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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세계 최초 유전자 교정 토마토 판매...GMO와 다른 점은?
일본, 세계 최초 유전자 교정 토마토 판매...GMO와 다른 점은?
  • 정민아 기자
  • 승인 2021.09.27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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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초 게놈 편집 토마토 시장 출시, 식용 물고기는 허가 임박
유전자가위 기술을 적용한 식품은 GMO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추세
우리 정부도 유전자가위를 활용한 종자 개량에 대한 규제 완화 논의 중
일본 사나텍시드社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게놈 편집) 기술을 통해 일반 토마토보다 4~5배 많은 GABA를 생산하는 토마토를 판매한다(사진=사나텍시드)
일본 사나텍시드社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게놈 편집) 기술을 통해 일반 토마토보다 4~5배 많은 GABA를 생산하는 토마토를 판매한다(사진=사나텍시드)

[바이오타임즈] 일본이 세계 최초로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한 작물을 시장에 출시했다.

다수의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사나텍시드(Sanatech Seed)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게놈 편집) 기술을 통해 일반 토마토보다 4~5배 많은 GABA(Gamma-aminobutyric Acid, 혈압 상승을 억제하는 기능)를 생산하는 토마토를 처음으로 시장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전 세계에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적용한 다양한 작물이 개발됐지만, 상업 판매가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나텍시드의 설명에 따르면 계약 재배로 온실에서 재배되는 이 토마토는 GABA 함량 증가를 막는 부위를 게놈 편집 기술로 제거해 GABA 생산성을 높였으며, 이 과정에서 어떠한 외래 유전자도 포함되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유전자변형식품과는 달리 게놈 편집된 산물은 외래 유전자가 도입된 것이 아니라 안전한 것으로 판단한다.

일본은 이 토마토 품종 외에도 일본 최초 게놈 편집 식용 물고기 허가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에서는 게놈 편집 기술로 개발되고 있는 도미가 조만간 승인될 것으로 지난 8월 23일 소개했다. 연구자들은 게놈 편집 기술을 통해 근육 성장을 억제하는 단백질인 마이오스타틴(Myostatin)을 인코딩하는 유전자를 침묵 시켜 도미의 근육량을 50% 증가시켰다.

일본 후생노동성에서는 외래 유전자가 도입됐는지, 알레르겐(알레르기 유발 항원)이 있는지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승인 시 일본 최초 게놈 편집 식용 물고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일본에서는 게놈 편집 기술을 복어와 고등어에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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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도 유전자가위를 활용한 종자 개량에 대한 규제 완화 논의 중

이웃 나라 일본이 유전자 편집 가위 기술을 적용한 농작물에 대해 허가를 전향적으로 내주는 반면, 아직 우리나라는 유전자변형생물체법(LMO법)에 따라 규제하고 있다.

우리나라 과학계 및 산업계에서는 유전자 편집 가위 기술 적용 작물이 기존 LMO보다 안전하기 때문에 지속해서 규제 완화를 요청하고 있지만, 시민단체들은 유전자가위 기술이 도입된 지 오래되지 않아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합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유전자가위 기술이 주목받으며, 유전자가위 기술을 적용한 식품은 GMO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과 일본이 그러하며, 최근 영국도 법 개정 움직임을 보인다.

글로벌 유전자 편집 시장도 성장 기조를 보인다. 2018년 36.2억 달러(약 4조 860억 원)에서 연평균 14.5%로 성장해 2023년 71.2억 달러(약 8조 370억 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유전자 편집 시장은 정부 및 민간 투자의 증가, 유전질환 발생 증가, 유전자편집기술의 놀라운 진보 및 유전자변형 작물 생산 증대와 같은 복합적인 추진 요소에 의해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크리스퍼 유전체 편집 시스템은 비교적 간단한 사용법과 기술 자체의 강력함으로 인해 기초 생물학 분야뿐만 아니라 의학적인 적용에까지 전반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따라 최근 우리 정부도 유전자가위를 활용한 종자 개량에 대한 규제 완화를 논의 중으로, 완화가 이뤄지면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이 열리는 동시에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유전자 편집 기술 작물 증가로 바이오 안전성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대두

GMO는 섭취 시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농작물의 품종 개량 등을 위해 다른 유전자를 삽입하므로 반감을 사왔다.

반면 유전자가위는 동·식물, 미생물 등에서 특정 DNA 서열을 삭제, 삽입 또는 수정하여 유전자/게놈을 편집하는데 사용되는 기술로, 자연 속 일반적인 변이 수준에서 농작물의 일부 유전자를 바꾼다. 그중에서도 크리스퍼(CRISPER) 유전자가위 기술은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복사본인 RNA를 길라잡이 삼아서 Cas9이라는 효소(단백질)가 특정 DNA 염기서열과 결합하도록 만든 뒤 원하는 돌연변이 염기를 잘라낸다.

지난 8월 12~14일에 개최된 ‘2021년 한국식물생명공학회 정기 학술발표회 및 총회’에 참가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연구개발 기업 ㈜지플러스생명과학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활용한 Non-GMO 신품종 육성 기술을 소개했다. 회사는 이 발표회에서 비타민D 상추, GABA 토마토 등 신품종 자체 개발을 주요 내용으로 다뤘다.

지플러스생명과학 윤광현 사업본부장은 “전통 육종을 통한 작물 개량은 약 10~15년의 긴 연구 기간이 단점이며, 유전자 재조합에 기반한 작물 개량은 GMO 규제 통과를 위한 안전성 검증에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라며, “지플러스생명과학은 DNA-free 유전자 편집(외래 유전자 삽입 원천 배제)기술과 정확한 유전자 타깃 교정 기술로 작물 형질 개량 기간을 3~4년으로 대폭 단축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전자가위 기술을 적용한 농작물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바이오 안전성과 이를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막중해지고 있다. 이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ETS(Excellence Through Stewardship)에 회원사로 가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ETS는 미국 워싱턴 D.C.를 중심으로 GMO 및 GE 관련 다국적 기업들이 출자하여 만든 사단법인이다. GMP, ISO 인증과 같이 연구, 개발, 생산, 판매, 저장, 출고, 폐기에 이르는 전 단계에서 모든 위험 요소를 평가, 조사, 개선, 교육한다. 최근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경영이 주목받는 시점에서 기업이 투명한 경영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러한 국제단체 가입 또는 규격 인증을 위한 노력 등은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바이오타임즈=정민아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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