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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항암제’ 킴리아 국내 상륙, ‘억’ 단위 치료비 과제는?
‘꿈의 항암제’ 킴리아 국내 상륙, ‘억’ 단위 치료비 과제는?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1.03.24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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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BCL, ALL 치료에 한해 CAR-T 치료제 ‘킴리아’의 국내 판매 허가
1인 맞춤형 치료제이자 단 1회 투여로 완치 가능
5억 원이 넘는 치료비에 대해 급여화 논의 중이나 난항 예상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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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꿈의 항암제’라 불리는 노바티스의 CAR-T 치료제 킴리아(성분명 티사젠렉류셀)가 식약처의 판매허가를 받아 국내 환자의 투여가 가능해졌다.

킴리아는 세계 최초의 CAR-T 치료제다. CAR-T(Chimeric antigen receptor-T,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는 환자의 정맥에서 채취한 면역세포인 T세포의 표면에 암세포의 특정 항원을 인지해 공격할 수 있는 유전 정보를 주입해 이를 다시 환자에게 투여하는 항암제다.

킴리아는 대체 치료제가 없는 말기 혈액암 환자에게 투여되는 항암제로, 환자 본인의 면역 세포를 이용한 1인 맞춤형 치료제이자 단 1회 투여로 완치가 가능해 ‘꿈의 항암제’라 불린다. 기존 항암제 위주의 항암치료에서 정밀하게 원하는 타깃에 원하는 세포로 치료하는 시대로의 도래를 알린 획기적인 신약이다.

지난 5일 식약처는 킴리아를 ▲두 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이하 DLBCL) 성인 환자의 치료 ▲25세 이하의 소아 및 젊은 성인 환자에서 이식 후 재발 또는 2차 재발 및 이후의 재발 또는 불응성 B세포 급성 림프성 백혈병(이하 ALL) 치료로 국내 판매를 허가했다.

한국노바티스는 CAR-T 치료제 ‘킴리아’의 국내 허가를 기념해 지난 23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기자간담회에서는 킴리아의 약효, 치료 과정 그리고 치료비 부담에 관한 의견들이 논의되었다. 특히 5억 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치료비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에 있어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도 제기되었다.
 

(사진=노바티스)
(사진=노바티스)

◇ 5월 국내 첫 CAR-T 치료센터 오픈, 첫 투여 환자 대기 중

현재 한국노바티스는 5월 개원을 목표로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병원에 국내 첫 CAR-T 치료센터 오픈을 준비 중이다. 또한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등에서도 킴리아 원료인 환자의 면역세포(T세포) 공급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교육,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킴리아는 개발 특성상 고도화된 제조 공정과 전문인력, 의료기관 훈련·인증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노바티스의 프로그램과 식품의약품안전처 치료센터 인증 신청이 끝나면 킴리아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킴리아를 처음 투여하게 될 국내 1호 환자는 40대로 조혈모세포 이식 후 악성림프종이 재발한 40대로 알려졌다. CAR-T 치료센터가 개원하는 5월까지 킴리아 투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환자가 킴리아 치료비로 지출해야 하는 비용은 최대 5억 원 이상이다. 노바티스가 밝힌 미국 내 환자 1인당 비용은 45만 달러(약 5억 4,000만 원)이며, 아시아 최초로 킴리아를 의료보험 적용한 일본에서는 3,349만 엔(한화 3억 5,000만 원)이다.

킴리아 국내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에 연자로 참석한 김원석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치료비가 5억 원에 달하는 비용적 문제와 함께 세포를 미국까지 보냈다가 다시 가져와야 하는 물리적 문제, 그리고 그사이 환자의 상태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우리나라는 글로벌에 비해 CAR-T 격차가 10년 정도 뒤진 것 같다. 지금이라도 빨리 따라가서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킴리아의 제조 과정(사진=노바티스)
킴리아의 제조 과정(사진=노바티스)

◇ 개인맞춤형 CAR-T세포 제조에 고가의 비용 소요

킴리아의 치료 과정은 매우 복잡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에서 환자 T세포를 채취, 냉동 보존해 미국 노바티스 제조시설로 보낸다. 환자 T세포를 받은 노바티스 제조시설은 암세포를 찾아내는 개인맞춤형 CAR-T세포(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로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든 CAR-T 치료제 킴리아를 다시 병원에 보내 환자 치료에 사용하게 된다. 한국에서 사용될 약물은 미국 뉴저지 주의 모리스 플레인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고스란히 킴리아의 비용에 포함되는 것이다.

