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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기반 치매 예방·돌봄, AI로 치매 선별···SKT 광폭 행보
ICT 기반 치매 예방·돌봄, AI로 치매 선별···SKT 광폭 행보
  • 정민아 기자
  • 승인 2020.11.10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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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치매안심센터 ‘AI 돌봄’ 서비스 보급
인지장애 조기발견 프로그램에 5G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서울대와 음성 기반 치매 선별 AI 프로그램 공동 개발

[바이오타임즈] SK텔레콤이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치매 관련 서비스에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2일 SK텔레콤은 서울대 의대와 함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음성 기반 치매 선별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또한 지난달 말 부산대병원, 룩시드랩스와 함께 5G 기반 가상현실(VR) 노인 돌봄 시범 서비스에 나서는 한편, 치매 예방 프로그램과 기억검사, 긴급 SOS 기능을 포함한 ‘AI 돌봄’을 서울시 성북구, 동대문구에 정식 제공하는 서비스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치매 특화 프로그램 탑재, AI 스피커 ‘누구’

“아리아! 살려줘”

지난 7월 28일 오전 7시경 경남 의령군 부림면에서 홀로 거주하던 A(82) 씨가 쓰러지면서 외친 한 마디다. 방안에 설치되어 있던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NUGU)’는 즉각 위급상황을 인지하고 부림면센터와 보안업체, 통신사로 긴급문자를 발송했고, 이를 가장 먼저 확인한 보안업체 직원이 곧바로 119에 신고한 덕분에 A 씨는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부터 전국 사회경제연대 지방정부협의회 및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사회적 기업과 함께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AI 돌봄’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지방정부협의회 소속 8곳을 포함한 전국 30개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참여해 약 4,800여 명의 어르신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I 스피커에 내재된 ‘긴급 SOS’ 기능을 통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8월까지 총 710건의 신고가 접수됐고, 실제 36명이 119에 연계되어 위급상황에서 긴급구조를 받았다.

AI 스피커에서 눈에 띄는 것은 치매에 특화된 마음체조, 기억검사, 두뇌톡톡 등의 콘텐츠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 단계부터 치매 관련 증상을 조기 발견하고 인지 능력 훈련과 적절한 치료를 병행할 경우 20년 후 치매 유병률을 80%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

노령층도 음성 안내에 따라 쉽고 재미있게 따라 할 수 있는 총 62종의 콘텐츠로 구성된 ‘마음체조’는 치매 예방에 유용하다. 마음체조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심신이 지친 어르신들을 위해 표현예술치료, 언어치료 전문가와 협력해 개발됐다.

치매 예방 컨텐츠 ‘두뇌톡톡’의 인지능력 향상 효과 (출처: 행복커넥트)
치매 예방 컨텐츠 ‘두뇌톡톡’의 인지능력 향상 효과 (출처: 행복커넥트)

SK텔레콤이 서울대 의대 이준영 교수 연구팀과 협력해 개발한 ‘기억검사’는 현재 주요 대학병원과 치매안심센터 등에서 운영하는 인지 검사 프로그램을 어르신이 혼자서도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됐다.

연구팀은 ‘두뇌톡톡’을 꾸준히 실시한 후 기억검사를 하는 선순환 방식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권하고 있다. 두뇌톡톡은 주요 대학병원과 전국의 병·의원, 치매안심센터 등 100여 곳에서 운영되고 있는 인지 능력 강화 훈련 프로그램을 AI 스피커와 대화하며 퀴즈를 푸는 방식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이다.

SK텔레콤이 지방정부협의회 및 사회적기업 행복커넥트와 함께 발간한 ‘행복커뮤니티-독거 어르신과 인공지능의 행복한 동행 365일’에 따르면 두뇌톡톡을 8주간 매일 30분씩 꾸준히 사용할 경우 장기기억력이 15% 향상되었으며, 주의력(작업기억)과 언어 유창성이 각각 16%, 10%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분석했을 때 연구팀은 약 2년 정도 치매 발현 지연에 효과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자체·병원·스타트업과 협업, 치매 예방에 기여

SK텔레콤은 ‘최신 ICT를 활용한 취약계층의 안전망 개선’을 목표로 하는 사회적 가치 추구와 함께 경제적 가치 실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존 B2G(기업·정부 간 거래) 서비스로 시작한 AI 돌봄은 올해 4월 전문 재가요양기관인 아리아케어코리아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국내 노인장기요양 수급자 대상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했다.

