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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 바이오 업계 M&A 키워드∙∙∙“선순환 방안 모색 필요”
마이크로바이옴, 바이오 업계 M&A 키워드∙∙∙“선순환 방안 모색 필요”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9.23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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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마이크로바이옴 기술 확보 주력
아미코젠, 비피도 인수∙∙∙마이크로바이옴∙프로바이오틱스 시너지 기대
美 주목한 지놈앤컴퍼니, 리스트 랩스 인수로 시장 본격 진출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가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에 들어갔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미생물군집’(Microbiota)과 ‘게놈’(Genome)의 합성어로 우리 몸에 살고 있는 약 100조 개의 미생물과 이 미생물이 가진 유전자를 말한다. 

모든 사람은 각자 다른 마이크로바이옴 구성을 갖고 있다. 사람의 DNA는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단 한 번이라도 바꿀 수 없는 반면 마이크로바이옴 구성은 생활습관이나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진다. 

마이크로바이옴은 그동안 여러 논문을 통해 비만이나 당뇨, 치매 등 다양한 질병과 연관성이 밝혀졌고 이후 신약개발이나 불치병 치료법 연구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바이오 전문기업 아미코젠은 건강기능식품 제조기업 비피도 경영권 인수를 마무리했다(사진=아미코젠)
바이오 전문기업 아미코젠은 건강기능식품 제조기업 비피도 경영권 인수를 마무리했다(사진=아미코젠)

◇CJ제일제당, 천랩 ’pick’한 이유?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전략적인 M&A를 추진하며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바이오 전문기업 아미코젠은 지난 15일 건강기능식품 제조기업 비피도 경영권 인수를 마무리했다. 아미코젠이 인수한 비피도 지분은 30%, 245만 4,000주다. 관련 업계는 아미코젠과 비피도의 M&A로 마이크로바이옴과 프로바이오틱스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상인증권 하태기 연구원은 “비피도는 경쟁력 있는 비피더스균을 보유하고 있다”라며 “아미코젠과의 M&A로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 사업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KB증권 이병화 연구원도 “아미코젠은 비피도 지분 취득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과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구체적인 성과 도출이 빨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미코젠 관계자는 “아미코젠은 엔도리신으로, 비피도는 마이크로바이옴 기술로 두 가지 플랫폼 기반의 새로운 성장동력원을 확보하게 됐다”며 “비피도와 협업으로 건강기능식품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CJ제일제당은 3년 만에 바이오 시장 재도전에 나섰다. 지난 7월 CJ제일제당은 생명과학정보 기업 천랩 지분 44%를 약 983억 원에 인수하고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차세대 신약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CJ제일제당 최은석 대표는 “글로벌 대형 신제품 개발, 전략적 M&A, 미래 신사업 육성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사업영역을 그린-화이트바이오에서 레드바이오까지 확대하게 됐다. 자사가 보유한 미생물∙균주∙발효 기술과 천랩의 마이크로바이옴 정밀 분석∙물질발굴 역량을 접목해 차세대 신약 기술을 개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향후에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진단∙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NH투자증권 조미진 연구원은 “천랩의 지난해 기준 연간 매출액은 53억 원으로 CJ제일제당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마이크로바이옴의 성장세와 천랩이 보유하고 있는 미생물 데이터 분석 능력 등을 높게 평가해 이번 인수에 나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이사가 지난 3월 서울 중구 CJ제일제당센터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CJ제일제당)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이사가 지난 3월 서울 중구 CJ제일제당센터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CJ제일제당)

◇대표적인 융∙복합 산업∙∙∙체계적인 전략 구축 필요

지놈앤컴퍼니는 미국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 8일 지놈앤컴퍼니는 리스트 바이올로지컬 연구소(List Biological Laboratory, 이하 리스트 랩스)를 인수하며 마이크로바이옴 CDMO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알렸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놈앤컴퍼니는 리스트 랩스의 지분 60%를 312억 6,330만 원으로 인수했다. 지놈앤컴퍼니는 자체 보유한 현금으로 리스트 랩스 지분을 확보했으며 유상증자나 추가 투자는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배지수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성공의 열쇠는 빠른 시장 출시와 점유율 선점”이라며 “리스트 랩스 인수로 기존 바이오테크와 차별화된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이 대표적인 융∙복합 산업인 만큼,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구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 김주희 책임연구원은 “국내 기업이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내∙외를 넘는 협업 전략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며 “다각화된 투자 전략이 향후 선순환적 마이크로바이옴 투자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정숙 책임연구원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개발 등으로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며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 주도권 선점을 위해 R&D, 인프라, 산업화 등의 선순환 방안에 대한 모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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