기 기술만 보여드렸는데, 꿈의 암 치료기라 불리는 양성자 및 중입자치료기의 정밀도를 높이는 영상화 기술도 국내외 연구팀과 함께 개발 중이며, 최근 주목받고 있는 면역-방사선 병행치료와 관련된 기술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암으로부터 고통받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 그리고 앞으로 발생할 더 많은 암 환자들을 위해 진일보한 기술들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도록 하겠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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