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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속 미세 플라스틱 걱정 그만, 세안용 생분해 마이크로비즈 개발
화장품 속 미세 플라스틱 걱정 그만, 세안용 생분해 마이크로비즈 개발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1.10.1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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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연, 게 껍데기서 추출한 키토산 천연물질 활용해 마이크로비즈 대체 물질 개발
탁월한 세정력은 물론 중금속 함유 미세먼지도 제거
사용 후 생분해되어 미세플라스틱 오염 없어...세안제 시장에 적용 가능
게티이미지뱅크
마이크로비즈는 세안제나 비누, 화장품, 치약 등에 글라이딩 효과나 세정력에 도움을 주지만, 강이나 바다로 흘러 들어가 수질 오염 및 수생 동물 생태계를 교란한다ⓒ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마이크로비즈란 최대 직경이 5mm 미만 크기의 미세 플라스틱으로, 주로 폴리에틸렌과 같은 석유화학 성분으로 만들어진다.

마이크로비즈는 세안제나 비누, 화장품, 치약 등에 글라이딩 효과나 세정력에 도움을 주지만, 문제는 사용 후에는 강이나 바다로 흘러 들어가 수질 오염 및 수생 동물 생태계를 교란한다는 점이다.

만약 플랑크톤이 마이크로비즈를 먹이로 착각한다면, 상위 포식자를 통해 결국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유엔환경계획위원회에서는 이러한 마이크로비즈를 ‘죽음의 알갱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세계 각국은 미세플라스틱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마이크로비즈의 사용을 규제하는 법안을 만들었으며, 국내에서도 2017년 미세플라스틱 규제 관련 개정안을 고시하여 씻어내는 화장품과 일부 구강용품에서 마이크로비즈가 전면 금지됐다.

기존의 석유계 플라스틱에 기반한 마이크로비즈의 사용이 금지되면서 해양생태계는 보호할 수 있지만, 환경오염이 없고 세정력도 좋은 천연성분의 마이크로비즈에 대한 니즈는 지속해서 대두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미세 플라스틱 ‘마이크로비즈’를 생분해 소재로 대체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박제영, 오동엽, 황성연 박사팀과 포항공대 황동수 교수 공동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결과가 ‘Green Chemistry’ 9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되었다(사진=한국화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박제영, 오동엽, 황성연 박사팀과 포항공대 황동수 교수 공동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결과가 ‘Green Chemistry’ 9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되었다(사진=한국화학연구원)

◇화학연, 게 껍데기서 추출한 키토산 천연물질 활용해 마이크로비즈 대체 물질 개발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미혜) 박제영, 오동엽, 황성연 박사팀과 포항공대 황동수 교수 공동 연구팀은 게 껍데기에서 추출한 키토산 천연물질을 활용한 마이크로비즈 대체 후보물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를 통해 세정력이 좋으면서도 환경오염이 없는 자연 분해성 세안용 마이크로비즈를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한국화학연구원 주요 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산업 핵심 기술개발 사업으로 수행됐으며, 녹색 화학 분야 최고권위지인 영국왕립화학회 ‘그린 케미스트리(Green Chemistry, IF: 10.182)’ 9월호의 표지논문에 게재됐다.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에서 개발한 ‘생분해 마이크로비즈 시제품’ 실제 사진(사진=한국화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에서 개발한 ‘생분해 마이크로비즈 시제품’ 실제 사진(사진=한국화학연구원)

연구팀은 해양 천연물질인 키토산 고분자를 활용하여 단단한 구형의 ‘키틴(chitin) 마이크로비즈’로 제조하고 뛰어난 오염물질 세정 성능을 확인했다.

클렌징용 연마제로서의 키토-비즈 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피부에 바른 워터프루프 아이라이너의 제거 실험을 수행했다. 액체 비누에 적용하여 같은 힘으로 세정했을 경우 ▲마이크로비즈가 없는 경우 보다 약 2배, ▲금지된 미세 플라스틱 성분의 유해 마이크로비즈를 사용했을 경우 보다 약 1.2배 빠른 속도로 오염물을 제거했다.

아울러 키토-비즈는 표면에 존재하는 극성으로 중금속 이온도 제거할 수 있었다. 이러한 특성은 피부에 달라붙는 중금속 함유 미세먼지 제거에 효과적이다.

특히,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 실험으로 키토-비즈의 생분해성을 평가한 결과 미생물 대사에 의해서 자연 분해되는 것을 확인했고, 해수에서 1개월 내외에 90% 이상 분해됐다. 반면 비교 실험으로 비분해성으로 알려진 폴리에틸렌 비즈는 전혀 분해되지 않았다.
 

비분해성 마이크로비즈와 생분해 마이크로비즈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비교(사진=한국화학연구원)
비분해성 마이크로비즈와 생분해 마이크로비즈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비교(사진=한국화학연구원)

◇사용 후 생분해되어 미세 플라스틱 오염 없어...세안제 시장에 적용 가능

기존의 연구에서는 키토산, 키틴 천연고분자를 이용하여 식품이나 의료용 소재로 활용했는데, 이번 연구는 처음으로 일상 생활용품에 쓰일 수 있는 마이크로비즈로 제조했고 세안제로서의 기능성, 생분해성에 관한 연구를 수행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단, 이번 연구는 가능성 확인을 위한 시제품 제조 수준의 연구로 실용화를 위해서는 국내 기업의 기술이전 및 상용화 연구 참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연구에서 사용된 키토산, 키틴은 자연에서 분해되는 천연고분자라 현재로서는 규제 대상이 아니지만, 해당 기술을 적용하여 제품화 할 경우 환경부의 규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화학연 박제영 박사는 “본 연구에서 제조한 마이크로비즈는 생분해성과 세정력을 모두 만족함으로써 환경오염이 없는 착한 소재라는 의미를 지닌다”라며 “연간 키토산 생산량은 6만 톤 수준으로 제품개발 완료 시 안정적인 생분해 마이크로비즈 생산이 가능하여 제품의 퀄리티 확보가 용이하다. 202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5.7%, 시장 규모 한화 40조 원 규모로 성장하는 세안제 시장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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