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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이 뭐길래, CJ제일제당이 983억 주고 천랩 인수하나
마이크로바이옴이 뭐길래, CJ제일제당이 983억 주고 천랩 인수하나
  • 정민아 기자
  • 승인 2021.07.23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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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천랩 인수로 레드바이오로 사업영역 확대
아미코젠, 비피도 인수로 국내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 시장 지배력 확대
바이오업계의 차세대 기술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시장 선점이 관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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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 이번 주 바이오 업계에서 핫이슈로 등장했다.

‘CJ제일제당’이 약 983억 원에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 전문기업 ‘천랩’을 인수한다고 밝힌 데 이어, 특수효소 및 바이오 신소재 전문기업 ‘아미코젠’이 마이크로바이옴 1호 상장기업 ‘비피도’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CJ제일제당은 생명과학정보 기업 천랩을 인수하고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차세대 신약 기술 개발에 나선다고 21일 밝혔다. 인수 금액만 약 983억 원이다. CJ제일제당은 천랩의 기존 주식과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를 합쳐 44%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CJ제일제당은 천랩 인수를 통해 그린-화이트바이오에 이어 레드바이오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CJ제일제당이 보유하고 있는 최고 수준의 미생물·균주·발효 기술에 천랩의 마이크로바이옴 정밀 분석, 물질 발굴 역량과 빅데이터를 접목해 차세대 신약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유용한 마이크로바이옴은 향후 진단·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등의 분야로 확장 적용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건강사업을 독립조직(CIC)으로 구성하면서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섰으며, 레드바이오와 건강사업간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CJ제일제당이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 투자를 단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19년에는 마이크로바이옴 벤처기업 고바이오랩에 투자했고, 올해 상반기에 천랩·아주대의료원·마이크로바이오틱스와 공동연구개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특히 천랩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천랩이 보유 중인 마이크로바이옴 실물 균주가 5,600여 개로 국내 최대 규모이기 때문이다.
 

천랩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파이프라인(사진=천랩)
천랩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파이프라인(사진=천랩)

서울대 생명과학부 천종식 교수가 2009년에 설립한 천랩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에 특화된 전문기업이다. 천랩은 마이크로바이옴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시료의 추출부터 유전자 정보 분석까지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2019년 12월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천랩은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베이스 플랫폼을 구축해서 전 세계 150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염증성 장 질환과 신경질환 관련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은 물론, 새로운 신약 후보 균주 발굴 및 적응증 확장이 가능한 신약개발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여러 기관과의 공동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한편, 아미코젠은 마이크로바이옴 국내 1호 상장기업인 ‘비피도’의 지분 2,454,000주 취득(지분율 30%)으로 실질적인 경영권을 인수한다고 21일 밝혔다. 건기식 분야에서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대해나가겠다는 계산이다.

비피도는 1999년에 설립된 바이오기업으로 마이크로바이옴 기술 분야로는 국내 1호로 2018년 코스닥에 기술 특례 상장했다.

비피도는 국내 최초와 세계 6번째로 미국 FDA의 NDI(신규식품원료)와 GRAS(원료 안전성)를 획득하여 안정성을 검증받은 독자적인 특허 균주 BGN4, BORI, ADO11를 비롯하여 약 80여 개의 특허를 보유했으며, 250편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류마티스 관절염 예방과 치료에 대한 특허를 보유했으며, 알츠하이머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등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또한 마이크로바이옴 플랫폼을 기반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사업과 마이크로바이옴 NGS 분석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아미코젠은 이번 비피도 인수를 통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국내 점유율 1위 건기식 소재를 보유하고 있는 아미코젠이 지근억비피더스 브랜드로 알려진, 사람 유래의 기능성 비피도박테리움 분야에서 독보적인 품질과 기술력을 가진 비피도와 시너지를 발휘하여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양사가 확보한 제품 기술력과 유통망을 이용하여 마이크로바이옴 진단과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건강기능식품의 글로벌 시장 공동 공략하여 매출 확대를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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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 바이오업계의 차세대 기술로 여겨져...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시장 선점이 관건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용어로, 사람의 몸 속에 존재하는 수십 조 개의 미생물과 그 유전자를 일컫는다. 즉, 인체에 존재하는 병원균 등 모든 미생물의 총합을 말한다. 체중의 1~3%를 차지할 정도로 인체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이며, 신약 개발과 질병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몸무게 70kg 성인 한 명이 약 38조 개의 마이크로바이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중에서도 건강에 도움이 되는 종류를 선별해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산업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2019년 89조 원이었던 시장은 연평균 7.6%씩 성장해서 2023년에는 약 130조 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중 주목받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8년 5,630만 달러(약 622억 원)에서 2024년 93억8750만 달러(약 10조 3,760억 원) 167배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연구를 통해 건선, 역류성 식도염, 비만, 대장염, 심혈관계 질환 등 대부분 질환이 마이크로바이옴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통 제약사들부터 바이오벤처, 유전자 분석업체들까지 경쟁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에 뛰어드는 추세다.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은 프로바이오틱스와 같은 건강기능식품부터 화장품, 그리고 치료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의 성장세가 두드러지지만, 아직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개발 중인 곳은 없어 누가 먼저 시장을 선점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개발 중인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204개이며,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출시를 위한 임상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에 있는 후보물질은 모두 5개이다. 국내에서는 지놈앤컴퍼니, 고바이오랩, 천랩이 개발 중이다.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 세계적으로 첨단기술을 이용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됨에 따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의 국내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제품화 지원팀’을 구성, 운영에 돌입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전 세계적으로 차세대 기술로 여겨지고 있어 천랩 인수는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전략적 투자”라고 밝히며 “이미 글로벌 최고 수준인 그린바이오와 고부가가치 화이트바이오에 이어, 레드바이오 분야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정민아 기자] 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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