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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美임상종양학회(ASCO), 주목할만한 국내 기업들의 연구 성과는?
6월 美임상종양학회(ASCO), 주목할만한 국내 기업들의 연구 성과는?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5.06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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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CO, AACR과 함께 세계 종양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회
대형 제약사부터 AI 의료 스타트업까지 참가 기업 다양
렉라자와 아미반타맙과의 병용투여 연구 결과 ‘주목’, 벨바라페닙 임상 결과도 최초 공개

 

(사진=ACSO 홈페이지)
(사진=ACSO 홈페이지)

[바이오타임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 속에서도 암 정복을 위한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4월과 5월에 걸쳐 진행된 미국암연구학회(AACR)에 이어 6월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도 글로벌 제약사들은 물론 국내 기업들의 임상 연구 결과 발표가 예정되어 있어, 신약 후보물질의 기술 수출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SCO는 AACR과 함께 세계 종양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회로, 매년 암 전문의와 글로벌 제약업계 관계자 등 4만여 명이 참여한다. 올해는 현지 시각 6월 4일부터 8일까지 온라인으로 개최되는데, 우리 기업들의 연구 성과가 기술이전 계약으로 이어질지, 또 어떤 이슈를 낳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태원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ASCO 2019에서 벨바라페닙의 임상 1상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한미약품)
김태원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ASCO 2019에서 벨바라페닙의 임상 1상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한미약품)

◇ 렉라자와 아미반타맙과의 병용투여 연구 결과, 벨바라페닙 임상 결과 이슈

ASCO에 참가하는 국내 기업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유한양행이다. 유한양행은 이번 ASCO에서 ‘레이저티닙’(국내명 렉라자)의 효능과 관련해 얀센의 아미반타맙과의 병용투여 연구 결과 2건을 발표한다.

발표 내용에는 작년 9월 유럽암학회(ESMO)에서 발표한 객관적반응률(ORR) 36%의 후속 데이터들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는 타그리소에 내성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의 병용투여 치료와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에 대한 내용, 그리고 레이저티닙의 단독 투여와 아미반타맙과의 병용투여 임상 1·1b상(CHRYSALIS-2)에 대한 내용이다.

현재 유한양행은 타그리소 내성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460명을 대상으로 얀센이 개발한 ‘아미반타맙’과 렉라자의 병용요법 1b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 임상의 목적은 3세대 항암제로 손꼽힌 타그리소의 한계 돌파를 위해 디자인되었다.

만약 이번 발표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온다면 미국에서 우선 심사 자격을 갖춰 계획보다 빨리 현지에서 레이저티닙의 조기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진다.

한미약품은 흑색종 치료제 후보물질 벨바라페닙의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한다. 벨바라페닙은 2016년 9월 글로벌 제약사 로슈로 기술 이전된 후보물질로, 세포 내 신호전달을 매개하는 미토겐 활성화 단백질 키나아제(MAP 키나아제‧Mitogen-Activated Protein 키나아제)의 일종인 RAF와 RAS를 억제하는 경구용 표적 항암제다.

한미약품은 앞서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벨바라페닙의 전임상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전임상에서 벨바라페닙은 BRAF 변이 흑색종 모델에서 우수한 효능을 나타냈으며, 뇌혈관장벽(BBB)에 높은 투과도를 나타내 뇌전이 흑색종 모델에서 대조군 대비 우수한 종양 성장 억제 및 생존 기간 연장의 효과가 확인됐다.

하나금융투자 선민정 애널리스트는 “기술이전 된 지 5년 가까이 지났지만 벨바라페닙의 임상 결과가 공개되지 않으면서 기술반환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이번 1상 결과 발표로 이러한 우려는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사진=ASCO 홈페이지)
(사진=ASCO 홈페이지)

◇ 제넥신과 셀리드, 각각 자궁경부암 치료 백신 임상 결과 발표

제넥신은 자궁경부암 치료 DNA 백신 ‘GX-188E’에 대한 임상 2상 중간 결과를 발표한다.

회사는 현재 국내에서 환자 60명을 목표로 재발성·전이성 말기 자궁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GX-188E와 MSD의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의 병용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4명의 환자에게서 모든 종양이 완전히 사라진 완전 관해(CR)가 관찰됐다.

제넥신은 키트루다와 병용 투여를 통해 키트루다 단독 투여 대비 무진행 생존 기간(PFS)과 전체 생존 기간(OS) 등의 치료 효과를 향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셀리드 역시 ASCO에서 자궁경부암 면역치료백신 ‘BVAC-C’의 임상 2a상 결과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셀리드는 재발성·전이성 자궁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현재 추적 관찰을 진행하고 있다. 다른 치료요법과 병용투여 및 인유두종 바이러스로 발병하는 다른 암종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는 임상시험도 준비하고 있다.

