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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마저 불법 제조, “강도 높은 혁신, 지금 아니면 안 된다”
종근당마저 불법 제조, “강도 높은 혁신, 지금 아니면 안 된다”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4.22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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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넥스, 비보존에 이어 대형 제약사 종근당까지 약사법 위반
식약처·바이오제약협회, 의약품 품질관리·시장 자정(自淨) 노력에 사활

 

(사진=종근당)
(사진=종근당)

◇ 식약처, 연중 불시점검으로 위법행위 점검...적발 시 강도 높은 조치 예고

[바이오타임즈] 식품의약안전처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최근 불거진 일련의 의약품 임의제조 등 일부 제약사들의 불법 제조 논란에 대해 강도 높은 혁신을 예고했다.

바이넥스, 비보존제약 등 중소 규모의 제약사는 물론 대형 제약사인 종근당까지 의약품 임의제조 등 약사법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서, 산업 전체에 대한 신뢰 문제로 비화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3월 25일 식약처는 ‘의약품 불법 제조’ 혐의를 받은 바이넥스와 비보존제약을 상대로 행정조사를 해 △첨가제를 변경 허가받지 않고 임의 사용 △제조기록서 거짓 이중 작성 △제조방법 미변경 △원료사용량 임의 증감 등의 약사법 위반 사항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품목허가 취소와 판매 중지, 시판 중인 제품의 전량 회수 조치가 내려졌으며,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행정처분 등의 조치도 내릴 것을 밝혔다.

이 사건을 계기로 식약처는 연중 ‘특별감시’ 실시를 위해 현행 3년 주기 제조소에 대한 정기적인 감시 이외에 연중 불시 점검체계를 구축해 이달부터 운영하고 있다. 또한 이달부터 의약품 제조소 관련 위반 사례를 수집하기 위한 ‘의약품 제조·품질 불법행위 클린 신고센터’를 가동해 익명으로 공익신고를 받아 처리하기로 했다.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식약처는 지난 5일부터 현재까지 4개 업체에 대한 특별불시 점검을 한 결과, 21일 종근당에 대해 제조기록서 이중작성·폐기 등 약사법 위반 혐의로 9개 품목 잠정 제조·판매 중지 조치를 취했다.

이번 점검에서 종근당은 변경 허가를 받지 않고 의약품에 첨가제를 임의 사용하고, 제조기록서를 거짓으로 이중 작성·폐기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제조 방법 미변경, 원료 사용량 임의 증감 등의 약사법 위반 사항도 적발됐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종근당에서 제조(수탁 제조 포함)한 9개 의약품에 대해 잠정 제조·판매 중지 등을 조치했다. 9개 의약품 중 데파스정 0.25밀리그램(우울증), 베자립정(고지혈증), 유리토스정 3개 품목은 환자 치료상 필요성을 인정해 시중 유통제품 사용은 허용하기로 했다. 나머지 6개 품목(리피로우정 10㎎, 칸데모어플러스정 16/12.5㎎, 네오칸데플러스정, 타무날캡슐, 타임알캡슐, 프리그렐정)은 다른 대체 의약품으로 전환하고 제품 회수가 적절히 수행될 수 있도록 안전성 속보를 의·약사 및 소비자 등에게 배포했다.

식약처는 “고의적 제조 방법 임의변경 제조, 허위·이중 기록 작성 등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품질관리기준(GMP) 적합판정을 취소하고, 해당 위반 행위를 통해 얻은 부당한 이익에 대해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약사법 개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에 대해 종근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원인을 조사 중이다. 조사 결과 철저히 잘못된 점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경(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경(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 제약바이오협회, 의약품 품질관리혁신TF 구성 및 윤리위 강화로 대책 마련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국내 생산 의약품의 품질 관리와 양질의 의약품 제조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환경 조성을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산업의 미래 가치 실현과 제약 바이오 강국 도약을 위해 지금이야말로 산업계 스스로 강도 높은 혁신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앞서 협회는 지난 3월 31일 제2차 윤리위원회를 열고 바이넥스와 비보존제약에 대해 자격 정지 처분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협회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사장단사 CEO 등이 참여하는 회장 직속의 ‘의약품 품질관리혁신TF’를 가동한다. 현재 제기되고 있는 제반 문제점들의 현상과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방안과 환경 조성을 위한 제도적 보완장치 등 종합적인 개선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TF는 산업계의 대표적 품질관리 전문가인 이삼수 보령제약 사장을 비롯해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부회장, 권기범 동국제약 부회장, 윤웅섭 일동제약 사장 등으로 구성된다. 

TF는 특히 ‘의약품 제조 데이터 완전성(Data Integrity)’의 조기정착 지원과 ‘의약품 설계기반 품질고도화(QbD)’ 시스템 도입 등 생산 및 품질관리 시스템 개편을 위한 실행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협회는 Data Integrity 교육과정을 신설, 4월 22일부터 2일간 160여 명이 참여하는 실시간 온라인 교육을 실시하고, 6월부터는 국내 제약사의 품질관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습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협회 이사장단은 ‘직접 만들지 않고, 직접 품질관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현행 제네릭의약품 등의 허가·제조 환경이 품질관리 부실과 시장 난맥상의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현재 한 성분당 제네릭 수가 최대 138개가 되고, 성분당 평균 제네릭 수가 80개에 달하는 등 공동·위탁생동과 위탁 제조 무제한 허용 등에 따른 제네릭 품목 과당과 이로 인한 위탁품목 자체 품질관리(QC) 부실 등이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사장단은 이에 공동·위탁 생동과 자료제출의약품 임상 시험 제출자료 허여에 대한 ‘1+3 제한’에 찬성키로 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관련 약사법 개정 등 국회 입법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결의했다. ‘1+3 제한’의 법 개정 전에라도 자율적으로 ‘1+3’의 원칙을 솔선해 준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협회는 윤리위원회가 산업계 자정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법률전문가 등 외부 인사를 참여시키는 방안을 포함해 구성과 운영 전반의 종합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처럼 강도 높은 혁신과 자정 노력을 공표한 협회는 첨가제 임의 사용 및 제조기록서 이중작성·폐기 등 위법 행위가 드러난 종근당에 대해 27일 오후 윤리위원회를 개최한다.

업계에서는 대형 제약사인 종근당의 불법 제조 적발이 미칠 파장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업 전반에 불법 제조가 만연한 것 아니냐는 우려는 있었지만, 이번 종근당 적발은 업계에서도 적잖은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라며 “글로벌 신약을 목표로 할 만큼 우리 제약업계의 수준도 크게 높아진만큼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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