노바티스는 환자들의 약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건보 급여 적용을 신청했다. 심평원은 킴리아의 경제성과 약학적 타당성을 함께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형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혈액종양분과 교수는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적 이유에 따른 의료 불평등 문제는 이미 시작됐고, 더욱 심화 되고 있다. 킴리아가 우리 사회에 하나의 숙제를 던졌다”고 말했다. 즉, 킴리아를 시작으로 생명을 담보로 하는 고가의 약이 계속 나올 것이며, 고가 치료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환자 부담금은 5%고, 나머지는 국민 세금이다. 모든 국민이 보험을 내고 있기에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고가의 의약품을 판매해서 얻은 경제적 이득이 외국계 제약사에 전부 귀속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환자와 제약사, 국가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므로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해나가야 할 시점”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러한 고가의 치료비 문제에도 불구하고 킴리아는 악성림프종 환자의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올릴 수 있는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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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킴리아의 건강보험 급여화 가능성은?

김원석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매년 6,000명가량의 악성림프종 환자가 발생하고, 그중 성인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이하 DLBCL)이 악성림프종의 40%인 2,500명 정도”라고 했다.

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DLBCL 환자 2,500명 중 약 60~65%는 기존 항암 요법으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이 중 40%(약 600~800명)는 1년 내 재발한다. 그런데 문제는 재발 시 예후가 매우 좋지 않다는 점으로, 재발 시 예상 수명은 6개월로 매우 짧다.

재발 환자는 기존에 쓰지 않았던 항암제를 조합하는 ‘구제항암요법’을 사용하는데, 여기서 효과를 보면 자가조혈모세포 이식(SCT)이 가능하다. 그러나 조혈모세포 이식은 70세 이하의 신체 건강하면서도 항암제가 효과를 보이는 환자에게만 가능하다. 재발 환자의 50%가 이 조건을 충족하고, 이 또한 절반은 다시 재발을 겪는다.

결국 1차 구제요법과 2차 구제요법에도 불응하는 환자,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후 재발 환자 모두에게는 CAR-T 치료제 외에는 방법이 없다.

CAR-T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면 조혈모세포 이식이 불가한 환자의 전체 생존 기간 중앙값은 4.4개월이며, 이식 후 1년 내 재발 환자의 전체 생존 기간은 6개월이다. 이 환자들은 6개월 이후 생존율은 0%이지만, 킴리아 치료를 받으면 60%까지 올릴 수 있다.

불응성 B세포 급성 림프성 백혈병(ALL) 치료에서도 마찬가지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혈액종양내과 강형진 교수는 “ALL은 한 번 불응이 되면 점점 치료하기 어려워진다. 조혈모세포이식 시에 발행하는 불임, 탈모 등의 합병증도 환자들을 힘들게 한다”고 말하며, 킴리아가 불응이나 재발하는 ALL 환자들의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캐나다, 유럽, 일본 등 10개국 27개 기관이 진행한 DLBCL 임상 데이터에 의하면, 킴리아는 투여 3개월 만에 환자의 39.1%가 완전관해를 달성했으며, ALL 임상에서는 3개월 내 완전관해가 82%에 달했다.

우리나라의 혈액암 환자 중 킴리아가 필요한 환자는 연간 200명으로 추산되며, 주로 소아·젊은 층이 많다.

킴리아가 혁신적인 치료제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5억 원을 감당할 수 있는 환자는 많지 않으므로, 킴리아를 마지막 희망으로 생각하는 환자들은 건강보험 급여화를 절실히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급여에 대한 논의는 난항이 예상된다. 단 한 번의 투여로 치료가 끝나는데,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RS)으로 인한 사망 및 질병 진행이 발생할 경우 치료비 청구비 여부의 문제, 또한 분할 납부 기간의 이자율 등 정부와 제약사 간 협의해야 할 사안이 산적해 있어 이른 시간 안에 급여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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