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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Ai 플랫폼, 신약개발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이유
RNAi 플랫폼, 신약개발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이유
  • 박세아 기자
  • 승인 2021.01.25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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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 염기서열을 알아내 해당 유전자의 발현 억제
RNAi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17년 1조원에서 2024년 18조원으로 성장 예상
치료제 효과 높이기 위한 좋은 전달 시스템만 구축된다면 가능성 무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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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최근 신약 개발에 있어 RNAi(RNA interference, 리보핵산 간섭)가 미래지향적 기술 플랫폼으로 주목 받으면서 바이오산업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위적으로 RNAi를 유도하면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어 최근 RNAi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에 빅파마들의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RNAi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17년 1조 원에서 2024년 18조 원으로 연평균 43.5%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 10년간 3,0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기술수출이 25건 발생했고 1조원 규모의 메가딜도 8건이 발생했다.

이처럼 RNAi 분야는 지속적인 시장 성장이 예상되지만, 섣불리 발을 들여놓을 수 없는 분야이기도 하다.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해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RNAi(RNA interference)’ 치료제는 아직 치료법이 없는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세계 제약∙바이오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치료법 없는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활용 가능성 커

이 기술은 DNA에 저장된 유전 정보를 전달해 단백질을 생성하는 RNA를 이용해 문제 유전자의 발현을 막는다. 즉, RNAi는 질병을 유발하는 특정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해 병을 치료하는 3세대 신약 기술이다.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 염기서열을 알아내면 해당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치료제를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단순하고 짧은 RNA 서열만으로 특정한 타깃 유전자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2003년까지 RNAi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회사들이 세계적으로 붐을 이루었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 siRNA를 사용한 임상시험에서 독성이 보고되면서 RNAi 치료제로의 사용 가능성이 재고됐다.

주요 제약사들이 하나둘씩 RNAi 치료제 개발에서 손을 뗐지만, 2018년 미국 FDA가 처음으로 미국 바이오 기업 ‘앨나일람’의 RNAi 기반 약물인 온파트로(성분명: 파티시란)를 승인하면서 빅파마들 사이에서 RNAi 치료제 분야는 또다시 주목받게 되었다.

앨나일람은 2018년 온파트로를 시작으로 2019년 기브라리(Givlaari, 성분명 기보시란), 2020년 옥슬루모(Oxluma, 성분명 루마시란) 등 3개 RNAi 치료제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 받았다. 또 아직 FDA 허가를 받지 못했지만 RNAi 치료제 '인클리시란(inclisiran)'의 개발에도 투자했으며, RNAi 방식 아밀로이드증 치료제 '부트리시란(vutrisiran)'의 임상도 성공적이라 보고됐다.

앨나일람(Alnylam)에 이어 최근 노바티스(Novartis)도 고지혈증 siRNA 치료제 ‘인클리시란(Inclisiran)’의 유럽 승인을 받으며 관심을 끌고 있다.

 

엘나이람의 파티시란(제품명 온파트로)(출처: 엘나이람)
앨나일람의 파티시란(제품명: 온파트로)(출처: 엘나일람)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잇단 성과도 눈에 띄어

국내 기업들도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RNA 간섭 기술을 이용해 혁신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올릭스는 RNAi 기반으로 비대 흉터, 탈모, 황반변성, 망막색소변성증, 특발성 폐 섬유화, 신경병성 통증, 간 섬유화 등 10개 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2024년까지 임상 단계에 진입시킨다는 목표다.

특히 지난해 10월에 황반변성 치료제 후보물질 ‘OLX301A’와 ‘OX301D’의 세계 판권(아시아와 태평양 지역 제외)을 프랑스 제약사 떼아오픈이노베이션에 최대 4,56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바이오니아는 리보핵산 간섭(RNAi) 플랫폼 기술 ‘SAMiRNA’를 이용해 발굴한 섬유화증 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의 국내 특허권을 취득했다. 또한, 미국 일본 유럽 등 16개 국가에서 특허를 등록했거나 출원 중이다.

이번에 등록한 특허는 엠피레귤린(AREG·Amphiregulin) 유전자를 표적 하는 섬유화증 신약후보물질 ‘SAMiRNA-AREG’에 관한 것으로, 이 물질은 질환이 발생한 장기의 표적 세포로 안정적으로 전달돼 엠피레귤린의 활성을 억제하고 섬유화증의 발현을 저해한다.

바이오니아는 하반기에 SAMiRNA-AREG를 이용한 섬유화증 치료제의 국내 임상1상에 진입할 계획이며, 글로벌 제약사들과도 SAMiRNA-AREG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 관련 논의도 진행 중이다.

인코드젠은 siRNA가 체내의 마이크로 RNA로 잘못 작용하는 것을 차단하는 siRNA-6pi기술을 고려대 연구진과 개발하는 등 산학 협력 형태로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질환에 적용하고 있다.

휴젤은 RNAi 기술을 활용해 외과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비대흉터 치료제 ‘BMT 101’ 바이오 신약의 국내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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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만 극복한다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은 무한

RNAi는 다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Oligonucleotide)를 이용한 대부분의 시스템과는 달리, 더욱 적은 양의 핵산으로도 세포에 전달될 수 있다.

또한 mRNA에 작용해 목표한 유전자를 억제하기 때문에, 단백질 수준에서 억제하는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거나 개발이 불가능한 유전자를 대상으로 하기에 매우 적합한 기술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돌연변이(Point Mutation)와 같이 단백질 수준의 억제제가 구분할 수 없는 돌연변이를 반영해 디자인할 수 있어 보다 타깃 특이적인 치료제로 개발하기에도 용이하다.

반면 RNAi는 지속적이 아닌 일시적으로만 작용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으며, 세포가 분열하면서 RNAi 분자가 희석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그 효능이 점차 감소하는 한계점이 있다.

또한 세포질 내로 반드시 들어가야 작용을 하는 RNA의 특성상 타깃으로 하는 세포 안까지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체내로 들어간 siRNA가 목표하지 않는 기관의 세포에서 miRNA로 오인되어 원하지 않은 단백질 합성 저해 반응을 나타내는 off-target effect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특히 siRNA 치료제는 ASO(Antisense Oligonucleotide)와는 달리 전달 인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iRNA 약물은 서열 특이적으로 유전자 발현을 억제할 수 있으므로 질병을 치료할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최근 새로운 기술과 연구의 발달로 siRNA의 작용을 변화시켜 치료 가능성을 증가시켰으며, off target effect의 발생 가능성도 감소시켰다.

RNAi 치료제 효과를 높이기 위한 좋은 전달 시스템만 구축된다면 RNAi 치료제는 심혈관계, 퇴행성 뇌 질환, 안과적 질환, 대사 질환, 바이러스 감염과 같은 질병은 물론, 암에도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타임즈=박세아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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