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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이슈] 뉴질랜드, 이스라엘 등 일상 찾아가는 나라들, K-방역의 현주소는?
[Bio이슈] 뉴질랜드, 이스라엘 등 일상 찾아가는 나라들, K-방역의 현주소는?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1.04.26 2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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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강력한 봉쇄 조치 효과로 지역 감염자 수 ‘0’명
이스라엘, 세계서 가장 높은 백신 접종률로 경제 활동 재개
우리나라는 11월 집단면역 목표, 이제는 성과로 증명해야 할 것
​지난 24일 뉴질랜드의 밴드 식스식스티의 콘서트에 5만 명의 관객이 모인 모습(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지난 24일 뉴질랜드의 밴드 식스식스티의 콘서트에 5만 명의 관객이 모인 모습(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바이오타임즈] 지난 24일(현지 시각) 진행된 뉴질랜드의 국민 밴드 식스식스티의 콘서트에 5만 명의 관객이 모였다. 마스크도, 거리 두기도 없이 ‘떼창’을 하는 관객들의 모습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간 듯 우리에게는 비현실적인 모습으로 비쳤다.

이번 공연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열린 최대 규모의 콘서트다. 뉴질랜드의 방역 성공을 긴 설명 없이 증명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25일 블룸버그 통신은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마스크를 요구하지 않은 이번 콘서트는 뉴질랜드가 강한 봉쇄와 방역 조치로 코로나19를 통제하는 데 성공한 증거”라고 전했다.

뉴질랜드의 인구는 482만 명으로, 지금까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601명, 누적 사망자는 26명이다. 뉴질랜드의 현재 1차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2.9%다. 백신 접종률이 OECD 최하위권인데도, 지난 2월 이후 단 한 명의 사망자도 나오지 않고 있으며, 4월 10일 이후 신규 확진자 수도 계속 한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지역감염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뉴질랜드의 방역 성공 원인에 관해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빠르게 국경을 닫는 등 강력한 봉쇄 조치의 결과로 보고 있다. 이 나라는 코로나19 확진자가 28명이던 작년 3월 19일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한편, 필수 시설을 제외하고 5주간 학교와 상점, 공공기관 등의 문을 닫았다.

상황이 좋아지면 봉쇄를 완화했다가도 감염자 발생이 증가 양상을 보이면 다시 봉쇄 조치를 취했다. 그 결과 전 세계에서 코로나19로부터 가장 안전한 나라가 되었다.

뉴질랜드는 지난 19일부터 호주와 상대국을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여행거품(트래블 버블) 제도를 시작했다. 해당 제도는 상대 국가를 여행하는 여행자들에게 14일 의무 격리를 면제하는 조치다. 이로 인해 뉴질랜드에 최근 호주 관광객들이 다시 찾으면서 뉴질랜드의 관광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질랜드가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강력한 봉쇄 조치로 코로나 확산을 막았다면, 이스라엘은 전 세계에서 백신을 가장 빨리 접종하는 방법으로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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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24일 기준 인구 대비 백신 접종률(1회 이상 접종 기준)은 이스라엘(119.99%)·칠레(73.81%)·바레인(68.68%)·미국(67.47%)·영국(67.14%) 순이었다.

이 중에서도 이스라엘은 높은 백신 접종률로 코로나19 감염률이 대유행 이후 최저로 내려왔고,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재개됐다.

이스라엘은 최근 추가적인 방역 제한 완화 방안을 마련했는데, 여기에는 백신을 맞지 않은 이들에게도 헬스클럽과 수영장 입장을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집합 제한 인원도 실외는 100명에서 500명으로, 실내는 20명에서 50명으로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대중교통의 탑승 인원을 정원의 75%로 제한한 조처도 폐지한다.

이스라엘 정부는 오는 29일 각료 회의에서 승인이 이뤄지면, 다음 달 6일부터 방역 제한 완화 방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유럽 입국이 금지됐던 미국인들의 유럽 여행이 이르면 올여름부터 다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유럽연합(EU)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미국인에 대해 입국을 허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25일(현지 시각) 미국의 일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인들은 유럽의약품청(EMA)이 사용을 승인한 백신들을 접종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연합으로의 자유로운 이동과 여행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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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11월 집단면역 목표, 이제는 성과로 증명해야 할 것

코로나19 유행 초기, 전 세계에 K-방역을 자랑할 만큼 코로나19 확진자가 적었던 우리나라. 그러나 현재는 점점 일상을 회복하고 있는 이스라엘이나 뉴질랜드의 상황이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우리나라 백신 접종률은 4% 수준으로 전체 OECD 37개국 가운데 35번째다. 영국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보고서에 따르면 4주 동안 인구 100만 명 당 확진자 수가 5명 이내 발생하는 ‘콜드 스폿(Cold Spot)’ 32개국에 우리나라는 포함되지 않는다. 성공적인 방역 국가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콜드 스폿에는 뉴질랜드와 호주, 대만,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등이 포함된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확진자가 적었던 탓에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뒤늦게 뛰어든 우리나라는 현재 코로나19 백신 수급에 애를 먹고 있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K-방역의 정치화에 매몰돼 백신 구매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국민에게 종용 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에 대해 사람들이 느끼는 피로감이 극에 달하면서 효과의 의문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백신 수급불신과 국민 불안이 가중되면서 홍남기 국무총리 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26일 ‘코로나19 백신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담화문에서 홍남기 직무대행은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토대로 백신 가뭄 등을 지적하며 국민에게 과도한 불안감을 초래하고 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언급하며 “기존에 계약된 백신 1억 5,200만회 분 즉 7,900만 명분에 더해 지난 주말 화이자 측과 백신 2,000만 명분을 추가 계약했다. 그 결과 우리는 총 1억 9,200만 회 분 즉 9,900만 명분의 백신 물량을 확보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4월 25일 현재, 정부가 제약사와 계약한 백신 도입 예정 물량이 지연된 사례는 한 건도 없다”고 강조하면서 “우리나라는 국내 생산기반을 갖춘 몇 안 되는 나라로서 백신 수급의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집단 면역 달성 시점은 올해 11월이다. 4월 말 300만 명 접종, 상반기 6월 말 1,200만 명 접종, 9월 말 3,600만 명 1차 접종 완료를 거쳐 11월 집단면역 목표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사진=질병관리청)
우리나라 코로나19 백신 도입 현황 및 계획(사진=질병관리청)

이를 위해 올해 12월까지 화이자 6,600만 회분, AZ 2,000만 회분, 노바백스 4,000만 회분, 모더나 4,000만 회분, 얀센 600만 회분, 코백스 2,000만 회분을 합한 1억 9,200만 회분, 총 9,900만 명분의 백신 물량을 확보했다. 그러나 제약사와의 기밀유지 조항 등의 이유로 상세한 백신 공급 일정은 밝히지 않고 있어 여전히 국민들의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백신 패권’의 시대가 도래했다. 코로나19를 종식하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과 치료제의 사용이 병행되어야 한다. 백신 수급의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백신을 얼마만큼 확보하고 접종하느냐에 따라 경제회복의 정도도 달라질 것이다.

진정한 K-방역의 성공은 자화자찬이 아니라 얼마나 경제가 살아났는지, 다른 나라와의 왕래가 자유로워졌는지 등 객관적 지표에서 판가름 난다. 그동안 국민과 의료진의 헌신으로 K-방역을 지탱해왔다면, 이제부터 정부는 객관적인 성과로 K-방역의 힘을 보여줘야 할 때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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