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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이 치매 예방에 도움, “치매 발병률 1/3로 줄어”
낮잠이 치매 예방에 도움, “치매 발병률 1/3로 줄어”
  • 정민구 기자
  • 승인 2021.10.08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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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휴식 없는 장시간 사용은 오히려 뇌 질환 원인으로 작용
낮잠, 혈압 낮춰 심혈관 질환과 치매 발병률 크게 줄이는데 기여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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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잠을 설치며 8시간을 자는 게 좋을까, 아니며 4시간 숙면을 취하는 게 좋을까? 수면 시간은 두 배나 차이 나지만 의학자들 대부분은 4시간 적게 자도 숙면을 취하는 것이 인체에 이롭다고 말한다.

또한, 낮잠을 자는 것도 좋다. 흔히 낮잠을 자면 밤에 잠을 못 잔다고 하지만, 부족한 잠을 짧고 깊은 수면으로 보충한다면 몸도 건강해지고 뇌도 맑아진다.

◇낮잠, 치매 걸릴 확률 1/3로 줄여

낮잠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발표된 바 있다. 낮잠을 자면 기억력이 향상되고, 몸과 뇌를 안정시켜 치매에 걸릴 확률을 3분의 1로 줄여준다는 것이다. 낮잠이 이러한 효과를 가져다주는 이유는 바로 낮잠을 자는 동안 뇌가 휴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잠은 몸과 마음 모두 휴식에 들어선 상태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하루에 최소 7시간에서 8시간은 자야 하고, 되도록 수면 주기를 지켜줘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뇌세포가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잠이 부족하다고 몰아서 자는 것은 오히려 해롭다. 다음날 많이 잔다고 부족한 수면이 채워지지도 않을뿐더러 수면 리듬만 깨져서 뇌가 적당히 쉬고 활동할 수 없게 만든다.

그렇다고 잠을 자지 않으면 뇌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해 집중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뇌는 근육과 같다. 적당히 사용하면 팽창하면서 성장하지만, 너무 오랜 시간 사용하면 오히려 손상을 입게 된다. 이 손상은 흔히 ‘독소’라고 말하는데, 활성산소나 베타아밀로이드 등의 성분이며, 심하면 위험한 뇌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독소가 반복적으로 많이 쌓이면 뇌는 더이상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아무리 작은 손상이라도 누적되면 회복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손상을 회복하지 못하면 결국 뇌세포가 부서지게 된다. 우리는 이 손실을 막기 위해 잠을 자는 것이다.

실제로 충분한 숙면은 기억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특히, 낮잠은 신체에 쌓인 피로뿐만 아니라 뇌를 맑게 해줘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전환해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인간의 뇌는 오후 1시부터 5시 사이에 일정 시간 낮잠을 자는 것을 필요로 한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특히, 뇌를 많이 쓰는 직업을 가졌거나 정신적인 노동을 하는 사람일수록 낮잠을 자면 뇌의 피로가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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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더라도 깊은 낮잠, 기억력 증진에 도움

수면은 기억을 정리하고 분류하는 역할도 한다. 깨어 있을 때 일어났던 일 중 필요한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단기 기억은 장기 기억으로 전환되기 전에 해마에 잠시 저장되는데, 이때 해마가 강한 자극을 받으면 단기 기억은 쉽게 사라지게 된다. 결국 지식을 습득하려면 뇌를 계속 자극하는 것보다 수면으로 휴식을 취하면서 장기 기억을 늘려야 한다. 따라서 적게 자고 공부하는 방법은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다. 차라리 공부와 낮잠을 병행하면서 수면 시간을 조절하는 방법이 좋다.

실제로 낮잠이 학습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버드대 심리학과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낮잠을 자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학습력과 기억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밝혀냈다. 낮잠이 인체에 이로운 점은 이것 뿐만이 아니다. 낮잠을 자면 혈압이 낮아져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기억력 증진과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것만으로도 치매 발병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

그렇다면 낮잠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물론 오래 잔다고 좋은 건 아니다. 낮잠은 보통 20분에서 30분 사이가 적당하다. 짧은 낮잠은 뇌를 안정적인 상태로 만들어 일의 능률을 올려줄 뿐만 아니라 밤에 숙면을 취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단, 30분간의 낮잠이라도 깊이 들어야 인지 능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인지 능력이 회복하는 정도는 ‘서파 수면(slow-wave sleep)’의 총량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미국 미시간주립대(MSU) 과학자들은 지난 8월 13일(현지 시각)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에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서파 수면은 피로 회복 효과가 큰 가장 중요한 수면 단계다. 뇌파가 느려지는 서파 수면 단계에선 근육의 긴장이 풀리고 맥박과 호흡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다.

MSU 수면·학습 연구소의 킴벌리 펜 소장(심리학과 부교수)은 “일정 기간 잠을 못 자면 특히 서파 수면의 결핍이 심해진다. 이런 사람은 잠들고 얼마 되지 않아 서파 수면 단계에 도달해 장시간 그 상태를 유지한다”라며 “이번 실험에선 낮에라도 서파 수면을 많이 취하면 실수를 적게 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그런 피험자도 밤잠을 제대로 잔 사람보다는 테스트 결과가 나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낮잠을 자더라도 깊고 편안한 수면을 위해서는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특히, 세로토닌은 신경전달물질 중에서도 적절한 수면을 유도하기 때문에 필수로 섭취해야 한다.

세로토닌을 만들어내는 식품은 대표적으로 우유나 치즈 등 유류 단백질이나 신선한 채소, 과일류이다. 또한, 적당한 운동까지 병행한다면 수면 효율은 더욱 높아진다. 이렇듯 일상생활 다방면에서 숙면에 도움이 되도록 자기관리를 한다면 건강한 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바이오타임즈=정민구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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