또한 지난달 말부터는 서울시 성북구, 동대문구, 동작구 치매안심센터 등에 등록한 약 400여 명의 어르신들에게 AI 돌봄 서비스가 순차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이에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5월부터 서울시 26개 치매안심센터에 AI 돌봄 서비스를 무상 제공해 경도인지장애 단계에 있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서비스에 대한 반응도 긍정적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면서 비대면 돌봄의 필요성이 커지자, 성북구, 동대문구 치매안심센터는 댁내 어르신들에게 AI 돌봄을 정식 제공하는 서비스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은 현재 서울시뿐 아니라 충북 영동군 치매안심센터 등 다양한 관계자와 B2B 판매 채널 확대를 위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22일 부산대병원에서 진행된 체결식에 참석한 (왼쪽부터) 룩시드랩스 채용욱 대표, 부산대병원 이정주 병원장, SKT 여지영 오픈콜라보그룹장의 모습. (출처: SK텔레콤)
지난 10월 22일 부산대병원에서 진행된 체결식에 참석한 (왼쪽부터) 룩시드랩스 채용욱 대표, 부산대병원 이정주 병원장, SKT 여지영 오픈콜라보그룹장의 모습. (출처: SK텔레콤)

한편 SK텔레콤은 지난달 22일 부산대병원, 룩시드랩스와 함께 5G 기반 가상현실(VR) 노인 돌봄 시범 서비스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룩시드랩스는 VR 기기 이용자의 시선과 뇌파 등 생체신호를 AI로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이번 달부터 이들 3사는 부산시 치매안심센터를 이용하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5G와 VR, AI 등 최신 ICT를 접목한 인지장애 조기발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치매안심센터를 방문한 어르신이 전용 VR 헤드셋을 쓰고 퍼즐과 기억력 게임 등을 하면, 기기에 부착된 센서가 수집된 시선 반응 속도나 뇌파 등 생체신호를 분석해 인지 능력을 검사하게 된다. 룩시드랩스가 인지능력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면, 부산대병원은 VR 기반 인지 검사 서비스의 데이터를 실시간 원격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다. SK텔레콤은 부산시 치매안심센터 두 곳과 부산대병원에 5G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해 대용량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돕는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보건소나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도 인지장애 조기발견이 가능해 차후 노령층 삶의 질 향상과 사회적 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담당 의료진은 전문적인 자문과 분석을 시행하여 치매 예방을 위한 인지 능력 강화 훈련 프로그램을 고도화해 나갈 방침이다.

 

SKT-서울대, “AI와 10분 대화로 치매 선별”

지난 2일 SK텔레콤은 비대면으로 치매를 선별할 수 있는 또 다른 형태의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이번에 상용 환경 테스트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프로그램은 서울대 의대와 공동으로 개발한 음성 기반 치매 선별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치매 판정 전문 AI 의사’는 약 10분간의 대화를 통해 치매 여부를 판별한다. AI가 사람의 음성을 듣고 정상인과 차이가 있는 치매 환자의 음성적 특징을 분석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특히 앱 형태로 개발되어 의료진과 환자, 가족의 부담 없이 언제 어디서나 하루에도 몇 번씩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앱이 상용화되면 치매 선별뿐 아니라 치매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는 기술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대 의대 의료진이 치매 선별 프로그램을 활용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SK텔레콤)
서울대 의대 의료진이 치매 선별 프로그램을 활용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SK텔레콤)

SK텔레콤은 서울대와 지난해부터 ‘AI를 활용한 사회적 문제 해결’이라는 공동 목표로 본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일 년여의 개발 기간을 거친 이번 연구는 치매 선별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서울대 의대 연구팀 소속 전문의 및 임상 심리전문가와 함께 이번 달부터 종합병원 및 치매안심센터 등 실사용 환경에서 프로그램 검증에 들어간다.

SK텔레콤 김윤 CTO는 “AI 기술을 의과대학과 공동으로 연구하여 의학 프로그램을 상용 환경에서 검증하게 된 것은 AI 헬스케어 분야의 큰 진전”이라며, “SKT는 앞으로도 취약 계층 지원 등 사회에 기여하는 AI를 개발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또한 문법 조성이나 언어 반복 등 치매 환자의 언어적 특징과 얼굴 인식, 심박 수 및 혈압 등 추가 정보를 활용한 진화한 AI 치매 선별 프로그램도 내년에 선보일 계획이다.

우리나라 이동통신 시장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 아래 통신업계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몰두하고 있다. 초고령화 시대에 진입하며 퇴행성 질환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ICT 기술을 기반으로 한 치매 예방 및 선별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SK텔레콤의 행보는 매우 똑똑해 보인다.

또한, 현대 소비시장은 윤리적 소비를 중요시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을 구매 결정의 중요한 요소로 받아들인다. SK텔레콤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가 경제적 가치를 넘어 막대한 홍보비를 투자하고도 얻기 힘든 깐깐한 소비자의 호감까지 얻어낼 수 있을지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바이오타임즈=정민아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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