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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하고 기억력 떨어졌다고 느끼면 치매의 전조증상?
우울하고 기억력 떨어졌다고 느끼면 치매의 전조증상?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0.12.03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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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66세 국민 58만명 데이터 분석
치매위험, 주관적 인지기능저하 시 1.38배·우울증상 동반 시 1.5배 상승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스스로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느끼는 ‘주관적 인지기능 저하’를 겪는다면 나중에 치매에 걸릴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우울 증상이 함께 있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노화에 따른 기억력 감퇴나 건망증을 걱정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닌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졌으나, 사실은 치매의 전조 증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명우재 교수팀(성균관대학교 원홍희 교수와 이영찬 연구원, 가천의대 강재명 교수, 순천향대학교 이혜원 교수 공동연구)은 주관적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의 상관관계를 조사해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보고했다.

연구팀은 2009~2011년 건강검진을 받은 66세 57만 9,710명을 대상으로, 주관적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이 데이터는 같은 기간 동일 연령에서 전체 인구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성별, 소득, 약물 복용력 등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들을 차단하고 객관적인 분석을 위해 ‘조정 위험 비율(adjusted hazard ratio)’을 산출했다. 그 결과, 66세에서 주관적 인지기능 저하 환자의 치매 위험은 일반인 대비 38% 높게 나타났다.

특히, 우울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위험도가 50%까지 증가했으며, 인지능력 저하를 심하게 느낄수록 치매 위험도 같이 상승했다. 이는 주관적 인지기능 저하가 단순히 환자의 개인적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도 치매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주관적 인지기능 저하’란 환자 스스로 인지능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검사 시 정상 범주인 경우를 말한다. 수면 부족 등 신체적 요인과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자연스러운 기억력 감퇴나 사소한 건망증에 대해 환자가 지나치게 의식하는 상황 정도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인지기능 저하 여부는 환자와 보호자와의 면담 및 인지기능검사(CERAD, SNSB 등)를 통해 판단할 수 있다. 치매의 전 단계는 임상적으로 전혀 이상이 없으면서 주관적으로 건망증이나 성격 변화를 호소하는 △주관적 인지기능 저하(subjective cognitive decline, SCD)와 동일 연령에 비해 인지기능이 떨어져 있으나, 일상생활 동작의 독립성은 보존된 상태인△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로 분류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주관적 인지기능 저하 및 동반된 우울 증상과 치매의 상관관계를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

치매는 발병 시 손상된 인지능력을 돌이키기 어려워 예방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간 주관적 인지기능 저하는 환자의 개인적인 느낌 외 뚜렷한 임상 증상이나 검사 소견이 없어 간과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를 치매의 전조증상으로 보고 발병을 예측할 수 있다면 치매 예방이나 조기 치료의 발전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명우재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사람이 우울 증상을 함께 느낀다면 치매 조기 검진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며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치매에 걸린다고 생각해 기피하는 환자들이 많지만 밝혀진 바와 같이 우울증 치료를 적극적 받는 것은 오히려 치매 예방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한 한국연구재단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 신진연구지원사업의 성과로,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 연구와 치료’(Alzheimer’s Research & Therapy)에 게재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명우재 교수(사진=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명우재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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