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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국립대 김명옥 교수, 세계 최초 알츠하이머병 치료 신물질 개발 성공
경상국립대 김명옥 교수, 세계 최초 알츠하이머병 치료 신물질 개발 성공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1.04.21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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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천연 단백물질 유래 9개 펩타이드 신물질 개발
항당뇨 호르몬 아디포넥틴에 주목, 천연 단백 물질 펩타이드 결합으로 치매 치료 가능
한국, 미국, 유럽, 중국, 영국, 프랑스 등 원천기술확보 성공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경상국립대학교 김명옥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물질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이 신물질로 혈액뇌장벽 통과 문제를 해결해 주목받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경상국립대학교 김명옥 교수 연구팀(생명과학부/응용생명과학부)이 항당뇨 호르몬 중 하나인 아디포넥틴의 수용체에 특이적으로 결합이 가능한 천연 단백 물질 유래 9개 서열 펩타이드(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생체 구성물질)로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물질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알츠하이머병에서 나타나는 여러 병리학적 특징인 비정상적 단백질 응집의 완화, 신경세포 인슐린 저항성 회복, 시냅스 및 인지 기능 회복 등을 확인하여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김명옥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짧은 서열의 9개 펩타이드로 현재 뇌 질환 치료제의 문제 중 하나인 혈액뇌장벽 통과 문제를 해결했다. 이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뇌의 에너지 대사 저하 관점으로 접근하여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기전을 규명하는 등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연구 결과를 인정받아 세계적인 학술지 ‘분자 신경퇴화(Molecular Neurodegeneration)’ (인용지수 10, JCR 상위 4%) 온라인(2021년 4월 19일)에 발표됐다.

김명옥 교수는 오랫동안 치매 원인과 예방, 치료에 관해 연구해왔다. 김 교수의 전문 연구 분야는 치매 원인 규명 및 발병기전 연구, 치매 예측 및 진단 연구, 치매 예방 및 치료 물질 개발 연구, 치매-대사질환, 뇌 신경 극복 면역제어 연구 등으로 지난 2016년부터 과기정통부(연구재단) 원천사업실 내 뇌과학원천기술 개발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도 뇌과학원천기술 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 교수는 그간 치매 연구의 성과 창출로 2017년에는 경상남도 과학기술대상(도지사 표창), 2018년에는 학술 부문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인상(과기정통부 장관상), 2019년에는 국가연구개발 성과평가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대뇌 피질과 해마에서 아디포넥틴 수용체가 감소한 형광 이미지(왼쪽), 알츠하이머병 모델 쥐에서 병리 단백질의 비정상적 응집이 9개 서열 펩타이드 처리 시 감소된 모습(사진=국립경상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대뇌 피질과 해마에서 아디포넥틴 수용체가 감소한 형광 이미지(왼쪽), 알츠하이머병 모델 쥐에서 병리 단백질의 비정상적 응집이 9개 서열 펩타이드 처리 시 감소된 모습(사진=경상국립대)

◇ 인슐린 저항성 개선으로 알츠하이머병 치료 주목

알츠하이머병은 퇴행성 뇌질환 중 하나로 비정상적 단백질(아밀로이드 베타, 과인산화타우 등)의 응집, 신경세포의 사멸과 비정상적 신경교세포의 염증 반응 등을 동반하나, 유전적·환경적 요인의 다양성으로 인해 기전을 밝히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알츠하이머병에 관한 새로운 병리학적 특징들이 밝혀지고 있는데, 그중 신경세포의 에너지 대사 저하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신경세포의 에너지 대사 저하의 주된 원인으로 대사 질환의 병리학적 특징 중 하나인 인슐린 저항성이 지목되면서, 인슐린 저항성 개선을 통한 알츠하이머병 치료 기술이 점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항당뇨 호르몬 아디포넥틴과 천연 단백 물질 펩타이드 결합으로 치매 치료 가능

김명옥 교수팀은 체내에 존재하는 단백질 가운데 에너지 대사를 촉진하는 단백질인 아디포넥틴에 주목했다. 아디포넥틴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로 인슐린 저항성을 억제하는 기능을 가진다. 아디포넥틴은 아디포넥틴 수용체를 통해 작용하는데, 아디포넥틴 수용체 1은 뇌에서 특히 많이 발현된다. 연구팀은 치매 환자의 뇌 조직에서 아디포넥틴 수용체 1의 발현이 현저히 감소함을 규명했는데, 이는 신경세포의 아디포넥틴 신호 전달을 다시 활성화하는 것이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위한 새로운 방식임을 의미하는 중요한 단서였다.

하지만, 체내 단백질을 정제해서 치료 물질로 쓰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아디포넥틴과 상동성을 가진 천연 단백 물질에 주목해 동일한 효능을 보이면서 동시에 크기를 줄인 9개 길이의 짧은 서열의 펩타이드를 개발했다. 짧은 서열의 펩타이드는 합성이 편리해 경제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물질은 아디포넥틴과 상동성을 가진 천연단백물질로 표준화했을 뿐만 아니라 합성이 용이하여 충분한 경제성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생쥐 모델에 개발된 펩타이드를 일정 기간 투여하여 비정상적 단백질의 응집이 감소하고, 시냅스 기능 촉진에 따른 인지 능력이 개선되었음을 확인했으며, 또한 신경세포의 에너지 대사 및 인슐린 저항성이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김명옥 교수(사진=경상국립대)
김명옥 교수(사진=경상국립대)

김명옥 교수는 “현재 치매(알츠하이머병) 치료용 펩타이드로서의 치매 치료제는 세계적으로 아직 초기 단계다. 이번 연구에서 도출된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치료용 펩타이드뿐만 아니라, 뇌-대사질환에 확장이 가능해 알츠하이머병에서 오는 대사질환(당뇨 등)까지 치료 가능성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체내 투여 펩타이드 농도를 조절해 향후 치매 예방제로도 기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명옥 교수팀은 이 논문의 주된 내용을 바탕으로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개발과 실용화·상용화를 염두에 두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중국, 독일, 프랑스, 영국에 이미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특허 등록을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상용화가 가속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세계적인 학술지에 논문이 게재됨으로써 이 기술의 원천성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평가된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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