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7:47 (금)
GM과 유전자 가위 작물, 생명공학 분야에서 핵심 산업으로 주목
GM과 유전자 가위 작물, 생명공학 분야에서 핵심 산업으로 주목
  • 나지영 기자
  • 승인 2020.10.21 15: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GMO, 전체 유전자에 1~3개 유전자 추가
APHIS, 2020년 3월 기준 총 128건의 GM 작물 승인
유전자 가위 기술, 시간과 비용이 보다 효율적이고 소비자 인식도 좋아

[바이오타임즈] 유전자 조작 농산물(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이하 GMO)는 ‘유전자 변형 생명체’라는 뜻으로 유전자 전체를 조작해 변형시키는 게 아니다. 전체 유전자가 3만~10만 개가 있다면 그중에서 고작 하나에서 세 개의 유전자를 추가하는 것이다.

품종개량기술은 1만 년이 넘는 역사가 있다. 하지만 GMO는 1970년대에 시작된 비교적 최신 기술이다. 이 기술은 인간의 유전정보(이하 DNA)에서 전체를 건드리지 않고 일정한 염기 서열을 인식해 그 부분만 자르는 기능이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전 세계의 연구진들이 여러 가지 제한 효소를 찾아냈고, 원하는 부위의 유전자만 잘라 다른 부위에 갖다 붙이는 게 가능해졌다. 그러면서 유전자 기술의 산업화가 시작된 것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의 GMO 재배면적, 포화 상태 이르러

GMO에 대한 미국의 규제 정책은 ‘생명공학기술 규제를 위한 협력체계(Coordinated Framework for Regulation of Biotechnology)’를 기본 바탕으로 한다. 식약처(FDA), 농무부(USDA), 환경청(EPA)이 서로 협력하며 GM 작물의 안전성과 효과를 보장하고 관리 감독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GM(Genetically Modified) 작물을 상업적으로 재배하려면 먼저 농무부 동식물 검역원(USDA APIS)에서 비규제청원(Petition for Deregulation)을 신청하고 승인받아야 한다. 이 청원은 해당 GM 작물이 더는 규제가 필요하지 않다는 걸 인증받는 과정이다. 다만, 식물 보호법에 따라 GMO와 관련된 생물체가 식물 해충(Plant Pest)에서 유래된 경우는 규제 대상이다.

1992년, 미국의 생명공학 연구개발 회사인 칼젠(Calgene)의 무름 방지 토마토가 승인된 이후 2020년 3월 기준 미국 동식물 건강 검역소(Animal and Plant Health Inspection Service, 이하 APHIS)는 총 128건의 GM 작물을 승인했다. 구체적으로는 옥수수 28건, 콩 21건, 면화 18건, 카놀라 12건, 토마토 11건, 알팔파 2건 등이 있다.

GM 작물에 대한 미국의 연도별 승인 건수와 재배면적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신규 GM 작물 승인 건수는 1990년도와 2010년도에 가장 많았으며, 1996년부터 2000년까지 약 4년에 걸쳐 33건의 GM 작물이 승인되었다. 이 기간에 재배면적은 150만 ha에서 3,300만 ha로 20배가량 증가했다.

또한, 2010년부터 2016년에 다시 한번 신규 GM 작물이 45건이나 승인되었고, 여전히 GM 작물은 강세이다. 현재 상용화된 GM 작물은 다양한 제초제와 해충에 저항성을 갖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기간 재배면적 역시 증가했는데, 초기만큼의 폭발적인 증가는 아니지만 10% 정도 증가하는 데 기여했으며, 2016년 기준 미국의 GM 작물 재배면적은 포화 상태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연도별 미국의 GM 작물 승인 건수 및 재배면적 현황(출처: USDA APHIS)
연도별 미국의 GM 작물 승인 건수 및 재배면적 현황(출처: USDA APHIS)

유전자 가위 작물 GM 작물 재배 승인 건수 넘어

최근 산업계와 연구계가 생명공학기술인 유전자 가위에 주목하고 있다. 2018년 3월, APHIS는 유전자 가위를 활용해 개발된 작물이 식물 해충이 아니거나 식물 해충을 이용해 개발된 게 아니라면 규제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밝혀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유전자 가위를 활용해 개발된 작물은 APHIS 내의 ‘Am I Regulated?(AIR)’ 절차를 통해 규제 대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었다면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GM 작물보다 연구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효율적이고, 소비자의 인식도 비교적 좋아 상업화에 대한 부담이 적다.

미국의 주요 기업들은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해 작물의 형질을 개선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업계는 미국의 생명공학 정책에 따라 연구개발 및 규제 부담이 비교적 적은 유전자 가위 작물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여러 기관에서 옥수수, 밀, 대두, 카놀라, 카멜리나, 토마토, 나팔꽃, 오이 등 다양한 작물들의 기능성 증진 및 생산성 증진을 위해 작물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한편, 2016년부터는 유전자 가위 작물의 승인 및 확인 건수가 GM 작물 재배 승인 건수를 넘어섰다. 유전자 가위 기술 기술로 개발된 버섯이 2016년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확인을 받은 후에 같은 기술로 개발된 작물의 확인 건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농업생명공학 회사인 칼릭스트(Calyxt)는 탈렌(TALEN) 기술로 올레산 함량을 높인 대두를 생산해 식용유로 제작하고 상업화하는 데 성공했다. 2019년, 이 대두는 유전자 가위 작물 중 최초로 FDA의 승인을 받았다.
 

미국의 GM과 유전자 가위 승인 및 확인 건수(2020년 3월)(출처: USDA APHIS)
미국의 GM과 유전자 가위 승인 및 확인 건수(2020년 3월)(출처: USDA APHIS)

현재 전 세계가 인구 증가와 기후변화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식량문제를 겪고 있으며, 앞으로도 인류가 극복해 나가야 할 난제로 자리 잡았다. 미국의 규제 현황을 살펴보면 여전히 농업 생산성과 관련된 형질은 주요한 특성이며, 최근에는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특성과 재생 원료를 이용하는 등 고성능 형질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유전자 가위 작물의 비규제 대상 제외 건수가 GM 작물 재배 승인 건수보다 많아진 것으로 볼 때, 식물 육종의 GM 작물이 활용되고 있지만, 유전자 가위 기술은 여러 장점이 있어 활용 범위가 점점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유전자 가위에 대한 미국 정부의 규제 입장을 살펴보면 정부의 확실한 태도가 생명과학기술의 발전과 바이오산업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도 유전자 가위를 활용한 작물을 개발해 과학계, 산업계 모두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적절한 규제 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시점이다.

유전자 가위 기술과 GMO 식품은 한동안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대중들이 알고 소비할 수 있도록 ‘완전표시제도’ 안에서 상용화되는 미래를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바이오타임즈=나지영 기자] jyna19@biotime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