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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치료, 수술이나 약물 없이 전자약으로 가능할까
치매 치료, 수술이나 약물 없이 전자약으로 가능할까
  • 정민구 기자
  • 승인 2021.04.08 1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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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강도 집중초음파의 뇌 자극이 알츠하이머병 개선에 효과 있는 것으로 나타나
새로운 비침습성 치료법의 첫발을 내딛는 계기 기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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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난공불락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치매 치료에 새로운 치료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특히 치매의 약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최근 전자약이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잇달아 나오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발병 원인이 불명확하고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어 완벽한 예방 및 치료가 불가능하다. 이에 지금까지는 조기진단을 통해 관리 및 진행을 늦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츠하이머병 치매 치료제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약 10조 원 규모다. 도네페질이 전 세계 치매 치료제 성분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경구제로만 상용화됐다. 알약은 복용량 제한이 있고, 치매 환자 특성상 복용을 잊는다는 단점 때문에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은 패치제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연구진에 의해 초음파로 뇌를 자극해 알츠하이머병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는 연구결과 제기되면서,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커다란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용안·송인욱 교수팀은 저강도 집중초음파의 뇌 자극이 알츠하이머병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알츠하이머병 환자에 대한 저강도 집중초음파 자극시스템의 탐색 임상연구(A pilot clinical study of low-intensity transcranial focused ultrasound in Alzheimer’s disease)’를 SCI(E) 학술지인 ‘ULTRASONOGRAPHY’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65~85세 사이의 중등도 이상 알츠하이머병 환자 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에 사용된 전자약은 뇌질환 치료기기 전문기업 뉴로소나의 저강도 집속초음파(Low-Intensity Focused Ultrasound: 이하 LIFU) 기기다.

연구방식은 각각 피검자들의 일반적인 인지 상태와 치매의 중등도를 파악하기 위해 신경심리검사를 시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저강도 집속초음파의 초점을 정확히 해마영역에 타깃팅하기 위해 뇌 MRI(자기공명영상장치)와 PET-CT(양전자 컴퓨터단층촬영)을 이용해 머리 위에 공간 좌표를 매핑(Mapping) 했다.

해마는 기억력과 공간 개념을 주로 담당하고 인접 뇌영역에도 영향을 줘 감정적인 행동과 전반적인 인지과정을 조절한다. 또 알츠하이머병에서 가장 먼저 침범되는 부위로 알려져 있다.

연구에서는 해마의 오른쪽 부위에 저강도 집중초음파를 3분 동안 자극했다. 초음파는 혈액뇌장벽(Blood Brain Barrier, BBB) 개방 임계 수치인 250Khz(킬로헤르츠) 미만의 저강도로 했다.

저강도 집중초음파 자극 후에는 MRI 검사를 통해 혈액뇌장벽의 안전성을 확인했으며, 다음날 실시한 신경심리검사 결과 환자들의 기억력, 실행 기능, 글로벌 인지 기능이 약간 상승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불어 2주 후 FDG-PET(양전자방출 컴퓨터단층촬영)를 실시해 영상을 분석한 결과, 상전두회(superior frontal gyrus), 중간대상회(middle cingulate gyrus), 방추상회(fusiform gyrus)에서 국소 뇌포도당 대사율(rCMRglu)이 증가했다(p<0.005).

연구를 진행한 정용안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침습성 저초음파 자극을 통한 신경퇴행성질환 치료에 대한 국내 최초의 연구로 그 의미가 있다”면서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하게 병증의 개선 및 치료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고무적이다”고 평가했다.

다만 “앞으로 더 많은 환자 사례들과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치료 효과의 근거를 마련하는 절차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송인욱 가톨릭대 신경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저강도 집중초음파 자극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있어 신경심리검사상 전두엽 기능 중심의 뇌 기능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히며 “이번 연구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치매나 파킨슨증 같은 신경퇴행성질환에 있어 새로운 치료법이 요구되는 현시점에서 저강도 집중초음파 자극이 새로운 비침습성 치료법의 첫발을 내딛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그동안 치료 옵션이 부족했던 중증도 이상의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병증의 지연 및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으며, 뇌 심부를 자극하는 임상임에도 이상반응이 보고되지 않았다는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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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걱정 없는 전자약으로 치매 치료 연구 활발

전자약을 통한 치매 치료 연구는 뉴로소나 외에도 리메드, 와이브레인 등 국내 기업들에 의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전자약(Electroceutical)은 전기 신호로 장기, 조직, 신경 등을 자극해 치료 효과를 내는 전자기기로, 뇌와 신경세포에 대한 초음파를 이용한 치료도 전자약에 속한다.

뉴로소나는 전자약 파이프라인으로 다양한 난치성 뇌질환에 대한 탐색 임상을 진행해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동시에 수 개의 전자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저강도 집속초음파(LIFU)를 이용한 전자약 파이프라인은 알츠하이머는 물론 우울증, 통증, 의식장애, 수면장애, 뇌졸중 등 각종 뇌 질환 치료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와이브레인은 치매 전자약 부문에서 세계 최초 재택 치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7개 대학병원에서 경도치매 환자 120명을 대상으로 연말 완료될 예정이다. 치매 외에도 우울증 편두통 조울증 불면증 자가면역질환 등에 대한 임상을 추진 중이다.

또한 와이브레인은 올해 초 정부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 지원 과제에 최종 선정, 서울대 의학과의 민경복 교수, 중앙보훈병원, 보훈의학연구소와 융복합 연구를 통해 ‘경도인지장애환자의 멀티모달 신경신호 기반 알츠하이머성 치매 조기진단 예측 기술 개발’ 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다.

와이브레인은 개발 예정인 치매 조기진단 예측 기술을 와이브레인의 기존 경두개전기자극(tDCS) 치료와 연계시킬 경우, 세계 최초의 치매 진단 보조 및 치료 통합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자약 분야 코스닥 1호 상장사인 리메드는 TMS(경두개자기자극기)를 이용해 치매의 치료효과와 기전을 밝힌 논문이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지에 발표됐다고 지난 1월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한국보건기술연구산업 지원으로 연구중심병원 분당차병원에서 신경질환재생분야 연구책임자 김민영 교수 주도하에 이루어졌다.

연구진은 치매를 유발한 쥐 모델에서 경두개자기자극기(TMS)를 적용해 인지행동개선 효과를 확인함과 동시에 고빈도 자극(20 Hz)과 저빈도 자극(1 Hz)에 의한 차이도 비교했다.

두 가지 치료군 모두 치료를 받지 않은 군보다 인지행동이 개선됐으며, 고빈도 자극시 그 효과가 더 큰 것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뇌조직 검사결과, 경두개자기자극 치료를 받은 경우 뇌 안의 해마에서 인지 작용시 주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농도와 도파민 D4 수용체의 발현이 증가했다.

이번 연구는 TMS 고빈도 자극 치료를 받은 경우, 뇌조직 검사 결과에서 뇌의 해마에 Nestin, NeuN 뿐만 아니라 BDNF가 증가돼 뇌 신경이 활성화되고 뇌 재생 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보였다.

리메드 측은 이번 연구가 그동안 특별한 치료법이 없었던 치매 치료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결과라고 설명하며, 임상연구를 통해 관련 기전과 효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타임즈=정민구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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