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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되면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되면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
  • 박세아 기자
  • 승인 2021.04.01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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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염소계 살충제 노출에 의한 제2형 당뇨병 발생 상관관계 규명
제2형 당뇨병과 같은 환경성 질환 발생에 대한 유해화학물질 노출의 위험성 제시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유기염소계 살충제에 노출되면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유해화학물질 노출이 질병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그간의 연구가 단일물질, 고농도, 단기노출의 형태로만 이뤄져 왔지만, 이번 연구는 실제 생활 속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는 환경과 가장 밀접한 조건인 복합물질, 저농도, 만성노출 형태로 이뤄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안전성평가연구소(KIT)와 목포대학교(류동영 교수), 서울과학기술대학교(김기태 교수) 연구팀은 유기염소계 살충제(OCP) 복합물 노출에 의한 제2형 당뇨병 발생 간 상관관계를 과학적으로 검증했다고 밝혔다.

유기염소계 살충제(OCP, organochlorine pesticide)란 하나의 염소를 포함하고 있는 유기 화합물을 의미하며, 환경 뿐 아니라 사람과 동물에게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OCP는 체내에 축적되어 인체나 생태계에 면역체계 교란, 중추신경계 손상 등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진 잔류성유기오염물질(POPs) 중 하나로 파킨슨병이나 암, 비만, 당뇨병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심각성이 대두하고 있다.

지금까지 복합화학물질에 대한 연구는 2가지 이상 여러 물질이 혼합되어 있어 독성 영향 분석에 많은 시간과 비용 등이 소요되므로 대부분의 연구가 단일물질을 대상으로 고농도, 단기노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 사람들이 경험하고 만성질환 발생에 관여하는 노출형태는 복합물질, 저농도, 만성노출 형태이므로 현재 보고되는 연구 결과로는 역학 연구 결과를 설명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본 연구 이전에 각 5개의 단일물질에 관한 연구를 통해 저농도 노출 시, 당 흡수 및 인슐린 분비가 억제되는 결과를 입증하였고, 이러한 과학적 연구결과를 토대로 5종의 OCP 물질이 혼합된 복합물을 사용했다.
 

OCP 복합물 노출 통한 L6근육세포와 제브라피쉬 연구 모식도(사진=안전성평가연구소)
OCP 복합물 노출 통한 L6근육세포와 제브라피쉬 연구 모식도(사진=안전성평가연구소)

연구는 인체의 혈액에서 검출되는 5종의 OCP(클로르 단, 헵타 클로르, p,p'- 디클로로 디 페닐 트리클로로 에탄, β- 헥사 클로로 시클로 헥산, 헥사 클로로 벤젠)을 체내에 존재하는 농도를 고려하여 동일한 비율로 혼합하여 L6 근육세포와 제브라피쉬에 처리하여 당 대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평가했다.

L6 근육세포는 혈중 포도당 농도의 약 80% 이상의 대사에 관여하는 조직이다. L6 근육세포는 랫드의 골격근 세포로서 당대사와 인슐린 작용기전 연구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번 세포실험 연구에서 OCP 복합물을 L6 근육세포에 0.5 nmol/L, 50 nmol/L, 5000 nmol/L 농도별로 6시간, 12시간, 24시간, 48시간 노출시킴으로써 저농도의 만성노출 조건으로 시험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단일물질보다 훨씬 옅은 농도로 처리하였을 때 L6 근육세포에서 2-NBDG을 통해 당 흡수가 감소했음을 확인했으며, 이러한 원인은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 ROS)의 과도한 생성과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상실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상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는 생명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성할 때 발생하는 ROS 생성을 최소화 하나, 미토콘드리아의 구조와 기능에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 ROS 생성이 증가되어 당 대사와 인슐린 신호전달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제브라피쉬가 OCP 복합물에 노출되었을 때 세포사멸(Cell Death)과 ROS 생성이 증가하며 당 흡수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유해화학물질 노출이 질병 발생에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유해화학물질 노출을 저농도, 복합물 관점에서 해석함으로써 해당 연구 방법론을 과학적으로 검증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안전성평가연구소 흡입독성연구그룹 박철민 박사는 “해당 연구가 제2형 당뇨병과 같은 환경성 질환 발생에 대한 유해화학물질 노출의 위험성을 제시하고, 연구 방법론에서 저농도, 복합물 관점의 중요성을 보임으로써 다양한 인과관계 연구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제2형 당뇨병은 당뇨병의 임상학적 분류 중 하나로 인슐린의 활성도가 감소하는 경우를 의미하며, 원인으로는 비만, 몸에 나쁜 식이 습관, 운동 부족 등의 환경적인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있다. 당뇨병은 그 기전에 따라 췌장에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아서 발생한 당뇨병을 제1형 당뇨병이라고 하고, 인슐린 분비기능은 일부 남아있지만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상대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여 발생하는 경우를 제2형 당뇨병이라 한다.

국제당뇨병연맹의 자료에 의하면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4억 6,600만 명(2019년 기준)으로 2045년까지 7억 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해당 연구 내용은 CiteScore 기준 환경공학 부문 상위 1% 저널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IF 9.038)에 3월 게재되었다. 향후 해당 연구팀은 이번 근육 세포 내(in vitro)와 제브라피쉬 모델(in vivo)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실험동물 모델을 이용한 후속 연구 결과를 환경과학분야 국제 학술지에 게재할 계획이다.

 

[바이오타임즈=박세아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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