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새로운 치매 발병 원인 ‘중증 반응성 별세포’ 제시
국내 연구진, 새로운 치매 발병 원인 ‘중증 반응성 별세포’ 제시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0.11.17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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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성 별세포를 타깃으로 하는 과산화수소 감소만으로 치매 진행 억제가능
치매 외에 파킨슨병, 뇌종양 등 다른 뇌질환에도 연구 결과 적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그동안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치료와 예방이 어려웠던 치매 발병의 원인을 국내 연구진이 새롭게 제시했다.

이창준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및사회성연구단장과 전희정 선임연구원, 류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단장팀은 치매 초기에 나타나는 반응성 별세포에 의한 신경세포 사멸과 치매병증 유도 기전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11월 16일자에 게재됐다.

대표적 퇴행성 뇌질환인 치매는 그동안 정확한 원인이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치매 환자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경우, 뇌 속에서 공통적으로 노폐물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나 ‘타우’ 등이 끼어 있는 모습이 관찰돼 이들이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가설이 유력했지만, 이들 단백질을 제거해도 중증 치매가 지속되거나 노폐물이 많아져도 치매가 생기지 않은 경우가 관찰돼 진정한 원인은 아니라는 주장도 힘을 받고 있다.
 

별세포는 독소에 노출되면 반응성 별세포로 기능이 변화하고, 중증 반응성 별세포가 됐을 때엔 신경세포 사멸을 포함한 치매 병증이 촉진된다. 이 과정에서 마오비(MAO-B) 효소의 활성 증가 및 과산화수소 생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사진= IBS, KIST)
별세포는 독소에 노출되면 반응성 별세포로 기능이 변화하고, 중증 반응성 별세포가 됐을 때엔 신경세포 사멸을 포함한 치매 병증이 촉진된다. 이 과정에서 마오비(MAO-B) 효소의 활성 증가 및 과산화수소 생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사진= IBS, KIST)

연구팀은 노폐물 단백질 대신 ‘반응성 별세포’에 눈을 돌렸다. 반응성 별세포란 비신경세포인 별세포가 뇌질환으로 인해 크기와 기능이 변한 상태를 말한다. 뇌에는 신경세포 외에 ‘별세포’라는 또 다른 뇌세포가 존재한다. 평소에는 뇌의 상태를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독성 물질을 만나면 크기가 커지고 가지가 많아지며 수도 증가하며 기능이 변화한다. 이렇게 변한 별세포를 ‘반응성 별세포’라고 한다. 연구팀은 이들이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일 가능성을 진단했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반응성 별세포는 금세 원래 형태를 회복하는 ‘경증‘과 변형이 심해 시간이 지나도 원래 상태로 돌아가지 않는 ‘중증’으로 나뉘며, 치매는 중증 반응성 별세포가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별세포의 반응성 크기가 치매 유발과 연결된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별세포가 뇌 속 독성물질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세포 내에 있는 ‘모노아민산화효소B(MAO-B)라는 단백질이 활성화되는데, 중증 반응성 별세포에서는 이 단백질이 지나치게 많은 과산화수소를 생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산화수소는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성질이 강한 ‘활성산소’를 지닌 물질로 흔히 소독약으로 쓰일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 별세포가 지나치게 많이 생산한 과산화수소는 중증 반응성 별세포를 만들고 뇌 속에서 염증과 화학적 변형을 유발해 결국 신경세포를 죽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반응성 별세포를 타깃으로 하는 과산화수소 감소만으로 치매 진행이 억제될 수 있음을 확인, MAO-B 또는 과산화수소를 표적으로 하는 치매의 새로운 진단 및 치료 전략을 세우고 수행할 계획이다.

전희정 IBS 선임연구원은 “뇌의 독성물질과 함께 스트레스, 뇌손상, 바이러스 감염 등에 의한 산화 스트레스 증가로 중증 반응성 별세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히며 “이를 막으면 치매의 진행을 차단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세포를 이용한 모델과 실제 치매 환자의 부검을 통해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치매 환자의 치료를 위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반응성 별세포를 진단해 치매를 조기 탐지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반응성 별세포를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또 파킨슨병, 뇌종양 등 반응성 별세포가 나타나는 다른 뇌질환에도 연구 결과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창준 단장은 “지금까지 알츠하이머 치매의 부산물로 여겨졌던 반응성 별세포가 신경세포 사멸의 주원인임을 새롭게 밝혔다”라며 “치매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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