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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돌봄 기술, 노인 돌봄 인력 문제 해결 솔루션으로 주목
치매 돌봄 기술, 노인 돌봄 인력 문제 해결 솔루션으로 주목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1.02.04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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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주요 치매 관리 정책으로 ICT 활용 치매 돌봄 기술 선정
건강 관리 기능이나 낙상 방지 등 사고 예방에 대한 수요 높아
돌봄 인력 부족난 해결과 근무 환경 개선에도 도움 전망

[바이오타임즈] 2017년 치매 국가책임제가 시행되면서 ‘치매 환자의 존엄성이 지켜지고 온 국민이 치매로부터 안심할 수 있는 사회’가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되었으며, 정부는 분야별 중점 과제를 선정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중 ‘치매 원인 규명, 예방, 조기 진단 관련 기술 개발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으로 2020년부터 9년 동안 진행되는 연구개발(R&D) 사업으로 치매를 극복할 방안 마련을 주목적으로 삼고 있다. 

이렇듯 치매 극복 방안 마련에 국가가 나서서 힘쓰는 이유는 아직 뚜렷한 치매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고령화 사회가 진행될수록 사회적 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치매 관련 연구 및 개발이 중요한 국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만약 연구개발(R&D) 사업이 유의미한 성과를 보인다면 사회적, 경제적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새로운 가치 창출이 실현될 것으로 기대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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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ICT기반 치매 돌봄 기술 핵심 정책으로 선정

최근 추진되고 있는 유망한 치매 극복 방안은 정보통신기술(이하 ICT)을 활용한 치매 돌봄 기술이다. 치매 돌봄 기술은 아직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에 반영되지 않은 분야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이하 OECD)가 제시한 10대 치매 관리 핵심 정책 중 하나로 제시된 바 있다. OECD는 치매 돌봄에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강조했는데, 이러한 표명은 향후 글로벌 치매 돌봄 시장의 새로운 지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른 나라보다 앞서 ICT 기술을 치매 돌봄에 적용해 유의미한 성과를 보인다면 시장 선점에서 유리한 입지를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치매 돌봄 기술은 아직 명확하게 정의 내려지지 않은 용어다. 2018년 EU가 언급한 내용을 살펴보면 돌봄 기술은 노인이 남은 삶을 윤택하게 보내도록 보조하며, 보호자 없이도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돌봄 기술은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이 중에서도 치매 돌봄 기술은 다른 돌봄 기술보다 상대적으로 연구가 많이 진행된 편이다. 특히, 2017년 해외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치매를 위한 지능형 보조 기술(IATs: Intelligent Assistive Technologies for dementia)이 치매 돌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밝혀졌는데, 효과는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 치매 관리 시설 입소를 늦춰 사회적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 둘째 돌봄 인력의 심리적 부담을 경감시키는 효과, 셋째 돌봄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돌봄 서비스의 질을 향상하는 효과, 그리고 마지막으로 치매 노인들의 자립심을 고취시켜 삶의 질을 향상하는 효과가 있다.

노인 대다수가 돌봄 기술 도입에 긍정적 반응

그렇다면 현재 우리 사회에서 돌봄 기술 도입이 가져다 줄 가장 큰 이점은 무엇일까? 바로 수많은 고령 인구에게 광범위한 돌봄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령화 사회에서 선결되어야 할 치매 관련 과제는 치매 환자가 사회에서 고립되지 않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가 나서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먼저 사회 관계망을 형성해 치매 환자들이 스스로 사회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019년 국내 연구진이 노인복지관을 이용하는 노인 10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돌봄 기술이 어렵지만 않으면 사용해보고 싶다고 응답했다. 특히, 원격 의료를 통한 건강 관리 기능이나 낙상 예방 등 안전 관리 기능, 음성 대화 등 커뮤니케이션 기능, 이승 보조 기기(Transfer Assisted Device: 실내에서의 이동을 도와주는 기기) 등의 이동성 기능에 대한 수요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국립 재활원이 실시한 돌봄 기술 관련 재활 로봇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돌봄 기술 도입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재활 치료를 받는 환자의 70%가 재활 로봇 도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세부 분야로는 보행 및 하지운동(42%), 일상생활 보조(17%), 상지 운동 치료(14%), 인지 기능 향상(14%), 이송(13%) 순으로 수요가 많았다. 이 통계로 돌봄 기술이 재활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의 보조 역할로도 수요가 많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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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인력 근무 환경 개선에도 도움

그렇다면 요양 보호사 등 기존 돌봄 인력 종사자의 관점에서 치매 돌봄 기술은 어떠한 변화를 가져다줄까? 일단 치매 돌봄 기술이 돌봄 인력 종사자의 일자리를 뺏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지금도 돌봄 인력은 부족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돌봄 기술은 오히려 기존의 돌봄 인력 종사자들의 저임금/노동 집약적 문제를 효과적으로 보완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ICT 기술을 활용한 돌봄 기술은 방문 케어시 기록을 쉽게 정리해 사회 복지사의 업무 부담감을 줄이고 직무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환자 운반 등 힘을 쓰는 다양한 돌봄 업무를 도와 요양 보호사들의 신체적 부담감을 덜어줘 돌봄 인력의 직무 만족도 상승에 기여할 수 있다.

향후 돌봄 기술은 서비스 모델과의 발전적 연계가 필요하다. 기존 서비스 분야에서는 품질 향상을 이뤄내고, 수요가 충족되지 않은 분야에서는 기술과 서비스의 연계를 통한 수요 충족과 일자리 창출로 시장 활성화에 기여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돌봄 기술 도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옳지 않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하지만 돌봄 기술은 인간의 자율성을 저해하는 기술이 아니다. 돌봄 기술은 인간의 삶을 조금 더 이해하고, 소외와 차별이 없는 사회를 가꿔나가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또한, 나아가 누구든 돌봄 기술이 필요한 노인이나 환자가 될 수도 있으며, 그들을 부양해야 하는 가족이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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