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넘는 코로나19 백신 효능 수치, 믿어도 되나
90% 넘는 코로나19 백신 효능 수치, 믿어도 되나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0.11.2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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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 안에 진행하는 임상 시험, 효과에 대해서는 신중론 대세
모더나와 화이자 모두 상당수 데이터 비공개, 좀 더 지켜봐야
화이자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빠르면 올 12월에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사진=YTN방송화면 캡처)
화이자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빠르면 올 12월에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사진=YTN방송화면 캡처)

[바이오타임즈]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현실화됐다고 우려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잇달아 자사 백신의 긍정적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하면서 코로나19 사태 종식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제약사들이 저마다 내놓은 코로나19 백신 효능 수치를 과연 믿어도 좋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생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모더나가 공식 발표한 임상시험 3상 중간 결과에 따르면 이 회사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은 94.5%의 효과를 보였다. 임상 참가자 3만 여명 가운데 코로나19에 감염된 95명을 분석한 결과 백신을 맞은 사람은 5명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나머지 90명은 모두 백신이 아닌 가짜 약을 투여 받은 뒤 감염됐다. 비슷한 방식으로 집계된 화이자 백신의 효과는 91.5%였다.

90%가 넘는 효과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일상으로의 복귀를 기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백신의 효과를 낙관하기 보다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교수는 최근 K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화이자 백신 90% 효과라는 표현은 상당한 과장이다. ‘감염되지 않을 확률이 90% 될 수 있다’라고 고쳐야 한다”고 밝혔다.

설 교수는 “백신이라는 것은 더 많은 데이터가 쌓여서 실제로 그러한 효과를 냈을 때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지, 지금 이 정도 데이터만 갖고는 단정적으로 90%의 효과가 있다고 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패스트트랙으로 개발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임상 결과는 신중한 접근 필요

실제 백신 후보 물질을 만드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지는 않으나, 임상 과정을 통해서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하는 게 돈도 많이 들고 굉장히 어려운 과정으로 알려졌다.

원래 백신 개발은 후보물질 개발 뒤 각종 동물실험까지 전임상시험 단계를 여러 해 거친다. 이후 독성과 적정 투약 용량 파악을 위해 소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한 임상1상 시험에 들어가는데, 안전이 중요하기에 임상시험 승인에만 최소 몇 달에서 길게는 몇 년까지 걸리기도 한다. 승인 뒤에는 환자 모집을 하고 일정시간 시험을 진행한 뒤 결과를 분석하고, 다시 2상, 3상순으로 진행한다. 이후 허가를 받고 대량생산에 돌입해 환자에게 공급하기 때문에 전체 과정이 길게는 10년 이상 걸리기도 한다.

하지만 코로나19처럼 확산이 빠른 감염병의 경우, 이런 백신 전략으로는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일종의 ‘패스트트랙’을 이용해 개발되고 있다.

여러 개의 후보물질을 동시에 발굴하고, 전임상시험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임상시험 준비를 병행하는 것이다. 임상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낼 경우 바로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대량생산 시설도 동시에 구축한다. 임상시험 결과가 좋지 않아 구축한 대량생산 시설을 고스란히 폐기해야 하는 위험성도 감수해야 하지만, 공중보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로 보고 진행한다.

이처럼 통상적으로 10년에 걸쳐 진행되는 백신의 전임상시험 단계를 코로나19 백신은 2년 안에 압축해서 진행하기 때문에 제약사들이 발표한 90% 이상의 효과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의 상태에서도 코로나19 백신 효능에 대한 퍼센티지가 얼마나 효과적인가 계산하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제약사들이 초기에 연구 계획을 세웠을 때보다 적은 환자의 수를 놓고 분석한 결과라, 전체 분석 결과는 조금 더 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하며 “중증으로 진행한 환자는 어떠했는가, 또 실제로 전파의 차단에 있어서 역할을 할 수 있는가 등 공개되지 않은 자료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앞으로 좀 결과를 봐야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빠르면 12월 11일부터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하고, 내년 5월이면 집단면역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사진=SBS 뉴스화면 캡처)
미국이 빠르면 12월 11일부터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하고, 내년 5월이면 집단면역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사진=SBS 뉴스화면 캡처)

◇화이자·모더나, 상당수 데이터 비공개…효과 부풀렸나

일각에서는 모더나 백신과 화이자 백신 모두 RNA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기본 원리가 같은데, 효과에서 차이가 나는 이유에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RNA의 원료와 구조 △RNA 용량 △RNA 포장 방법을 근거로 제시한다.

모더나 백신과 화이자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RNA 일부를 본떠 화학적으로 합성한 RNA를 체내에 주입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때 어떤 원료로 합성했는지, 어떤 구조로 설계했는지에 따라 분해되는 온도가 달라진다. 상온에 가까운 온도에서 RNA가 분해되지 않고 오래 형태를 유지해야 보관과 유통이 용이한 백신이 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모더나가 실제 바이러스 RNA를 그대로 본뜨지 않고 일부를 변형해 사용했기 때문에 ‘변형 RNA’가 효능이나 보관 온도의 차이를 가져왔을 수 있다고 예상한다.

RNA 용량에 따라서도 효능에 차이가 난다. 화이자 백신은 한 사람에게 1회 접종으로 주입되는 RNA의 양이 30㎍(1㎍=100만분의 1g)인데, 모더나 백신은 50~100㎍이다. 주성분의 양이 많으니 그만큼 항원이 생성될 가능성이 높아 더 나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또한 RNA 백신은 세포 안으로 들어가 단백질(항원)을 만들어내야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데, 만약 RNA를 그대로 주입하면 곧바로 분해되기 때문에 세포까지 무사히 전달될 수 있도록 지질 성분으로 이뤄진 나노입자에 싸서 넣어줘야 한다. 모더나와 화이자는 각각 고유한 포장 기술을 확보했을 것으로 짐작되므로 이 차이 역시 백신 효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모더나 백신의 94.5% 효과는 학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이지만, 이 수치가 적어도 3~6개월은 유지되어야 하며, 접종자들에게서 항체가 형성됐는지의 여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또한 상업용 규모로 대량생산하는 공정을 적용하면 데이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백신 회사들이 효과를 부풀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모더나와 화이자 모두 임상 결과를 자사 보도 자료를 통해 발표한 것이어서 상당수 데이터를 비공개로 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들 제약사는 자사 백신의 임상 결과를 외부 전문가들이 평가할 수 있는 구체적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 결과는 확실한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들의 중간 임상 결과 발표가 주가 상승을 위한 전략이 아니었냐는 의구심도 받고 있다. 실제 화이자 주가는 지난 9일 발표 당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장중 15% 이상 치솟았으며 모더나 역시 16%가량 급등했다. 화이자 CEO(최고경영자)는 자사 백신의 중간 임상 결과를 발표한 당일 자사주 560만 달러(약 62억원) 어치를 대량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화이자 측은 합법적 절차에 따라 정해진 기간에 판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왜 주가 급등이 예상되는 대형 발표의 시점을 굳이 같은 날로 조정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남아있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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