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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 언제 하는 게 가장 좋을까
코로나19 백신 접종, 언제 하는 게 가장 좋을까
  • 강철현 기자
  • 승인 2020.12.09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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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이어 미국도 화이자 백신 긴급사용 결정 눈 앞
백신 제조사들, 각 나라에 부작용에 대한 면책조항 요구
(사진=CNBC 홈페이지)
(사진=CNBC 홈페이지)

[바이오타임즈] 영국에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현재 차분한 분위기 속에 순조롭게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 역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 긴급사용을 결정을 앞두고, 미국 식품의약국 FDA가 화이자 백신이 긴급승인 기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FDA는 화이자 백신을 1회 접종할 경우 52%, 2회 접종하면 95%의 예방효과를 확인했으며,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높은 예방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백인과 흑인, 라틴계 등 인종별 효과도 동일했으며, 65세 이상 노년층도 젊은 층과 같은 예방 효과를 봤고, 특히 코로나19 합병증 위험이 높은 비만 인구에도 효과가 있었다는 발표다.

특히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첫 접종 이후 약 10일 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강한 저항력을 갖는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임상 시험에서 첫 접종 후 약 10일 동안 백신 접종 그룹의 신규 확진자는 급격히 줄어든 반면, 위약 접종 그룹에선 꾸준히 늘었다.

화이자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새로운 문제가 제기되지 않으면서 조만간 FDA의 긴급사용 승인이 내려질 전망이다.

하지만 부작용 등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말끔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8일(현지 시간) 미 언론 CNBC는 화이자 백신 임상시험 참가자 중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후 미열과 오한 등 유의미한 증상이 보고됐다고 전했다.

한 임상 참가자는 “1차 접종 때는 독감 예방 주사처럼 주사를 맞은 왼쪽 팔에 뻣뻣함과 통증을 경험했지만, 심하지 않았다”고 했으나 “2차 접종 때는 주사를 맞은 부위에서 통증과 뻣뻣함이 느껴졌고, 팔이 더 쑤시고 집에 돌아왔을 때 몸이 피곤해졌고 쓰러질 것 같았다. 저녁이 되자 미열이 나고 오한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두통과 피로를 경험한 사례도 있었다. 조사 결과 임상시험 대상자 중 10~15% 정도가 이처럼 눈에 띄는 증상을 겪었다고 CNBC는 전했다.

이에 대해 화이자 측은 “백신을 맞으면 근육통과 오한, 두통 등 가벼운 코로나19 증상과 유사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식품의약국 FDA 역시 화이자 백신에 대해 최소 2개월보다 긴 시간 동안 모니터링할 수 없었기에 16세 미만, 임산부 등에 대한 안전성을 결론짓기엔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우리 정부는 영국이나 미국 등 먼저 접종을 시작한 나라들에서 부작용이 발생하는지 등을 면밀하게 살핀 뒤 국내 접종 시기를 탄력적으로 정할 방침이다.

방역 당국이 국내에 들여오는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각각 2,000만 회분, 모더나 2,000만 회분, 얀센 400만 회분이다. 얀센은 1회만 접종하는 백신이어서 400만 명 분량이고, 나머지 백신은 2회 접종하는 제품으로 2,000만 회분은 1,000만 명 분량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은 바이러스 전달체 백신이고,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전령-리보핵산(m-RNA) 플랫폼으로 개발 중이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 중인 mRNA 백신은 한 번도 대규모로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안전성 검증 여부에 대한 불안감이 제기되고 있다.

남재환 가톨릭대 의생명과학과 교수는 8일 브리핑에서 “해당 백신 플랫폼은 이미 여러 회사가 암 백신용으로 개발 중이고, 코로나19 유행 이전에 임상 1상 결과도 나왔다”고 설명하며 “모더나와 화이자 mRNA 백신도 기존 백신에서 나타난 부작용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를 않았다. 유럽 국가와 미국이 mRNA 백신을 먼저 접종하기 때문에 면밀한 모니터링(점검)을 진행하겠지만, 큰 부작용이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남 교수는 또한 “가장 걱정하는 것은 백신에 의해 질병이 악화하는 현상이 간혹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다르고 아직 그런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하며 “아스트라제네카와 모더나, 화이자 백신 등은 이미 부작용을 다 공개했다. 이 같은 공개성이 매우 중요했고, 아스트라제네카 제품이 다른 백신보다 특별히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통상적으로 백신 접종 후 흔하게 나타나는 부작용은 고열과 근육통, 오한, 두통 등이며, 매우 드물게는 면역 과민반응에 의한 쇼크(아낙필락시스)도 나타날 수 있다.

이번 코로나19 백신은 다른 백신에 비해 짧은 시간 안에 개발되었기 때문에 백신 제조사들이 각 나라에 부작용에 대한 면책조항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백신은 후보 물질 개발부터 전임상, 임상 1~3상, 허가, 양산까지 5~10년에 걸쳐 개발된다. 이 기간 동안 백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깊이 있게 추적하는 반면, 최근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은 후보물질 개발에서 허가까지 1년도 걸리지 않았다.

워낙 코로나 상황이 심각하다 보니, 영국이나 미국 등 확진자 수가 많은 나라는 부작용 등의 위험성을 감수하고서라도 긴급사용 승인을 통해 접종을 서두르고 있다. 자체 백신을 개발한 중국과 러시아 역시 시범 접종을 한 상황이고,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캐나다 등도 이르면 연말 또는 내년 초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반면 우리는 코로나 위기상황에 비교적 안정적으로 대처하고 있어 위험성을 담보로 하는 백신 접종을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제약사들이 주장하는 코로나19 백신의 예방효과와 안전성은 아직 객관적으로 입증된 것이 아니다. 영국이나 미국에서 백신 접종 2주 뒤에 생기는 항체 형성 반응을 보고 우리의 접종 시기를 결정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 이유다.

 

[바이오타임즈=강철현 기자] kch@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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