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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보약”···수면장애 환자 우울증·파킨슨병 위험 커져
“잠이 보약”···수면장애 환자 우울증·파킨슨병 위험 커져
  • 정민아 기자
  • 승인 2020.11.05 19: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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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과 연관, 불면증 겨울철 증가 주의
노령층 RBD, 파킨슨병 등 퇴행성 질환 유병률↑
RBD 심할수록 우울증·감정표현불능증 악화

[바이오타임즈]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일조 시간이 짧아지게 되면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이 늘어난다. 낮에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들면 밤에 충분히 멜라토닌 분비가 유도되지 않기 때문인데, 얕은 잠을 자게 되고 자꾸 깨거나 심하면 불면증에 시달릴 수도 있다.

특히 자면서 심하게 잠꼬대를 하거나 발길질을 하는 등의 수면장애는 치매나 파킨슨병과 연관성이 있어 이런 증상을 보인다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파킨슨병 환자에게 빈번하게 나타나는 우울증과 감정표현불능증이 렘수면행동장애와도 연관성이 있음을 밝힌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불면증, 우울증 등 정신과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잠은 낮 동안 쌓인 정신적·육체적 피로를 해소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우리가 잠을 자는 시간 동안 매일 5,000억에서 1조 개의 세포가 재생되고 면역증강 물질이 분비된다. 수면장애가 만성적으로 지속되면 활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세포재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병에 걸리기 쉬워진다. 또한 면역기능이 약해져 두통, 우울증, 소화 장애, 심혈관질환, 인지기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향후 심혈관계 질환이나 치매, 파킨슨병 등 퇴행성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가장 흔한 수면장애인 불면증은 다양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대표적인 원인은 스트레스다. 우리 몸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 활성화로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혈압이 상승하는 등 잠들기 어려운 흥분 상태가 된다.

렘수면 행동장애 의심 환자가 수면다원검사를 받고 있다. (출처: 서울아산병원)
렘수면 행동장애 의심 환자가 수면다원검사를 받고 있다. (출처: 서울아산병원)

성인 세 명 중 한 명은 생활에서 생긴 정신적인 긴장이나 걱정, 불안 또는 생활 소음, 잠자리 변화 등으로 불면을 경험한다. 이러한 일시적 불면 증상을 경험한 사람 중 10~15% 정도가 실제 불면증으로 진단받는다. 불면 증상은 3주 이상 이어지면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아 그 전에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전문의들은 증상이 있다고 바로 수면제를 먹는 것보다는 불면의 원인을 빨리 파악하고 생활습관 개선 등으로 정상적인 수면 사이클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특별한 이유 없이 만성적인 불면 증상에 시달리는 사람은 보통 수면을 방해하는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사용하면 불빛이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불면증의 원인이 되며, 밤에 잠을 깊이 자지 못해 부족한 잠을 낮잠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잦아지면 저녁에 잠을 못 자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불면증은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요즘 같은 때에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 기온이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기보다는 추운 날씨로 인한 운동 부족, 짧은 일조시간이 수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밤이 길어진다고 잠자리에 오래 누워 있으면 오히려 잠들기 어렵고 수면의 질도 떨어지게 된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일반적으로 불면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며 낮에 피로감, 무의욕감, 우울감, 수면에 대한 걱정으로 일상생활에 장애를 초래하는 경우 불면증으로 진단한다. 불면증 환자의 약 35%가 우울증 등 정신과 질환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만큼 정신과 질환은 불면증과 관계가 높다.

 

“RBD, 파킨슨병의 강력한 예측 변수”

자기 전에 다리에 이상 감각이 느껴지는 하지불안증후군이나 류머티즘성 관절염 등 질환에 의한 통증도 수면을 방해하는 요소 중 하나다. 특히 비염 환자의 경우 자기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자게 되면서 구강호흡을 하게 돼 수면 호흡 장애와 불면증을 불러올 수도 있다.

수면은 렘수면(REM, rapid eye movement)과 비렘수면(NREM, non-rapid eye movement)으로 나뉘는데, 렘수면은 몸이 깊은 잠에 빠져있어도 뇌 활동은 일어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통증이나 구강호흡 등으로 깨기도 하고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나거나 꿈을 꾸기도 한다.

몸과 뇌가 모두 쉬는 비렘수면에서 신체는 피로를 해소한다. 전체 수면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렘수면은 다시 1단계, 2단계, 3단계 수면으로 구분되는데, 3단계 서파수면에서 가장 깊은 잠을 자게 된다.

