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20:00 (목)
공유 진찰제, 새로운 미래 의료 체계로 떠올라
공유 진찰제, 새로운 미래 의료 체계로 떠올라
  • 정민구 기자
  • 승인 2021.06.08 18: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일 질환 환자군 진료 함께 받을 수 있어
미국 전 지역과 영국, 네덜란드, 호주 등 많은 의료기관에서 활용
대체(replacement) 아닌 보완(complement)의 형태로 자리 잡을 전망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현대에 이르러 의료 자원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자신의 의지가 아닌 진료 대기시간이나 접근성의 문제로 치료 시기를 놓쳐 사망하는 환자가 매년 발생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에 병원은 더욱 효율적인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중 하나가 공유 진찰제다.

공유 진찰제는 다수의 환자가 동시에 의료 서비스를 받는 방식으로, 전통적인 의료 체계는 의사와 환자 간 일대일 진료 방식이었지만, 이와는 다르게 동일 질환 환자군이라면 온라인 등으로 검사, 교육, 임상적 자원 등 다양한 진료를 함께 받을 수 있다.

공유 진찰제 모델이란

공유 진찰제는 의료 서비스의 수요와 공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구상되었다. 즉, 더 적은 의료 자원으로 늘어가는 의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업무량을 늘리지 않는 선에서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의료 서비스에 공유 진찰제를 도입할 수는 없다. 공유 진찰제는 일반적으로 90분 정도의 관찰식 일대일 진료로 진행되는데, 이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 환자에게 적합하다. 또한, 진료 대기시간이 수개월 걸리는 환자에게도 동일한 정보와 진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공유진찰제를 적용한 만성질환 관리의 개선 영역(출처=KKIDI)
공유진찰제를 적용한 만성질환 관리의 개선 영역(출처=KKIDI)

공유진찰제 모델은 의료진과 환자 간 예방 지향적 상호작용에 중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기본적인 전달 체계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예방 지향적 상호작용이란, 자가관리나 질환에 대한 교육, 그룹의 구성원을 도와주는 등의 방식이며 전문가 집단의 의사결정이 직접적으로 반영된다. 또한, 해당 진료 시간 내 수집된 모든 데이터는 임상 정보시스템을 통해 문서화된 정보로 기록된다.

해외 공유 진찰제 현황은?

그렇다면 공유 진찰제의 과거와 현재는 어떤 모습일까? 시작은 1990년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카이저 퍼머난테의 Dr. Noffsings 박사에 의해 소개되었다. 미래 의료전달체계로 구성된 공유진찰제는 10년간 미국 전 지역과 영국, 네덜란드, 호주 등으로 확산해 현재는 많은 의료기관에서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가정의학회(American Academy of Family Physicians)를 중심으로 공유 진찰제를 확산하고 있다. 2015년 기준 AAFP 소속 의료진 중 10% 이상이 공유 진찰제를 도입했으며, 이는 2005년 5.7%에서 2배 증가한 수치다.

영국의 경우, 국가적 단위의 위원회(British Society of Lifestyle Medicine)에서 공유 진찰제가 논의됐다. 라이프스타일 의료협회(Society of Lifestyle Medicine)의 분사형 조직으로 2016년 발족된 위원회는 4개월마다 혁신적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있는데, 이 자리에서 공유 진찰제가 주목 받은 것이다. 핵심 주제는 웰빙과 장기적 효과를 고려한 생활습관(Lifestyle)이며, 일상생활 중에서도 질환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공유 진찰제가 적합하다는 의견이다.

현재 공유 진찰제를 활용 중인 의료기관은 다양하다. 특히, 미국의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200개 유형 이상의 공유 진찰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 외에도 카이저 퍼머난테, 스탠포드 대학병원, 팔로알토 의료재단, 버지니아 대학병원, 듀크대학병원, 호주, 인도 아라빈드 안병원 등에서 공유 진찰제를 도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클리블랜드와 팔토알토 등 성공한 공유 진찰제 주목

그렇다면 해외에서 성공한 공유 진찰제의 모습은 어떠할까? 먼저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20년간 공유 진찰제를 운영 중이다. 도입하게 된 목적은 1999년 의료생산성과 의료 서비스의 질, 의료 접근성을 모두 개선하기 위해서이며, 현재 100명 이상의 의료진이 200가지가 넘는 유형의 공유 진찰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주목해야 될 점은 이들이 지난 20년간 쌓아 올린 플랫폼의 확장이다. 즉, 지속성과 성장성을 고루 갖추면서 전통적인 진료 방식과 함께 표준화를 이뤄낸 것이다.

다음으로 팔토알토 의료재단의 공유 진찰제는 실험적으로 출발해 현재까지도 운영 중인 사례다. 처음에는 류마티스 환자의 치료 목적으로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했으나, 이후 확장되어 당뇨, 고혈압, 울혈성 심부전증, 신생아 정기검진, 천식, ADHD, 비만 테라피, 정신질환, 노화 영역까지 적용되고 있다.  

최근 팔토알토 의료재단에서 주목할만한 성공 사례는 성공적 노화 SMA이다. SMA는 고령사회에서 늘어날 노인 의료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공유 진찰 체계다. 미래의 상황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이 모델은 2011년부터 노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며 주로 치매, 우울증 낙상 예방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향후 공유 진찰제가 ‘뉴 노멀’이 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공유 진찰제는 기존의 일대일 진료 방식을 대체하지는 못한다. 공유 진찰제는 대체(replacement)가 아닌 보완(complement)의 형태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존 시스템이 변화하는 것은 피할 수 없기에 다양한 도전과 새로운 면모를 추구해야 한다. 특히, 일부 의료진은 전통적인 일대일 진료 방식을 고수할 것이다. 따라서 가이드라인의 개발과 보급, 정책적 지원과 인센티브, 과학적 근거를 기반한 사업, 의료진 대상 교육 과정을 잘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바이오타임즈=정민구 기자] news@biotime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