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촉발된 집단 면역 논란, 과연 가능할까
코로나19로 촉발된 집단 면역 논란, 과연 가능할까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0.11.23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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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의 60% 이상이 면역성 갖고 있으면 면역성 없는 사람들도 보호 가능하다는 논리
코로나19는 백신 접종으로 집단 면역 가능, 미국은 내년 5월경 가능 기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기승을 부리던 초창기부터 ‘집단 면역’은 논쟁의 화두로 떠올랐다.

집단 면역(Herd Immunity)은 어느 집단의 대부분(60%)이상이 감염병에 대한 면역성을 가졌을 때, 감염병의 확산이 느려지거나 멈추게 됨으로써 면역성이 없는 사람들이 간접적인 보호를 받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쉽게 말해 감염병 예방을 위해 내가 예방접종을 하지 않더라도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예방접종을 한다면 나 또한 예방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집단 면역은 1930년대 홍역 역학 연구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며, 1977년에 종결된 천연두의 박멸과 다른 질병들의 지역적인 박멸에 실제로 활용됐다. 집단 면역은 모든 감염병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사람들 간에 직접 전염돼 확산되는 질병에서만 작동한다.

집단 면역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알아야 할 개념이 ‘기초 감염 재생산 수(Basic reproduction number)다. 기초 감염 재생산 수는 흔히 ’R-naught’ 또는 R0(알제로)라고 표기하는데, 이는 한 명의 감염자가 평균적으로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수치다.

RO 값이 클수록 감염병 확산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RO 값이 작으면 확산이 더딘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에볼라는 RO 값이 2.0미만이라 적절한 격리와 예방으로 광범위한 확산을 막을 수 있었지만,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RO 값은 발병 초기에 2~4로, 에볼라보다 매우 빠른 속도로 퍼져나간 바 있다. 전파력이 높은 홍역은 RO 값이 15로, 전체 인구의 약 93%가 면역력이 있을 때 집단 면역이 가능한 수치다.

홍역 외에도 백일해는 인구의 95%라는 최고 수준의 집단 면역 임계점을 달성했고, 디프테리아와 풍진의 집단면역 임계점은 각각 83%와 86%이며 소아마비의 임계점은 75~86% 수준이고 인플루엔자는 33~44%다.

일반적으로 RO 값이 1.0 이상이면 계속 퍼져나가고, 1.0 미만으로 떨어져야 감염 인구가 감소한다고 본다. 단, RO 값은 절대적이지 않기 때문에 방역 대책이 효과를 거두면 줄어들게 된다.

집단 면역이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하면 해당 질병은 집단 내에서 점차 사라지고,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지면 아예 박멸도 가능하다. 홍역 역시 높은 전파력으로 고위험군에 속하는 감염병이었지만, 백신을 통해 전염 억제가 가능하게 되었다.

◇ 코로나19는 인구의 66% 면역력 지녀야 집단 면역 가능

그렇다면 코로나19의 집단면역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코로나19의 RO 값에 대해서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대체 3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국가별로 방역 수준에 차이가 많이 나, 방역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나라에서는 평균 5.7이나 된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평균 3이라고 가정했을 때 인구의 66%가 면역력을 가져야 집단 면역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집단 면역을 위해서는 항체 검사를 실시하는데, 이 검사는 혈액 내 항체 유무를 판단하게 된다. 항체가 형성됐다면 그 질병에 대해 면역을 갖췄다고 볼 수 있으며, 과거의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집단 면역 가능성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또 항체 검사를 통해 무증상 감염자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인 방역 대책을 수립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백신 개발과 접종만이 코로나19 집단 면역을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재로서는 백신 개발과 접종만이 코로나19 집단 면역을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집단 면역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몸 안에 항체가 형성되면 같은 질병에 다시 안 걸리게 되는데, 개인의 면역은 감염되었다가 자연적으로 치유되거나, 백신 접종을 통해 얻어진다.

집단 면역 역시 광범위한 백신 접종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이다. 코로나19의 경우, 아직 백신 개발이 완료된 상태가 아니므로 이 방법이 언제 이뤄질지 모른다. 또한 백신 접종을 했다고 해도 다양한 원인으로 면역성을 잃을 수도 있고, 면역성을 얻지 못하기도 한다. 따라서 집단 면역은 중요한 보호 수단이 될 수 있다.

자연치유를 통한 집단 면역 또한 코로나19의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 번 감염되면 전파 기간도 길고,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치사율도 비교적 높기 때문이다.

코로나19에 대해 집단 면역 방식을 고수하며 특별한 봉쇄 조치를 하지 않아 온 스웨덴도 최근까지도 수도 스톡홀름 시민들의 항체 보유율은 저조한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령층의 사망률이 급증해 실패한 대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연일 코로나19 신규 환자를 쏟아내고 있는 미국은 어떨까. 코로나19의 항체를 보유한 미국인은 여전히 10% 미만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처럼 낮은 항체 형성율은 코로나19에 대한 집단 면역 대책이 사실상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동안 자연치유를 통한 코로나19 집단 면역 방식은 불가능하다. 지난 9월 방역 당국이 일반 국민 1,440여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항체 형성 여부를 조사한 결과, 단 1명만 항체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19의 방역 대응책으로 제기됐던 ‘집단 면역’에 대해 “전염병 창궐을 방치하는 꼴로 인명피해만 늘어날 것”이라고 중대 경고를 한 바 있다.

현재로서는 백신 개발과 접종만이 집단 면역을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다. 미국에서는 미 식품의약국 FDA가 다음달 10일 자문위원회 회의를 열어 화이자 백신 긴급사용 승인 신청 건을 논의할 예정이고, 여기서 승인이 결정되면 12월 11일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하게 된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그리고 내년 5월이면 집단 면역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건은 미국 국민들이 백신을 적극적으로 맞을 것이냐의 여부인데, 최근 갤럽 조사에 따르면 백신이 나오면 맞겠다는 응답은 58%로, 9월 조사 당시 50%에 비해서는 조금 올랐지만 여전히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고 하더라도 집단면역의 길은 멀고도 험난해 보인다.

참고_ 과학정보통신기술부 공식 블로그, 한국과학기자협회 포스트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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