셀리드 관계자는 “지난해 임상 1상 결과 발표에 이어, 임상 2a상 시험의 연구 결과도 국제학회에서 초록으로 채택돼 구두 발표하게 됐다”며 “항암면역치료백신 기반기술 ‘CeliVax’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입증 받은 것으로, 향후 개발에 대한 과학적·임상적 기대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개발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백토서팁의 주요 기능(사진=메드팩토)
백토서팁의 주요 기능(사진=메드팩토)

◇ 메드팩토, 루닛은 여러 임상 데이터 발표, 암 치료 영역에서도 K-바이오 파워 과시

메드팩토는 대장암 환자 대상의 백토서팁과 키트루다 병용 임상 1b·2a상 데이터를 비롯해 다발골수종 병용 요법 임상 1b상 데이터에 대해서도 발표한다.

대장암의 경우 현미부수체 불안정형(MSI)과 안정형(MSS)으로 나뉘는데, MSI-high형 환자는 치료 시도가 가능하나, 전체의 86% 비중을 차지하는 MSS형 환자군에서 면역항암제 단독 투여 시 반응이 낮아 다른 치료법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메드팩토는 MSS형 환자 모집 완료에 따라 현재 국내외에서 키트루다와 병용투여하는 1b·2a상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특히, 이번 발표는 키트루다 단독 치료 대비 경쟁력 있는 임상 데이터를 공개할 것으로 보여 기대를 모으고 있다.

메드팩토는 이와 함께 다발골수종 병용 요법 임상 1b상 데이터도 추가 발표한다. 이번 발표에서 스테로이드제제 없이 백토서팁과 포말리도마이드를 병용 투여한 연구자 임상 1b상에 대한 데이터로 안전성 및 효능 데이터를 발표할 계획이다.

다발골수종은 발병률이 높은 3대 혈액암 중 하나로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재발률이 85% 이상인 완치가 어려운 암이다. 특히, 재발이 반복될수록 치료 효과가 낮아져 첫 치료뿐만 아니라 재발 환자에게도 새로운 치료 대안이 요구되고 있다.

앞서 회사는 백토서팁과 포말리도마이드 병용요법 동물실험에서 다발골수종 진행을 억제했다는 것을 확인, 과거 대조군과 비교해 생존을 연장하고 체중 감소를 방지하는 등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포트폴리오 기반 바이오 의약품 연구개발 기업 애스톤사이언스는 암 치료 백신 AST-301(DNA 백신)의 임상 1상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 발표에는 ‘HER-2 양성 진행성 유방암’ 66명을 대상으로 AST-301의 안전성과 최적의 면역학적 용량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 1상 연구(CT.gov number: NCT00436254)의 10년 장기 생존율 추적관찰 결과까지 포함되었다.

AST-301은 HER-2 항원을 코딩한 DNA 기반 암 치료 백신으로 임상 1상에서 장기 안전성이 증명되었다. 또한, 후속 임상의 조속한 진행으로 임상적 효용성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여 조기 암 치료에서 암 치료 백신의 임상적 가치와 보건 경제학적인 가치를 더욱 증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루닛 스코프로 조직 슬라이드를 분석하는 모습(사진=루닛)
루닛 스코프로 조직 슬라이드를 분석하는 모습(사진=루닛)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은 AI 기반 조직 분석 플랫폼인 ‘루닛 스코프 IO’가 폐암을 포함한 다양한 암 치료의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다는 내용 등 4편의 연구 초록에 대한 포스터 발표를 진행한다.

루닛은 암 환자 조직 슬라이드의 면역세포 밀도 및 분포 위치 등을 루닛 스코프 IO로 분석해 각 기준에 따라 점수를 부여한 결과, 높은 점수를 기록한 환자일수록 면역항암제 치료 예후가 좋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 밖에도 루닛의 AI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유방 촬영 단계에서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환자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ASCO 2021 ‘포스터 디스커션 세션’으로 채택됐다.

디스커션 세션은 포스터 발표로 승인된 연구 초록 중 전문가들에게 큰 관심과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주제로 인정받은 연구로, 학회 내부 심사를 거쳐 전체 포스터 발표의 20% 내외 수준만 선정된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의료 AI 스타트업이 세계 최고 수준의 종양학회로 알려진 ASCO에서 4편의 연구 초록을 발표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특히 이번 연구들은 루닛 인공지능이 다양한 암의 치료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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