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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과기원, DNA 손상 복구하는 핵산 절단효소의 기전 알아냈다
광주과기원, DNA 손상 복구하는 핵산 절단효소의 기전 알아냈다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1.07.15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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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염기 손상 복구과정 중 알려지지 않은 핵심 과정 규명
암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이자 약물 개발의 표적 실마리 될 것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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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자외선이나 산화스트레스 등에 의한 DNA 염기 손상이 축적되면 유전자 돌연변이를 낳아 암세포를 유발할 수 있다. 이에 신속한 DNA의 손상복구는 모든 생명체에서 필수적이다.

DNA 염기 손상 복구과정에서 손상된 염기가 모두 AP 부위로 전환되기 때문에 AP 부위의 수선은 핵심 과정이다. AP 부위(AP site, apurinic/apyrimidinic site)란 당, 인산, 염기로 구성된 DNA가 세포 대사 과정에 발생하는 여러 화학물질 혹은 자외선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손상된 염기가 DNA glycosylase에 의해 염기가 제거된 DNA 부위를 말한다.

그러므로 AP 부위를 복구하는 AP 핵산 분해효소의 기작을 연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에 의해 유전자 돌연변이를 유발할 수 있는 DNA 염기 손상을 복구하는 데 관여하는 핵산 절단효소의 새로운 기능이 분자 수준에서 밝혀졌다. 자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복구를 위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이광록 교수(광주과학기술원) 연구팀이 DNA 손상 복구과정에서 AP 핵산절단효소가 손상 부위를 단순히 절단하는 것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분해하여 DNA 틈새 구조를 생성, 복구과정을 조절하는 기전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암세포에서 AP 핵산 절단효소가 많이 생성된다는 기존 보고 등에 더해 암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이자 약물 개발의 표적으로서 AP 핵산 절단효소를 바라보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AP 핵산절단효소(AP endonuclease/ExoIII)와 DNA 중합효소(DNA polymerase)가 손상된 유전자의 염기를 복구하는 과정을 나타내는 모식도(사진=광주과학기술원 이광록 교수)
AP 핵산절단효소(AP endonuclease/ExoIII)와 DNA 중합효소(DNA polymerase)가 손상된 유전자의 염기를 복구하는 과정을 나타내는 모식도(사진=광주과학기술원 이광록 교수)

◇단일분자 형광 관찰 기술로 AP 핵산분해효소의 기작 규명

DNA 손상의 지속적인 축적은 당뇨, 골다공증, 암과 같은 대부분의 질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또한 암세포에서 AP 핵산 분해효소의 발현 양이 정상세포보다 크게 증가된다.

연구팀은 AP 부위를 복구하는 AP 핵산 분해효소의 기작을 알아내기 위해 핵산 절단효소와 DNA 중합효소의 상호작용을 단일분자 형광 관찰 기술을 이용하여 실시간으로 관찰했다.

기존에는 전기영동(Electrophoresis)을 이용한 생산물 변화를 정량화하여 결과를 유추했으나, 이번 연구는 염기 손상복구 과정 동안 일어나는 효소 간의 상호작용과 DNA와 효소 간의 상호작용을 실시간으로 단일분자 수준에서 관찰, 그 복구 기전을 규명했다.

단일분자 형광관찰은 FRET(Fluorescence Resonance Energy Transfer)이라는 물리현상을 이용한 방법으로 실제 분자 하나-하나의 움직임을 나노미터 수준에서 관찰할 수 있는 형광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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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핵산 절단효소, 연속으로 DNA 분해 후 빠르게 DNA 틈새 만들고 복구 과정 조절

연구 결과, 복구는 핵산 절단효소가 특정 부위(AP 부위)를 절단함으로써 시작되고 그 후 AP 부위에 강하게 결합하여 손상 부위로부터 DNA를 빠르게 제거(1초 이내)하며, 단일 가닥 DNA의 강성(Rigidity)에 의해 최소한의 DNA 틈새 크기로 조절됨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무작위로 DNA를 분해하는 일반 핵산 절단효소와 달리, AP 핵산 절단효소가 AP 부위에 강하게 고정되어 해리되지 않고, 연속적으로 DNA를 분해하여 빠르게 DNA 틈새를 만드는 앵커-기반 작동기전(anchor-based mechanism)을 발견했다.

나아가 일시적으로 생성된 DNA 틈새 구조는 DNA 중합효소가 작동할 공간을 제공했으며, 이 과정이 정교하게 시공간적으로 조절됨을 규명했다.

이 연구는 다른 DNA 손상복구 관련된 효소들의 작동 기전 연구의 새로운 통찰력 제공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AP 핵산 절단효소 작동 기전을 바탕으로 새로운 신약 개발 표적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지원사업 및 기초연구실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결과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7월 14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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