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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울제로 코로나19 치료”, 美 연구팀이 밝힌 ‘플루복사민’ 효능은?
“항우울제로 코로나19 치료”, 美 연구팀이 밝힌 ‘플루복사민’ 효능은?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10.29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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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고위험군 환자에 플루복사민 투여
“투여 그룹 11%, 미투여 그룹 16%가 입원 통한 치료 필요”
연구팀, “상용화 위해 추가 연구 필요”∙∙∙부작용 주의 당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항우울제로 알려진 ‘플루복사민’(fluvoxamine)이 코로나19에 따른 입원율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영국 의학 학술지 <랜싯 글로벌 헬스(The Lancet Global Health)>는 코로나19 고위험군 환자에게 플루복사민을 10일 동안 매일 투여한 결과, 증상이 악화하거나 입원하는 비율이 줄었다고 발표했다. 

미국 워싱턴대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연구팀은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브라질에서 약 1,500명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연구는 플루복사민의 항염증 및 항바이러스 특성이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참가자는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면서 중증 위험이 큰 평균 연령 50세의 성인이다. 

참가자 중 절반은 플루복사민 100mg을, 나머지는 가짜약을 10일 동안 투여했다. 연구팀은 이후 28일 동안 이들의 증상을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플루복사민 복용 그룹에서는 11%가, 가짜약 복용 그룹에서는 16%가 응급실이나 입원을 통한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은 각각 1명, 12명씩 나왔다. 

안젤라 라이어슨(Angela Reiersen) 부교수는 “플루복사민은 코로나19로 인해 생기는 사이토카인이라는 염증 분자의 생성을 억제한다”며 “의사가 코로나19 감염 초기의 일부 환자나 고위험군 환자에게 플루복사민을 처방하도록 설득하는 데 충분한 결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공동연구를 진행한 미네소타대 의대 데이비드 불웨어(David Boulware) 교수는 “팬데믹 초기에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에 비하면 꽤 괜찮은 결과”라며 “코로나19를 치료받은 사람 20명당 한 명 정도는 효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플루복사민 부작용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플루복사민은 강력한 세로토닌 재흡수를 억제하는 항우울제로 강박증, 공황장에,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치료에 사용된다. 

미국정신과협회(NAMI)에 따르면 플루복사민은 일반적으로 두통, 메스꺼움, 설사, 현기증 등을 일으키며 일부는 오르가슴이나 사정 지연 등 성적인 것과 관련된 부작용도 나타났다. 드문 경우 나트륨 혈중 수치를 낮추거나 발작, 출혈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러나 NAMI는 환자가 플루복사민을 계속 복용한다면 성적인 부작용을 제외한 다른 문제는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았다.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의과대학 전경(사진=워싱턴대학교)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의과대학 전경(사진=워싱턴대학교)

◇상용화 기대해도 될까?

한편 제약∙바이오 업계는 플루복사민이 코로나19 치료제로 활용하기에 충분히 가치있다고 보고 있다. 플루복사민은 이미 식품의약국(FDA)에서 항우울제로 승인받았기 때문에 의사는 임상적 판단에 따라 코로나19 치료제로 플루복사민 처방이 가능하다. 

다른 약물에 비해 가격이 싼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보통 알약으로 된 플루복사민의 10일 치 처방 가격은 4달러(약 5,000원) 정도 된다. 항체 IV 치료비는 2,000달러(약 235만 원), 머크(Merck)의 코로나19 실험용 항바이러스제는 1회당 700달러(약 82만 원)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플루복사민의 안전성, 내약성, 용이성, 비용 효율성 등을 볼 때 백신 접종률이 낮거나 자원이 부족한 일부 지역에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몇몇 연구기관의 임상 관리에 대한 국가적, 국제적 가이드라인 제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플루복사민의 내성과 관련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일부 참가자는 임상 시험 중 부작용으로 복용을 중단했다. 게다가 이번 임상 시험이 백신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만큼, 백신 접종자를 대조군으로 둔 시험도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에게 플루복사민을 소량만 투여해도 치료에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도 시험 중이다. 해당 임상 시험은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미네소타대가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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