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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접종 방식 논란···용량 나누고 간격 늘리고
코로나 백신 접종 방식 논란···용량 나누고 간격 늘리고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1.01.06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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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사람들에게 접종시키기 위해 백신 용량 쪼개고, 간격 늘리는 방안 제시
유럽의약품청(EMA)은 백신 접종 간격으로 6주 권장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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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영국을 비롯한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규정을 벗어난 여러 형태의 접종 방식으로 유효성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이들 나라에서는 백신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접종시키기 위해 백신 1개를 나누거나 접종 간격을 늘리는 등의 변칙적인 방안이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우선 미국에서는 모더나 백신 접종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미 행정부 코로나19 백신 개발프로그램 ‘초고속 작전’ 최고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는 CBS방송에서 “모더나 백신 접종량을 절반으로 줄여 투약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더나 백신이 임상시험에서 50㎍(1㎍은 100만분의 1g) 용량 백신 2회 접종자와 적정 투여량으로 알려진 100㎍ 2회 접종자간 중화항체 반응에 큰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코로나19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모더나 백신의 접종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방안에 대해 “자료를 살펴본 뒤 의견을 내겠다”라는 신중한 입장이다.

영국은 교차 접종과 접종 간격 연장까지 허용했다. 1회 차와 2회 차 접종 때 다른 백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일부 허용하고, 화이자와 옥스퍼드-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 간격을 11~12주로 연장했다.

이들은 3, 4주 기간으로 2번 접종해야 하는데, 영국 정부는 투약 간격을 늘리면 초기에 더 많은 인구가 예방접종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접종 간격을 최대 12주까지 연장한 것이다.

FDA는 4일(현지 시각) 성명에서 “접종 횟수 또는 양을 줄이거나 1회 차와 2회 차 접종 간격 늘리는 방안, 백신을 조합해 맞추는 방안 등은 임상시험을 해볼 만한 사안”이라면서도 “현시점에서 FDA가 승인한 접종량과 일정 등을 바꾸는 것은 가용한 근거에 확고히 기반하지 않은 행위로 성급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다 많은 사람에게 더 신속히 백신을 접종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접종량과 일정을 바꾸자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음을 안다”라면서 “다만, 엄밀한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두지 않고 접종방식을 바꾸면 궁극적으론 공중보건에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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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5일(현지 시각) WHO 자문단은 조금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화이자 백신의 두 차례 접종 간격을 ‘예외적인 상황(Exceptional Circumstances)’에 한해 최대 6주까지 연장해도 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이날 WHO 전문가전략자문그룹(SAGE)의 알레한드로 크라비오토 의장은 “SAGE는 백신 공급에 제약이 있고 감염병이 확산하거나 예외적인 상황에 부딪힌 국가는 1차 접종자의 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2차 접종을 몇 주간 지연해도 된다는 조항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두 차례 접종 간격이 3~4주가 넘으면 백신의 효능이 유지된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가능한 한 3~4주 간격으로 접종하라”고 권장하며, 각국의 역학적인 상황에 따라 결정할 수 있도록 개방적이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백신 제조사인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권장하는 백신 접종 간격은 3주다. 미국·캐나다 등은 이에 맞춰 지난 4일 2차 접종도 개시했다. 반면 유럽연합(EU)의 규제당국인 유럽의약품청(EMA)은 백신 접종 간격으로 6주를 권장하고 있다. 이에 덴마크는 접종 간격을 6주로 늘렸고, 독일도 이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백신 접종 경쟁에 돌입해 초기 백신 물량이 부족한 반면, 감염자 확산세는 꺾이지 않자 우선 1차 접종자라도 빠르게 늘리기 위해서다.

FDA자료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의 임상 3상 결과 백신을 한 차례 맞았을 때 감염 예방 효과는 평균 52%로 나타났다. 이어 3주 뒤 2차 접종을 한 결과 접종 6일 이후 90.5%, 7일 후엔 95%까지 예방 효과가 올라갔다.

현재 지난 2일을 기준으로 이스라엘은 전 국민의 13%인 109만 명이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을 마쳤고, 독일도 24만 명이 접종을 끝냈다. 반면 미국과 영국은 좀처럼 백신 접종 속도가 나지 않고 있어 접종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 확진자 수가 폭발적 증가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 아니므로, 교차 접종이나 간격 늘리기 등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른 백신과 마찬가지로 코로나 백신 역시 정해진 용량과 간격을 지켜야 최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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