RBD 환자의 무병(파킨슨병 또는 치매 없음) 생존율에 대한 Kaplan-Meier 플롯 (출처: Brain: A Journal of Neurology)
RBD 환자의 무병(파킨슨병 또는 치매 없음) 생존율에 대한 Kaplan-Meier 플롯 (출처: Brain: A Journal of Neurology)

수면은 렘수면과 비렘수면이 번갈아 4~6차례 반복되며 이뤄지는데, 나이가 들면 서파수면이 짧아지고 렘수면이 빨리 찾아온다. 잠자는 동안 거친 말을 하거나 고함을 치는 노인성 잠꼬대는 렘수면행동장애(RBD, REM sleep behavior disorder)와 관련되어 있다.

우리 몸은 꿈을 꿀 때 뇌가 활성화되지만, 팔다리 근육은 긴장도가 사라져 축 늘어진 상태가 된다. 하지만 렘수면행동장애가 있으면 뇌간의 운동마비 부위에 문제가 생겨 ‘렘수면 무긴장’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악몽을 꾸면 소리를 지르고 벽을 치거나 발길질을 할 때도 있고 심하면 옆에서 자는 사람을 때리거나 침대에서 뛰어내리는 등의 위험한 행동을 하게 된다.

파킨슨병도 뇌간의 흑질에 존재하는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가 점차 손상되며 나타나기 때문에 렘수면 행동장애를 파킨슨병의 전조 증상으로 보기도 한다. 최근의 연구 결과들은 두 질환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초로 렘수면행동장애에 대한 공식적인 학술 보고를 했던 마크 마호월드(Mark Mahowald) 박사는 렘수면행동장애를 나타내는 건강한 50세 이상의 남성 환자 29명을 16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38%에서 치매나 파킨슨병 등 퇴행성 질환이 발생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마호월드 박사가 이들을 계속해서 13년 가까이 추가로 관찰한 결과 무려 80.8%의 환자가 치매 또는 파킨슨병으로 발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맥길대 연구팀은 렘수면행동장애와 파킨슨병 발병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12년간 렘수면행동장애가 있는 1,280명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참여자의 73.5%에서 파킨슨병이 발병했으며 연구 기간 중 운동 기능에 문제가 발생한 사람은 파킨슨병 또는 루이소체 치매의 발병 위험이 운동 기능이 정상적인 사람에 비해 3배 증가했다. 이들은 인지능력과 후각에도 장애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는 렘수면행동장애가 실제로 파킨슨병의 강력한 예측 변수라는 것을 확인시켜준다”고 말했다.

신경 퇴행성 질환과 관련된 RBD 및 관련 병리학적 경로의 잠재적 메커니즘 (출처: aginganddisease.org)
신경 퇴행성 질환과 관련된 RBD 및 관련 병리학적 경로의 잠재적 메커니즘 (출처: aginganddisease.org)

RBD, 우울증과 감정 표현 불능증 위험 높인다

지난달 26일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이상암·김효재 교수팀은 렘수면행동장애 환자와 일반인의 정신건강 상태를 분석한 결과, 렘수면행동장애가 있으면 파킨슨병 환자에게 빈번하게 발생하는 우울증과 감정표현불능증 유병률이 정상 집단보다 각 1.5배, 1.6배 높다고 밝혔다.

이 교수팀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뇌파, 안구 운동 등 종합적인 수면 상태를 분석하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렘수면행동장애를 진단받은 환자 8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 집단과 일반인 74명으로 이뤄진 정상 집단은 우울증과 감정표현불능증 검사를 받았다.

우울증과 감정표현불능증은 각각 자가 설문 형식의 ‘벡 우울척도 검사(BDI, Beck Depression Inventory)’와 ‘토론토 감정표현상실 규모 검사(TAS-20, 20-item Toronto Alexithymia Scale)’로 진단했다.

검사 결과, 렘수면행동장애 집단 중 경도 우울증 이상으로 진단된 비율이 50%(43명)로 정상 집단 34%(25명)보다 약 1.47배 높았다. 이 집단에서 감정 표현 불능증 의심으로 진단된 비율은 31%(27명)로 정상 집단 19%(14명)보다 약 1.63배 높았다. 특히 렘수면행동장애의 증상이 심한 환자일수록 우울증과 감정표현불능증도 심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상암 교수는 “렘수면행동장애는 파킨슨병, 치매 등 신경 퇴행성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김효재 교수는 “잠을 자다 자신의 움직임이나 고함에 놀라 깬 적이 있거나, 주변 사람에게 잠꼬대와 움직임이 심하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정민아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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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우 2022-09-07 16:14:45
파킨스병정말과학이발달하면의학이발달할면90%호전불구자가아니라지팡이짚고그리고완전그리고정말그끌고가는마대같은거안되고정말의학이발달하면90%호전완전히잠을못자도걸리는병무서운병은절대아니고정말잠잘자고충분히극복가능한이겨낼수있는병약이다있으니깐화이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