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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임상 3상 돌입하는 비마약성 진통제 주사제 ‘오피란제린’은 어떤 약?
국내 임상 3상 돌입하는 비마약성 진통제 주사제 ‘오피란제린’은 어떤 약?
  • 정민구 기자
  • 승인 2021.07.08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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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추 및 말초신경계에 직접 작용해 통증 발생을 차단하는 비마약성 진통제
서울대학교병원,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서울아산병원에서 임상 3상 돌입
오피오이드 및 NSAID(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의 부작용 극복 기대
유의한 유효성 확인 시 복강경 및 개복 수술에 대한 품목 허가 즉각 신청 계획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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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마약성 진통제를 대체할 수 있는 비마약성 진통제의 개발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비보존 헬스케어(대표이사 오동훈, 한재관)가 비보존(회장 이두현)이 개발한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VVZ-149)’ 주사제 국내 임상 3상에 대한 임상연구심의위원회(IRB) 승인을 완료했다고 8일 밝혔다.

IRB는 참여자 안전을 위해 연구 적절성과 안전성, 윤리성 등을 심의해 임상 연구를 승인하는 종합병원 내 의결기구다.

복강경 대장절제 수술 후 통증을 적응증으로 하는 오피란제린 주사제 임상 3상은 서울대학교병원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대형 병원 네 곳에서 대장절제술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비보존 헬스케어는 해당 병원들의 IRB 승인을 모두 획득함으로써 임상 3상에 본격 돌입하게 됐다.

비보존 헬스케어는 작년 10월 비보존으로부터 비마약성 진통제 신약인 오피란제린 주사제의 한국 내 독점 실시권을 획득해 국내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임상 3상은 품목허가를 목적으로 한다. 회사는 일차 유효성 평가항목인 12시간 동안의 통증강도차이 합(SPID12)이 위약군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으면, 식약처에 복강경 및 개복 수술에 대한 품목허가 신청을 즉각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임상 시험은 위약군의 마약성 진통제 사용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술 직후 환자의 요청이 있을 때만 마약성 진통제를 제한적으로 투여하는 방식을 적용해 오피란제린의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도록 설계됐다.

오피란제린은 이미 앞선 5건의 임상 2상 및 1건의 임상 3상을 통해 유효성 및 안전성이 평가된 바 있으며, 졸림 및 어지러움 등을 제외하고는 임상적으로 주목할 만한 심각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오피오이드 및 NSAID(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의 부작용 극복 기대

대장절제술은 대장암 환자들이 빠르게 받아야 하는 중요한 수술이면서도 통증 강도가 높은 수술로 통증 감소를 위해 수술 시 마약성 진통제가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현재 진통제 시장은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계(아편) 약물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오피오이드는 마약성 진통제로 급성 통증이나 암과 관련된 통증을 완화하는 데 사용된다.

마약성 진통제는 타이레놀과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진통제나 소염진통제로는 효과를 볼 수 없는 신경병증성 통증, 만성 통증, 수술 후 통증 등의 극심한 통증을 다스리기 위한 약물이다. 호흡 억제, 변비, 가려움증 등의 부작용 외에도 남용할 경우 마약 중독을 야기하고 과량 투여 시 사망을 일으킨다는 심각한 문제점이 있지만, 지난 10년간 사용량이 점차 늘었다.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오피오이드계 약물 오남용에 의한 사망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 연방질병통제센터(CDC)의 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평균 115명의 미국인이 오피오이드 중독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이 전 세계 마약성 진통제의 사용 증가와 부작용 등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비마약성 진통제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한 국내 바이오·제약기업들의 개발 경쟁이 뜨겁다.

이에 수술 후 통증을 비롯한 중등도 이상의 통증에서 강력한 진통 효과를 가진 비마약성 진통제로 개발되고 있는 오피란제린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피란제린은 중추 및 말초신경계에 직접 작용해 통증 발생을 차단하는 비마약성 진통제다.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와 유사하게 중등도 이상의 심한 통증에서도 통증을 효율적으로 차단해 향후 마약성 진통제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주목받는다. 비마약성, 비소염진통성이기 때문에 오피오이드 및 NSAID(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의 부작용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비보존그룹 이두현 회장은 “모든 시험 기관의 IRB가 완료됐으므로 진행에 속도를 내 곧 첫 환자 등록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번 임상을 통해 일차 유효성 평가 항목인 12시간 동안의 통증 강도차이 합(SPID12)가 위약군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것을 확인하면 복강경 및 개복 수술에 대한 품목 허가 신청을 즉각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보존헬스케어는 오피란제린을 주사제뿐만 아니라 외용제 형태로도 개발 중이다. 지난 4월 비보존 제약과 오피란제린 외용제 임상시험용 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하고, 임상 2상용 제품(VVZ-149 외용제 오피란제린 크림) 생산에 돌입했다. 개발 완료 후 올 하반기 식약처에 IND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현재 글로벌 진통제의 시장 규모는 약 80조 원으로, 항암제 시장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크다.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에 성공한다면 한 해에만 4만 7,000여 명이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으로 사망(2017년 기준)하는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기술 수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타임즈=정민구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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