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00:10 (금)
카이스트, 신속한 현장 진단 위한 ‘초고속 분자진단법’ 개발
카이스트, 신속한 현장 진단 위한 ‘초고속 분자진단법’ 개발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1.06.07 15: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기훈 교수팀, 나노 플라즈모닉 구조 통해 초고속 실시간 중합 효소 연쇄반응 기술 개발
기존 RT-PCR의 단점 개선해 신속 진단이 필요한 현장검사에 적용 가능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최근 코로나19를 포함한 전염성 바이러스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기술의 필요성이 절실하게 대두되고 있다.

현재 가장 표준화된 코로나19 진단법인 역전사 중합 효소 연쇄반응(RT-PCR)은 바이러스 내부의 유전물질인 RNA를 상보적 DNA로 역전사한 후 타깃 DNA를 증폭해 형광 프로브로 검출하는 방법이다.

높은 민감도와 정확도를 갖췄다는 장점이 있지만, 검출 시간이 길고 고가의 대형장비를 갖춘 장소로 검체를 운송한 후 진단하는 등 실시간 현장 대응의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이 지적되어 왔다.

특히 시료 준비 및 장비 조작, 결과분석이 복잡하여 전문기술을 보유한 전담인력이 필요하고 검사 시간이 4시간 이상 소요되는 문제점이 있어 현장 진단이 가능한 분자진단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에 좀 더 보완된 코로나19 진단법 개발이 필요한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기존 역전사 중합 효소 연쇄반응(RT-PCR) 기술의 단점을 개선한 초고속 실시간 중합효소 연쇄반응 기술을 개발했다.
 

초고속 실시간 나노플라즈모닉 PCR 모식도(사진=카이스트)
초고속 실시간 나노플라즈모닉 PCR 모식도(사진=카이스트)

◇ 나노 플라즈모닉 구조 이용 초고속 실시간 중합 효소 연쇄반응(PCR) 기술 개발

KAIST(총장 이광형)는 바이오및뇌공학과 정기훈 교수 연구팀이 나노 플라즈모닉 구조를 통해 빠른 열 순환 및 실시간 정량 분석이 가능한 초고속 실시간 중합 효소 연쇄반응(PCR)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나노 플라즈모닉 구조(Nanostructures for Plasmonic)란 빛의 파장보다 작은 크기의 금속 나노구조로, 빛이 표면에 조사될 때 금속 표면과 유전체의 경계에서 빛과 전자가 상호작용을 한다. 주로 바이오 물질의 검출이나 분자진단에 많이 응용된다.

연구팀이 개발한 `실시간 나노 플라즈모닉 PCR'은 백색 발광다이오드(LED)의 높은 광 흡수율을 갖는 나노 플라즈모닉 기판에 진공 설계된 미세 유체칩을 결합해 소량의 검체를 신속하게 증폭하고 정량적으로 분석해 바이러스를 단시간 내에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을 이용해 공공장소 등 환자 발생 장소에서 병원성 바이러스의 확산 및 해외유입을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림 2. 나노플라즈모닉 PCR용 칩의 이미지(사진=카이스트)
그림 2. 나노플라즈모닉 PCR용 칩의 이미지(사진=카이스트)

◇ 기존 실시간 PCR 시스템 보다 매우 빠르고 높은 증폭 효율 보여

나노 플라즈모닉 기판은 유리 나노 기둥 위 금 나노 섬 구조로 가시광선 전 영역에서 높은 광 흡수율을 가지므로 백색 LED의 빛을 열에너지로 치환해 빠르게 열을 발생시키고 내보낼 수 있다. 이를 통해 백색 LED를 켜면 기판 온도가 매우 빠르게 올라가고, 백색 LED를 끄면 기판의 온도가 빠르게 냉각되며, PCR의 빠른 온도 사이클을 획득할 수 있다.

또한, 광열 발생장치의 수직적인 온도 구배로 인한 증폭 효율 저하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진공 설계된 미세 유체칩을 결합했다.

이는 샘플 한 방울을 칩에 넣으면 진공이 액체를 마이크로 체임버로 잡아당겨 자동으로 3분 이내에 주입되고, PCR 과정 동안에 발생하는 미세 기포는 공기 투과성 벽을 통해 제거돼 PCR 효율을 높이는 원리다.
 

람다 DNA의 초고속 열순환 및 농도별 실시간 정량화 표준곡선 그래프(사진=카이스트)
람다 DNA의 초고속 열순환 및 농도별 실시간 정량화 표준곡선 그래프(사진=카이스트)
​SARS-CoV-2 플라스미드 DNA를 사용한 표준곡선 그래프(사진=카이스트)
​SARS-CoV-2 플라스미드 DNA를 사용한 표준곡선 그래프(사진=카이스트)

연구팀은 SARS-CoV-2 플라스미드 DNA를 사용해 해당 기술을 검증했고, 40사이클(95도-60도)을 5분 이내에 수행해 타깃 바이러스를 91%의 증폭 효율과 함께 정량적으로 검출했다. 이는 기존 실시간 PCR 시스템의 긴 소요 시간(약 1시간)보다 매우 빠르고, 높은 증폭 효율을 보이므로 신속한 현장 진단에 적용되기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정기훈 교수는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사용 가능한 초고속 분자진단법을 개발했다ˮ며 "이 실시간 나노 플라즈모닉 PCR 기술은 현장에서 분자진단을 위한 차세대 유전자 증폭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며,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ˮ고 말했다.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강병훈 박사과정이 주도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 (ACS Nano)'에 지난 5월 19일 字로 게재됐다(논문명: Ultrafast and Real-time Nanoplasmonic On-Chip Polymerase Chain Reaction for Rapid and Quantitative Molecular Diagnostics).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코로나19대응 과학기술뉴딜사업단과 한국연구재단 개인연구지원사업, 바이오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됐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