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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나네맙이냐 아두카누맙이냐, 새로운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도나네맙이냐 아두카누맙이냐, 새로운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1.01.12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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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나네맙, 임상 2상에서 위약 대비 환자들의 알츠하이머 진행 늦춰
아두카누맙은 FDA자문위원회의 승인 반대에 봉착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는 그동안 여러 대형제약사의 개발 노력에도 효과적인 치료제가 아직 없는 질병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치매의 진행을 막을 수는 없지만, 진행을 늦추는 데 중점을 두고 고안되었다. 현재까지 FDA의 승인을 받은 치매 치료제는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메만틴 등 단 4개에 불과하다. 이 중 가장 최근에 FDA로부터 허가받은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2003년 엘러간에서 개발한 '나멘다(성분 메만틴)'가 마지막이다.

최근에도 여러 다국적 제약사들이 알츠하이머 임상 시험을 중단했다. 2018년 얀센이 개발 중이던 아타베세스타트(개발명 JNJ-54861911)가 간독성으로 임상 2상 및 2·3상 시험을 중단했다. 또한, 2019년 9월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공동 개발하던 경구용 베타 세크레타제 절단효소(BACE) 억제제인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 '엘렌베세스타트(개발명 E2609)' 개발을 중단했고, 2019년 7월 노바티스와 암젠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인 'CNP520'을 대상으로 진행중이던 임상 2·3상 시험을 중단했다.

이 외에도 화이자와 존슨앤드존슨이 공동 개발한 바피네주맙, 릴리의 솔라네주맙, 로슈의 크레네주맙도 지난해 초 임상 3상에서 효과를 인정받지 못해 임상을 중단했다.
 

일리아릴리 본사(출처: 일리아릴리)
일리아릴리 본사(출처: 일리아릴리)

◇릴리 ‘도나네맙’, 알츠하이머병 진행 지연 확인

이처럼 여러 다국적제약사가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시험 단계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신 가운데, 다국적제약사 일리아릴리가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라이릴리는 11일(현지 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항체치료제 ‘도나네맙(개발명 LY3002813)’이 임상 2상(TRAILBLAZER-ALZ)에서 위약 대비 환자들의 알츠하이머 진행을 늦췄다고 밝혔다.

도나네맙은 N3pG라고 불리는 변형된 베타 아밀로이드(βA)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다. 도나네맙은 임상시험에서 60세~85세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272명을 대상으로 18개월(76주) 차 통합 알츠하이머질환평가척도(iADRS) 변화에서 위약 대비 32%의 감소를 보여 주요 효능평가 기준을 충족했다.

iADRS는 일라이릴리가 지난 2018년 알츠하이머에서 인지력 손상을 나타내는 'ADAS-Cog13'과 환자의 일상생활 독립적 수행능력을 평가하는 'ADCS-iADL'을 결합해 만든 평가지표로 경증 알츠하이머 평가에 적합하다.

다만 일라이릴리는 도나네맙이 모든 2차 효능평가에서도 개선을 보였으나, 위약과 비교했을 때 통계적 유의미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임상시험 결과 도나네맙 투약 후 임상 초기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평균 수치가 108 센틸로이드(Centiloids)였으나, 76주 차에 평균 84 센틸로이드가 감소했다. 일라이릴리의 발표로는 25 센틸로이드 미만인 경우 알츠하이머 음성으로 간주한다.

일라이릴리는 이번 임상시험에서 환자들의 아밀로이드 플라크 수치가 연속 2회 측정 시 25 센틸로이드 미만이거나, 1회 측정에서 11 센틸로이드 미만이면 도나네맙 투여를 중단하고 위약으로 전환했다.

도나네맙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임상 1상 결과와 일치했다. 아밀로이드 연관 영상 이상(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ARIA)이 관찰됐는데, 도나네맙 치료군에서 ARIA-부종(ARIA-E)이 27% 발생했고 증상이 있는 ARIA-E는 전체 6%에게서 나타났다.

일라이릴리는 향후 학술대회를 통해 자세한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 6월부터 새로운 임상 2상(TRAILBLAZER-EXT)을 위해 피험자 수를 500명으로 확대해 환자를 모집 중이다.
 

바이오젠 본사(출처: 바이오젠)
바이오젠 본사(출처: 바이오젠)

◇바이오젠 ‘아두카누맙’, 승인 가능성 아직 있어

한편 치매 치료제로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심사를 받고 있는 다국적제약사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함께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도 관심을 끌고 있다. FDA는 오는 3월 7일 아두카누맙 품목허가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아두카누맙은 2016년 FDA로부터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 글로벌 제약업계가 관심을 모았던 약물이다.

아두카누맙은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연관성이 높다고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의 항체다. 아밀로이드 베타 올리고머에 결합해 응집체 형성을 방지하는 기전이다.

바이오젠은 지난해 3월 아두카누맙을 이용해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임상 3상을 예비 분석한 결과, 치료 효과가 없을 것으로 예측, 개발을 중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진행하던 임상시험 결과를 추가로 분석한 결과, EMERGE 연구의 고용량 투여군(N=547)에서 위약군(N=548)과 저용량군(-15%, N=543) 대비 임상치매척도(CDR-SB)로 평가한 치매 증상이 22% 만큼 덜 악화됐다는 것을 확인(P=0.012)하면서 FDA에 승인을 신청했다.

FDA 자문위는 최종적으로 아두카누맙의 승인 반대를 권고하고 나선 상황이다. 자문위원회는 2개의 임상 3상 ENGAGE와 EMERGE가 상반된 결과를 보였으며, 그나마 유효성을 입증한 EMERGE 결과만으로 아두카누맙의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FDA는 자문위원회의 권고를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아두카누맙의 승인 가능성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과연 도나네맙이냐, 아니면 아두카누맙이야. 2021년 알츠하이머 치료제 승인을 두고 의학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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