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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TC 수직합병 제동, 일루미나-그레일 합병 없던 일로?
美 FTC 수직합병 제동, 일루미나-그레일 합병 없던 일로?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9.16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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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FTC, “수직합병 지침, 불건전한 경제 이론 담겨져 있어”
일루미나, 그레일 8조 원에 인수∙∙∙지난 8월 완료
FTC, “MCED 시장 혁신 위축”∙∙∙일루미나, “M&A 절차에 문제없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 외관ⓒ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연방거래위원회 외관ⓒ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트럼프 행정부의 「수직합병 지침」(Vertical Merger Guidelines)을 철회한 가운데 유전자 분석 기업 일루미나(Illumina)와 액체생검 기업 그레일(Grail)의 M&A가 없던 일이 될지 주목된다. 

16일(현지시각) 영국 <로이터>에 따르면 5명의 FTC 위원은 수직합병 지침 철회 여부를 두고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찬성 3표, 반대 3표가 나와 해당 지침을 폐기하기로 했다. 

FTC는 성명서를 통해 “해당 지침에는 법이나 시장의 현실을 뒷받침할 수 없는 불건전한 경제 이론이 담겨져 있다”며 “이런 지침을 토대로 기업결합을 진행할 때 발생 가능한 문제를 막으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FTC의 이 같은 조치에 바이오 업계는 최근 M&A를 마무리한 일루미나와 그레일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양사가 또다시 분할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앞서 일루미나는 지난해 9월 그레일을 71억 달러(약 8조 원)에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고 지난 8월 M&A를 완료했다. 

애초 그레일의 전신은 일루미나다. 2016년 일루미나가 액체생검 사업부를 분할하면서 설립됐으며, 액채생검 다중암조기진단(MCED)을 하고 있다. 그레일의 갈레리(Galleri)는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을 기반으로 환자의 혈액이나 기타 체액을 통해 50종류의 암을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그레일에 1억 달러(약 1,205억 원)를 투자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일루미나는 그레일 출범 이후 그레일의 지분 15%를 보유하며 자회사로 두고 있었다. 일루미나가 지난해 나머지 지분을 확보하며 그레일은 일루미나의 전액 출자 자회사가 됐다. 
 

일루미나 전경(사진=일루미나)
일루미나 전경(사진=일루미나)

◇FTC 수직합병 제동, 미국 제약∙바이오업계의 M&A 위축될 것

문제는 FTC와 EU집행위원회의 반독점 관련 규제 검토가 진행 중인데도 양사의 M&A가 완료됐다는 점이다. 

지난 3월 FTC는 일루미나를 상대로 한 반독점 소송을 연방법원에 제기했다. 일루미나의 그레일 인수를 막기 위해서다. 

FTC 관계자는 “양사의 M&A가 MCED 시장에서의 혁신을 위축시킬 것”이라며 “일루미나의 장비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그레일 경쟁업체에 가격을 부당하게 인상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은 소비자 몫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일루미나는 M&A 절차와 관련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일루미나 관계자는 “미국에서 그레일을 인수하는 데 법적 장애물은 없다”며 “진행 중인 FTC 행정 절차를 통해 회사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U의 심사에 대해서는 “EU집행위가 합병을 검토할 권한은 없다”고 주장하며 EU의 일반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일루미나 관계자는 “그레일은 현재 미국에서 암 혈액 검사인 갈레리를 950달러(약 111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면서도 “유럽에서 갈레리를 판매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FTC가 더 엄격한 규제를 내세워 제약∙바이오 업계의 M&A를 막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FTC의 반독점 소송은 대부분 수평적 인수합병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난 40년간 FTC가 진행한 수직합병 관련 소송 사례는 2017년 AT&T와 타임워너의 M&A가 유일하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FTC는 수직합병 금지 사례를 만들기 위해 일루미나와 그레일과 같은 M&A건에 지속해서 소송을 걸 수도 있다”며 “FTC의 이런 공격적인 행보로 미국 제약∙바이오는 물론 헬스케어 업계까지 M&A가 위축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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