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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파, 인간을 읽어내는 첨단 기술로 발전하다
뇌파, 인간을 읽어내는 첨단 기술로 발전하다
  • 정민구 기자
  • 승인 2021.10.13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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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과 언어 능력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
엘론머스크, 뇌와 컴퓨터 연결하는 브레인 칩 기술 개발 중
미 육군, 시각적 반응으로 뇌파 확인 가능한 기술 개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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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최근 뇌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뇌파는 뇌세포 사이에 오고 가는 미세한 전기 신호 파동으로 뇌 과학이 발전하면서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뇌파는 뇌 질환을 진단하는 의학이나 인간의 마음을 읽는 심리학, 언어 능력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또한, 기계가 뇌파로 마음을 읽어 장애인이 생각만으로 전동 휠체어를 조종하는 등 최첨단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뇌파란 무엇인가?

뇌파는 뇌가 작동하는 메커니즘과 관련이 있다. 인간의 뇌는 약 1,000억 개의 뇌세포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 수많은 ‘뇌세포’를 뉴런이라 하는데, 각 뉴런의 수상 돌기와 축삭 돌기가 밖으로 뻗어 나와 다른 뇌세포와 연결된다. 뉴런 간의 연결을 ‘시냅스’라고 한다. 우리 뇌에는 약 100조 개의 시냅스가 존재하며, 모든 뇌세포가 상호유기적인 관계로 얽혀있다.

뉴런은 시냅스를 통해 전기 신호를 주고받는다. 이 과정에서 전기적 파동이 발생하는데, 뇌세포 하나에서 발생하는 파동의 세기는 미약하지만, 수만 개의 뇌세포가 동시에 전기 신호를 내보내면 측정이 가능할 정도의 파동이 된다. 이를 뇌파라 한다.

뇌파는 1875년 영국의 생리학자 R. 케이튼 박사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 그는 토끼나 원숭이의 대뇌피질에서 나온 미약한 전기 파동을 검류계를 통해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동물실험을 통해 포유류의 뇌를 탐구한 것이다. 이어 1924년 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한스 베르거는 머리에 외상을 입은 환자의 뇌파를 측정하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두피에 전극을 얹기만 해도 신호가 측정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뇌파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우리가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았을 때 나타난다. 예를 들어 하얀 벽면을 보고 있다가 갑자기 벽면에 빨간 점이 나타나면 뇌가 빨간 점을 인식하게 되고 이때 뇌파가 발생하는 것이다.

반면 외부의 자극 없이도 나타나는 뇌파가 있다. 이 뇌파는 뇌의 자체적인 활동으로 인해 나타나는데, 1초에 진동하는 횟수(주파수)에 따라 델타파, 알파파, 세타파, 베타파, 감마파 등 총 다섯 종류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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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파 연구, 어디까지 갔나?

미국의 기업가이자 발명가인 엘론 머스크는 사람의 머리에 칩을 심어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 중인데, 이를 브레인 칩(Brain Chip)이라고 한다. 지난해 8월 머스크가 만든 또 다른 회사, 뉴럴링크(Neuralink)는 브레인 칩의 임상 시험으로 돼지의 뇌에 동전 크기의 신호 수집기를 삽입해 외부 컴퓨터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실험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하기도 했다.

이 장치는 지난해 7월 미국의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으며, 머스크는 사람 뇌에도 브레인 칩을 이식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생각만으로 스마트폰을 조작하거나 환자들이 수족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일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하지만 엘론 머스크의 브레인 칩은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뇌파는 측정할 수 있지만 이를 분석하는 기술은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유의미한 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컴퓨터도 아직 없다. 단순히 뇌파를 측정하고 컴퓨터로 신호의 여부만 확인할 뿐이다. 따라서 심전도 측정이나 심박 수, 체온 이상의 정보를 제공하지는 못한다.

미군은 엘론 머스크보다 현실적으로 뇌파를 적용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미군이 개발한 기술은 굳이 뇌에 칩을 심지 않고도 시각적 반응으로 뇌파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의 언론사인 폭스 뉴스(Fox News)는 미 육군이 사람의 시각적 반응과 뇌파를 연계해 적이나 목표물을 추적하거나 공격하는 최첨단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 육군 연구소와 과학자들이 개발 중인 이 기술은 인간의 뇌에서 전기화학 신호를 측정하고 분석해 전송까지 가능하다. 이 기술이 실전에 투입된다면 더욱 빠르고 신속한 군사 작전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뇌졸중으로 말을 할 수 없는 사람의 뇌파 활동을 문장으로 바로 출력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지난 7월 14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페이스북 리얼리티 랩과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연구팀은 공동 연구로 ‘브레인 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환자의 뇌 외피에 전극을 이식하는 방법으로 인공지능(AI)이 뇌파 활동을 문장으로 해독한다. BCI는 뇌 신호를 통해 1분에 최대 100개 단어를 출력할 수 있으며, 분당 15개 단어로 출력하는 경우 정확도는 평균 74%로 높은 편이다.

이렇듯 뇌파를 활용한 기술은 점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또한, 뇌파를 읽고 분석하는 컴퓨터 역시 개발이 한창이다. 현재 뇌파만으로는 인간의 생각이나 감정의 변화 등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눈을 뜨고 있는지, 잠을 자고 있는지 등의 뇌 활동은 정확히 알 수 있다. 또한, 뇌파를 통해 뇌 기능에 이상을 감지할 수도 있어 의료 분야에서의 활용도 기대된다. 뇌파가 차세대 첨단 기술의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꾸준한 발전이 예상된다. 향후 뇌파 관련 기술이 더욱 발달한다면 뇌파의 활용도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타임즈=정민구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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