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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입안 건조해지는 ‘쇼그렌증후군’, 새로운 연구결과는?
눈과 입안 건조해지는 ‘쇼그렌증후군’, 새로운 연구결과는?
  • 박세아 기자
  • 승인 2021.02.24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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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 서울병원 이경언 교수팀, 노인성 쇼그렌증후군 특징 밝혀내
노인성 쇼그렌증후군 절반 이상은 간질성폐질환 동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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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입이 마르고 눈이 건조한 증상이 발생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인 ‘쇼그렌증후군’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국내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다.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연령별 특징이 다르다는 연구 결과다.

순천향대학교 부속 서울병원 이경언 교수팀(류마티스내과 김현숙, 최원호, 김종선, 건국대병원 이상헌, 김해림)은 4년간의 연구 끝에 노인성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임상 증상과 침샘 변화의 특징을 알아냈다.

1933년 스웨덴 안과 의사 헨리 쇼그렌이 처음 발견해 ‘쇼그렌증후군’이라 명명된 이 질환은 자가면역 질환의 하나로,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유전적 요인과 호르몬, 세균 또는 바이러스 감염, 신경계, 사이토카인(면역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 면역조절제), 자가면역 항체 등이 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과 눈, 코 점막, 피부 등이 마르고 소화가 안 되는 등의 증상이 기저 질환이나 다른 약의 복용 없이 3개월 이상 지속한다면 쇼그렌증후군(건조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쇼그렌증후군으로 치료받은 환자 수는 2015년 1만7,634명에서 2019년 2만 1,282명으로 증가했다. 2019년 기준 여성이 남성보다 발병률이 약 7.7배 더 높았고, 특히 40대 이상 중년 여성 환자가 전체 환자의 약 83%를 차지했다.

대다수의 쇼그렌증후군 환자들은 양쪽 귀밑 침샘이 붓고 아프거나,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에 걸쳐 안구와 구강 건조 증상을 호소한다. 초기에는 피로, 발열감, 관절통, 몸살 등 전신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환자의 절반 정도에서 관절염 증상이 나타난다.

일차성 쇼그렌증후군은 다른 질환 없이 쇼그렌증후군만 발생하는 경우로 주로 눈과 입에 영향을 주지만, 이차성 쇼그렌증후군은 류마티스관절염, 전신 홍반성 루푸스, 전신 경화증 등 다른 류마티스 질환을 동반한다.

그동안 발표된 쇼그렌증후군 연구들은 주로 40~60대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65세 이상의 고령에서 발병한 노인성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임상적 특징에 관해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에 이경언 교수팀은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발병 나이에 따라 임상 특징, 혈액검사 및 침샘초음파 소견의 차이점을 평가하기 위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환자 총 221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발병 나이는 65세 이상, 40~65세와 40세 미만의 세 그룹으로 나누어 비교 분석했다.

전체 환자 중 약 20%가 65세 이상에서 발병한 노인성 쇼그렌증후군이었다. 노인성 쇼그렌증후군 환자는 폐 침범(간질성폐질환)의 동반율이 51%로 매우 높았고 이는 흉부 CT 검사로 진단했다. 또 혈액검사에서 쇼그렌증후군 특이적 항체(항 Ro 항체)의 양성률이 낮았다.

반면 젊은 나이에 발병한 쇼그렌증후군 환자에서는 염증성 관절염과 혈액검사 이상 소견(항 Ro 항체 양성, 보체의 감소, 고면역 글로불린혈증 등)이 더 많이 발생했다.

이경언 교수는 “고령에서 발병한 쇼그렌증후군을 진단하는 경우 혈액검사만으로는 놓칠 수 있어 면밀하게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침샘초음파 소견도 발병 나이에 따라 달랐다. 고령 환자에서는 침샘의 위축소견이 더 관찰되었지만, 65세 미만의 환자에서는 침샘의 염증을 시사하는 소견이 더 많이 관찰되었다.
 

이경언 교수(사진= 순천향대 서울병원)
이경언 교수(사진= 순천향대 서울병원)

이경언 교수는 “입 마름은 노인에게 나타나는 흔한 증상 중 하나이기 때문에 쇼그렌증후군과 정확하게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령의 쇼그렌증후군은 간질성폐질환의 동반률이 높고, 이는 사망률과 관련성이 있기 때문에 흉부 CT 등 적극적인 검사를 통해 폐의 이상 소견이 있는지 조기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침샘초음파는 침샘의 이상 소견을 확인할 수 있는 간단하고 안전한 검사다. 쇼그렌증후군이 의심되는 환자에게 침샘초음파를 통해 침샘의 염증 소견을 확인한다면 진단과 경과 파악에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쇼그렌증후군은 국제 분류 기준을 바탕으로 침샘·눈물샘 분비량 검사, 입술 침샘 조직 검사, 안구 염색 점수, 자가면역항체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진단한다.

현재까지 쇼그렌증후군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꾸준한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관리 등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질병의 근본 원인인 자가 면역 염증 조절 치료도 동시에 진행된다.

쇼그렌증후군은 증상 조절뿐만 아니라 류마티스내과의 정기적인 진료로 눈과 입 이외의 침범 여부를 확인해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다. 치료 중 증상과 통증이 없어졌다고 약물을 임의로 끊기도 하는데, 이는 매우 위험하므로 의사 지시에 따라야 한다.

이경언 교수팀의 연구 “Elderly-onset primary Sjögren's syndrome focused on clinical and salivary gland ultrasonographic features(노인성 쇼그렌증후군의 임상 및 침샘 초음파적 특징)”는 Joint bone spine 저널(2021년 1월호)에 게재됐다.

 

[바이오타임즈=박세아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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