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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바이오틱스, 우리 몸에 이로운가?
프로바이오틱스, 우리 몸에 이로운가?
  • 정민구 기자
  • 승인 2021.06.18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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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한 찬반 의견 공존
현재까지는 치료제라기보다는 건강보조식품
미생물총과 프로바이오틱스 상호작용 관련 과학적 근거 필요

 

바이오타임즈] 우리 몸속에 서식하는 수십억 개의 세균은 ‘미생물총(휴먼 마이크로바이옴, Human Microbiome)’으로 불린다. 과학자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체내 속 세균이 비만에서부터 조현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병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최근 수많은 세균 중에서도 관심이 뜨거운 건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우리 몸에 이로운 세균으로 현재까지는 유산균이 대표적이다. 이미 수많은 제약사가 프로바이오틱스를 캡슐화하거나 과립형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으며 사람들이 흔히 먹는 건강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인터넷 쇼핑몰에서 현지 식료품점에 이르기까지 어디에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성분으로 인식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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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바이오틱스, 의학적 효과 미미?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프로바이오틱스의 정의는 ‘충분한 양을 섭취했을 때 숙주에게 건강상의 이점을 주는 살아있는 미생물’이다. 다시 말해 프로바이오틱스는 인간의 건강을 유지하도록 돕는 생균이다.

하지만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먹고도 효과를 못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원인은 다양한 약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유통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법 제품은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안전 프로토콜을 따르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기에 매우 위험하다. 가령 2014년 미국 코네티컷주에서 영아가 감염으로 사망했는데, 질병 통제 및 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는 감염 원인이 아이가 섭취한 유산균 보충제의 오염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국립암센터 암역학예방연구부의 김미경 박사는 시사저널 인터뷰에서 “세계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가 건강에 유효하다는 연구 결과는 아직 없다. 일부 동물실험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 바 있지만, 실제 사람에게 적용한 대부분의 임상 연구 결과 효과가 그다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듯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기대와는 달리 의학적인 효과는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프로바이오틱스를 둘러싼 끊임없는 논쟁들

그렇다면 프로바이오틱스를 어떻게 분류해야 할까? 일부 소비자들은 프로바이오틱스를 치료제로 오인하곤 하는데, 이는 과대 포장 광고로 인한 폐해로 해석된다. 현재까지 나온 의학적 결과로 미뤄봤을 때. 프로바이오틱스는 건강보조식품에 지나지 않는다.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식이 보충제 등 건강보조식품을 연구하는 피터 코헨 박사는 2018년 12월 JAMA Intenal Medicine에 기고한 글을 통해 프로바이오틱스를 새로운 약물과 동일하게 취급해야 하며, 과거 빵을 발효시키는 데 사용되었던 균을 생균이나 고용량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을 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과대 포장 광고로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와 기대가 너무 부풀려졌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반대로 영양보조식품무역협회(Council for Responsible Nutrition; CRN)의 과학 및 규제업무 담당 부회장인 윙 박사는 코헨 박사가 프로바이오틱스의 위험성에 대해 확대해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윙 박사는 미국 내 소비자 중 65%는 프로바이오틱스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믿으며, 성인의 78% 정도가 프로바이오틱스를 긍정적인 균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윙 박사 역시 산업계의 폐해에 대한 코헨 박사 의견에 동의했다. 윙 박사는 프로바이오틱스 균주 별로 서로 다른 이점이 있는데, 이를 불투명하게 표시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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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미생물총과 유전학적 특징에 따라 차이 있어

프로바이오틱스가 건강에 이롭다는 사실이 입증된다고 하더라도 모두에게 효과가 있는 건 아니다. 2018년 생물학 분야의 과학 저널 Cell지에 보고된 논문에 따르면 세포 수준의 연구를 통해 사람마다 개인적인 차이로 프로바이오틱스가 다르게 반응하는 것이 입증되었다. 한 실험군에서는 각자 보유한 미생물총이 새로운 프로바이오틱스에 적응했지만, 다른 실험군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이는 인간의 장내 미생물총 생태계가 매우 복잡하며, 인체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는 것을 뜻한다.

현재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한 논쟁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인체에 서식하는 다양한 세균들에 대한 탐구는 계속되고 있다. 어쩌면 지금은 건강식품에 지나지 않는 프로바이오틱스가 향후 미래 신약과 치료법 개발의 밑거름이 될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도록 올바른 유통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를 악용한 제품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정부는 이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소비자를 보호하고 미래에 가치 있는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

[바이오타임즈=정민구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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