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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백신 부작용 보고, 아나필락시스 우려 없나?
화이자 백신 부작용 보고, 아나필락시스 우려 없나?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0.12.10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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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알레르기 보고 2건, 미국 임상에서는 안면마비 4건 보고
최신 기술 적용된 헥산 백신으로 대규모 접종은 좀 더 지켜보는 것이 안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세계 최초로 시작한 영국에서 첫날 2명의 알레르기 반응이 보고되었다.

9일(현지 시간) BBC에 따르면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직원 두 명이 접종 직후 알레르기 반응을 나타냈다. 이들이 겪은 알레르기 반응은 피부 발진, 혈압 하락 등을 유발하는 ‘과민성 유사 반응(Anaphylactoid Reaction)’으로 아나필락시스(Anaphylactic Shock)보다는 약한 반응이다. 지금은 치료를 받은 후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영국의약품건강관리규제청(MHRA)은 알레르기 반응이 백신과 관련이 있는지를 조사 중이며, 알레르기 병력이 있는 시민들은 접종을 피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MHRA는 심폐 소생 장비를 갖추지 않은 시설에서는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하지 못 하도록 지시했다.

백신 개발업체인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영국 당국과 이번 알레르기 반응 발생 원인을 파악하는데 협조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4만2,000명 이상이 참가한 임상3상에서 심각한 안전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미 이러한 알레르기 반응은 FDA에 보고가 된 내용 중 하나로, 다만 4% 미만의 케이스에서 발생한 두통이나 피로감 등의 반응은 그 빈도수가 매우 적기 때문에 주요한 부작용으로는 다뤄지지 않았다. FDA에서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의 알레르기 반응은 1,000명당 한 명 꼴이다.

이처럼 화이자 백신 접종으로 인한 알레르기 반응은 통상적인 백신 반응이라는 의견이지만, 부작용 우려는 계속 제기되고 있다.

9일(현지 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화이자가 미국에서 실시한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 결과, 백신을 투약한 2만1,720명 가운데 4명에게서 안면마비 증세가 나타났다. 이 부작용 사례는 사전에 공개된 것이 아니어서 일각에서는 화이자 백신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FDA는 전체 임상 참가자 중 안면마비 증세를 호소한 사람의 비율이 통상적인 안면마비 유병률보다 낮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가운데, 캐나다 정부가 9일(현지 시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허가했고, 바레인 정부도 지난 4일 화이자 백신 사용을 승인했다.

캐나다 보건부는 화이자 코로나 백신 성분에 과거 부작용을 보인 사람들에게는 백신을 맞지 말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출처=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출처=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화이자 백신, 아나필락시스로부터 안전하다고 할 수 있나

백신 알레르기는 흔한 부작용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백신 접종을 통한 적당한 면역반응은 항체를 생성하고 몸에 해당 바이러스를 기억하게 하지만, 이 면역반응이 과하면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백신 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중증 이상 반응으로는 아나필락시스(Anaphylactic Shock)가 있다. 아나필락시스는 특정 물질에 대해 몸에서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즉각적으로 발진, 구토, 호흡곤란, 가슴 통증, 빈맥, 혈압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신속한 응급조치를 하지 않으면 생명까지 위험하다.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키는 물질로는 주로 페니실린 계열의 항생제나 해열진통제, 백신, 달걀, 땅콩, 해산물, 과일을 포함한 음식이 있으며, 벌에 쏘이거나 곤충에 물렸을 때도 일어날 수 있다.

최근 국내 16개 병원에서 아나필락시스로 내원한 환자를 분석한 연구결과, 5명 중 1명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증 환자로 나타났다.

아주대병원 이수영·정경욱 교수(소아청소년과)와 예영민 교수(알레르기내과) 연구팀이 2016년 1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16개 병원에 등록된 아나필락시스 환자 558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상자 558명 중 131명(23.5%)은 중증 아나필락시스 환자로, 저산소증, 저혈압, 의식 소실 등과 같은 심한 신경계 증상 중 1개 이상을 경험했다. 특히 중증 아나필락시스는 연령이 높을수록 많이 나타났고, 곤충 독, 약물, 식품 등에 의해 발생했으며, 특히 곤충 독이 가장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자 558명의 연령 범위는 2개월부터 84세로 이 중 60%는 18세 미만 소아청소년이었다. 소아청소년에서는 식품(84.8%), 성인에서는 약물(58.3%), 식품(28.3%)을 원인으로 아나필락시스가 나타났고, 이외 원인은 곤충독, 운동, 원인 불명 등이었다.

특히 어린 영유아는 대부분 식품에 의한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했으며, 청소년 연령대로 갈수록 식품에 의한 아나필락시스 비율은 감소하고 약물에 의한 아나필락시스가 점차 늘었다. 또 고령에서 곤충 독에 의한 아나필락시스가 많이 발생했다.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 약물은 소아청소년에서는 해열진통제, 항생제 순이었고, 성인에서는 항생제, 해열진통제, H2 수용체길항제(위산분비억제제) 순이었다.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치료 방법은 에피네프린을 사용하는 것이다. 휴대용 에피네프린이 있으면 먼저 허벅지에 자가 주사한 뒤 바로 병원으로 가야하고, 증상 완화를 위해 에피네프린 외에도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혈압 상승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아나필락시스는 주로 병력과 증상에 따라 진단되는데, 비교적 멀쩡했던 사람이 특정 물질에 노출된 후 급속하게 다장기 증상(피부, 호흡기, 심혈관, 소화기계)이 진행되면 아나필락시스로 진단된다.

백신 접종 후 아나필락시스가 나타날 수 있는 확률은 극히 적으나,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처럼 최신 기술이 적용된 백신의 경우에는 좀 더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10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화이자 백신이 최신 기술이 적용된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을 활용한 ‘헥산백신’인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모란 교수는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대규모 일반인 대상 예방접종은 한 번도 안 해봤기 때문에 현장 적용은 처음이다. 영국에서 예방접종을 하면서 계속해서 새로운 뉴스들이 나올 것이며, 우리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준비가 가능해지니까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또한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로 보관과 유통을 해야 한다는 점 △녹이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점 △해동 후 식염수와 섞은 후 6시간 이내에 사용해야 한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해서는 숱한 난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부작용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기 교수는 “지금처럼 몇천 명 맞았는데 아나필락시스가 2명이나 있을 정도라고 한다면, 위험한 상황에 대비해 의료진과 약도 준비가 되어야 하는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너무 많다”고 말하며 자칫 접종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우려도 크다는 점을 언급했다.

*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참고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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