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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먼 ‘한국 원격의료’, 올해는 탄력받나?
갈 길 먼 ‘한국 원격의료’, 올해는 탄력받나?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1.03.26 2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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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원격의료 시장, 매년 21.3% 성장 전망
국내 원격의료는 의료계의 반대로 법 개정 못 해 답보 상태
한국원격의료연구회 창립 계기로 법 개정 논의 본격화 기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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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지구촌 곳곳에서 원격의료가 본격화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은 의사가 비대면 상황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원격의료 서비스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원격의료가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감염병의 유행 및 의료인력·시설 부족, 인구 고령화 추세 등 사회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원격의료를 권장하고 있다.

GM insights의 분석에 따르면 세계 원격의료 시장은 2019년 455억 달러에서 2026년 1,755억 달러로 연평균 21.3%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격의료를 본격화하고자 하는 각국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미국이나 일본, 프랑스, 호주와 같은 나라에서는 환자 집중을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비대면 영상 의료가 주목받고 있다.

관련 규제도 완화하고 있다. 원격의료라는 새로운 사업을 육성하고, 의료 시스템 부하 경감이라는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다. 미국은 대면 진료와 동등한 수가를 적용하고 있고 일본도 진료과목을 확대하는 등 원격진료 적용 범위를 늘려가고 있다. 중국 또한 원격진료에 의료보험을 적용하고 있다.

프랑스는 의사 인력이 지속해서 감소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으로 원격진료를 내세웠다. 2018년 프랑스는 공중위생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한 환자와 의사 간의 원격진료를 의료행위로 규정했다.

국토가 넓어 병원을 가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호주에서는 진료, 재활 치료, 심리 상담 등 일반의료 서비스를 가정에서 원격의료로 받을 수 있다. 원격의료 관련 장비를 설치한 병원은 투자금을 일부 지원받고, 환자와 전문의 모두 국가 의료보험의 혜택과 인센티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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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진국은 물론 중국까지 원격의료 본격화, 국내는 의료계의 반대로 답보 상태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원격의료가 현행법상 불법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보건복지부가 한시적으로 전화 의료상담은 허용했지만, 법과 제도가 바뀌지 않은 상황이라 현장에서는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한국은 지난 2002년 의료법 개정을 통해 처음으로 원격의료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의사–의료인 간의 원격의료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는 실질적인 진료가 아닌 자문만 주고받는 수준이다.

보건복지부는 2014년 9월부터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시행 중이지만, 의료계의 반대로 법 개정을 하지 못해 진전이 없는 실정이다.

의료계는 원격의료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의학적 안전성이 떨어지고 대기업과 대형병원, 민간 보험사 배 불리기 정책이라는 게 이유다.

◇ 한국원격의료연구회 창립, 법 개정 논의 본격화 기대

이처럼 의료계 반발로 원격의료 도입 논의에 진전이 없지만,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비대면 의료 기술에 대한 필요성은 전면으로 떠올랐다. 원격의료가 본격 허용된다면 국내 시장의 성장성만큼은 어느 나라보다 높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기대감은 한국원격의료연구회가 창립되면서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원격의료연구회는 서울의대 교수들이 주축이 돼 설립되었다. 서울대 간호대 박현애 교수(전 세계정보학회 회장)가 창립 준비위원장을,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강대희 교수(코로나19 과학위원장)가 운영위원장을, 정신과학교실 권준수 교수(서울대병원 의료발전위원장)가 학술위원장을 맡았다.

연구회는 지난 19일 ‘원격의료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온라인 창립 심포지엄을 개최, 국내 원격의료 기술의 발전 상황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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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포지엄에서는 원격의료 기술이 비대면 진료뿐만 아니라 질환을 판독,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까지 영역을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병원, 원격영상, 원격재활, 인공지능(AI) 의료기기 등은 이미 의료 현장에 들어와 있으며, 간호와 예방, 영양학 분야에서도 원격의료의 활용 방안을 고민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원격의료의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법적인 한계를 풀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박상철 교수는 “전화 상담을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있지만 문제는 시한부여서 언제까지 허용될지 알 수 없기에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지기 힘들다. 법을 바꿔야 한다”라고 했다.

또한 박 교수는 의료법과 함께 약사법도 개정해 의약품 택배 배송이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계의 반대에 대해서는 “의료계의 요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원격의료 도입을 검토할 단계”라며 “상급 의료기관 쏠림 현상, 개인정보보호 문제 등이 선결과제로, 한국원격의료연구회가 우리나라의 원격의료가 나아갈 방향을 심각하게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원격의료의 본격 도입 준비는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디지털 치료기기'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 안전성·유효성 검증기준을 만들고 있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가격책정과 수가 작업을 시작할 방침이다.

또한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는 오는 4월부터 원격재활의료 플랫폼을 이용해 지역 병원과 협진하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지방에 있는 환자가 그 지역 병원에서 꾸준히 재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인데, 의사와 의사 간 이뤄지는 원격의료라 법적인 문제도 없다.

더 이상 규제에 묶여 성장하는 원격의료 시장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원격의료 규제 완화를 통해 코로나19와 같은 위기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의료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지금이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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